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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방송 융합, ‘부정 출발’ 눈총

신문사는 뉴미디어 진출 원천봉쇄, 방송·인터넷 언론엔 ‘빅브라더’ 길 열어

  • 글: 박창신 디지털타임스 기자, 한국외국어대 박사과정(신문방송학) parkchangshin@hanmail.net

통신·방송 융합, ‘부정 출발’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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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에는 연간 매출액 50조원을 헤아리는 통신시장의 거대 사업자가 통신시장 규모의 10분의 1에 불과한 방송시장을 공략하는 데 대해 거부감이 존재한다. 휴대전화 사업자가 이동방송 시장을 선점하고 나면 통·방융합시장의 헤게모니가 통신사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역동적 신규투자를 두고 방송 진영에선 “산업자본이 공공의 재산인 방송시장을 침탈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이동휴대방송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일군의 통신·방송 사업자들과 또 다른 통신·방송 사업자들이 드러내지 않았을 뿐,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동전선을 펴면서 격돌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필자는 이 견해에 동의한다. 지방방송을 보호해야 한다는 로컬리즘적 접근이나 통신·방송간 대결이라는 식의 접근은 통·방융합의 시대적 흐름에 걸맞지 않은 좁은 견해다.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면서 특정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논리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사실 SK텔레콤의 위성DMB 진출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사업자는 방송사가 아니다.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자인 KTF와 LG텔레콤이다. 휴대전화로 구현될 위성DMB 서비스 확산은 결국 현재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을 굳힐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 KTF와 LG텔레콤은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가입자마저 SK텔레콤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KBS, KTF·LGT에 손 내미는 이유



DMB는 그 자체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월평균 수신료 수익(ARPU)을 높이면서 모바일 통신·방송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존의 휴대전화 번호는 유지하면서 서비스회사만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는 현재 이동통신 2, 3위 그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성DMB가 개시되면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위성DMB는 이동통신 시장 분할구도를 새롭게 재편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것이다.

위성DMB 사업자에게 자사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방송위의 위성DMB 재송신 불허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KBS는 KTF 및 LG텔레콤과 지상파DMB의 상호 협력사업을 긴밀하게 협의해왔다. 이는 KBS의 DMB팀이 이런저런 자리에서 공공연하게 얘기한 사실이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위성DMB사업을 견제하면서 지상파DMB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KBS는 수도권 지하철 구내, 대형건물 내부 등 지상파DMB 음영(陰影)지역을 해소할 지상 중계망의 구축방안을 SK텔레콤의 경쟁사업자들과 매우 구체적인 수준에서 협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성DMB의 지상파 재송신 불가(不可)를 둘러싼 이슈는 본질적으로 통신 대 방송, 거대 통신사업자 대 방송노조의 대립구도가 아니라, 위성DMB와 지상파DMB의 시장 선점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그리고 KBS를 중심으로 한 지상파DMB 진영이 위성DMB를 견제하는 것은 특정 통신재벌(SK텔레콤)의 방송시장 진출을 막는 효과도 있지만, 또 다른 통신재벌을 편드는 부차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하겠다.

이 대목에서 모호해 보이는 것이 MBC와 SBS의 입장이다. 양사는 TU미디어에 각각 지분 5%씩(약 64억원)을 투자한 위성DMB의 주요 주주인데, TU미디어를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않았다. MBC 노조가 통신에 의한 방송융합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SK텔레콤에 적대적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했으나 MBC 경영진은 이렇다 할 의견을 내지 않았다. KBS가 위성DMB의 지상파 재송신을 반대한 것은 지상파 방송에서의 확고한 주도권을 지상파DMB를 통해 확산시키고, 이를 이동휴대방송의 플랫폼 시장까지 연장하겠다는 계산이 작용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다. KBS는 이미 1TV와 2TV를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June)’을 통해 실시간 재송신하고 있고, 이는 MBC와 SBS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KTF의 ‘핌(Fimm)’에서는 MBC와 SBS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방송위원회는 2003년 2월 발표한 ‘DMC, 데이터방송 및 DMB 등 디지털방송에 관한 종합계획’에서 DMB를 “CD 수준의 음질과 데이터 또는 영상서비스가 가능한 신규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이어 DMB를 전송수단(지상파/위성)에 따라 지상파DMB와 위성DMB로 구분했다.

정부, 방송사 일방적 옹호

DMB의 매체속성을 ‘신규 서비스’라고 규정한 점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DMB가 새로운 방송서비스라면, KBS·MBC·SBS 등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업자와 새롭게 지상파 방송사업에 참여하려는 신규 사업자가 공평한 입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치도록 하는 게 이치에 맞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파DMB에 대한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입장은 최근 들어 모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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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창신 디지털타임스 기자, 한국외국어대 박사과정(신문방송학) parkchangsh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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