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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9·23 성매매 특별법 ‘폭격’ 이후

국가 ‘性관리’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여자 장사’ 뿌리 뽑으려면, 성착취·성매매부터 구분해야

  • 글: 박숙자 전 국회 여성위원회 전문위원 parksj16@hanmail.net

국가 ‘性관리’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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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매매를 한 자는 처벌하지만 폭력이나 협박에 의해 성매매를 강요당한 자, 청소년, 마약에 중독되어 성매매를 한 자, 인신매매를 당한 자는 성매매 피해자로 규정하여 처벌하지 않으며, 성매매 피해자를 긴급구조할 때 성매매피해상담소장이 관할 경찰서장에게 경찰관의 동행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지원시설을 설치·운영하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입소 또는 보호할 수 없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성매매 알선 등의 범죄를 수사기관에 신고한 자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사회구성원 전체가 성매매 업주를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놓았다.

정부는 성매매를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법대로만 집행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그동안 성매매에 종사하는 피해여성이 신고를 기피한 가장 큰 이유는 업주에게 빚진 선불금을 갚지 못할 경우 사기죄로 고소당할 수 있으며, 성매매 행위의 당사자인 성매매 여성도 처벌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성매매 피해여성이 적극적으로 신고만 한다면 자신도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매매 업주가 처벌받음으로써 성매매업 자체를 못하도록 법적인 장치가 마련 된 것이다.

그런데 9월23일 법 시행 이후 성매매의 삼각고리인 성판매자, 성구매자, 성매매 알선자가 모두 나서서 각기 나름대로 항의를 하고 있다. 이들의 항변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성매매 유입 경로는 티켓다방·룸살롱

먼저 성매매 여성의 항의부터 보자.

성매매 특별법에 의거해 빚도 무효화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까지 지원하면서 보호해주려는 대상인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오히려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법 집행에 항의하고 있다. 일부 여성은 차라리 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해달라고 주장한다. 물론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항의성 시위는 업주들의 강요에 의한 비자발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성매매를 그만두면 누가 자신의 가족을 먹여 살릴 것이며 기술을 배워 전업할 때까지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는 항변은 이들이 새 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미묘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우리나라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의 생활과 경험을 연구한 결과(2002년 12월 여성부의 ‘성매매 실태 및 경제규모에 관한 전국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성매매로 유입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가출 후 숙식을 해결하려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티켓다방으로부터 출발하는 경로다. 다른 하나는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단란주점과 룸살롱으로부터 출발하는 경로다. 즉 일정한 학력이나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숙식을 해결하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또는 당장 목돈이 필요한데 금융기관의 문턱은 너무나 높고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성매매로 빠져든다는 걸 알면서도 선불금을 받고 발을 들여놓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의 성판매는 거의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다.

그동안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위험을 감수하면서 헌신적으로 구조활동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대다수 성매매 여성이 탈(脫)성매매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선불금 등 ‘빚’이라는 구조적 장애, 폭력과 위협의 일상화에서 오는 무기력과 자포자기와 같은 심리적 장애에서 찾아야 한다.

윤방법에서도 성매매 여성의 빚은 불법채권으로 규정, 무효화했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선불금을 갚을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만을 중시함으로써 이를 불법적인 고용조건과 ‘착취’의 문제로 다루지 않고 단순히 개인적 계약의 문제로만 보아왔기 때문에 사문화된 조항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성매매 여성의 탈성매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빚이라는 구조적 장애를 제거해주고 동시에 이들이 다른 일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새로 제정된 성매매 특별법도 불법원인에 의한 채권에 대해 완전 무효화했는데, 이 조항이 실효를 거두려면 수사기관의 철저한 법 적용이 필수적이다.

보다 실제적인 도움을 위해서는 성매매 여성이 다른 일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여성부는 올해 복권기금에서 39억원을 투입해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구조에서 자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성매매 피해자 구조·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성매매 종사 여성들은 경제적 자립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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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숙자 전 국회 여성위원회 전문위원 parksj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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