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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분석

美 이라크 침공은 ‘실패한 전쟁’

정보망·판단력·재건계획 不在, 성급한 이라크군 해산으로 자승자박

  • 글: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美 이라크 침공은 ‘실패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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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벌이는 공습도 문제다. 한 예로 지난 9월초 미 해병대원 7명이 차량폭탄으로 숨지자 미군은 바로 다음날 대규모 공습을 벌여 이라크인 100명 가량이 죽었다. 미군 당국은 “무장세력을 다수 사살했다”고 발표했지만, 팔루자 현지주민들은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이라고 분개한다.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미군의 팔루자 공습도 큰 논란거리다. 유엔 이라크 특사 라크다르 브라히미도 미군의 팔루자 공습을 팔루자 주민들에 대한 ‘집단 징벌(collective punishment)’이라고 비난했다. 팔루자 공격의 주역인 미군 3성 장성조차 미군의 팔루자 강공책엔 비판적이다. 지난 3월부터 미 제1해병원정사단장으로 이라크 서부지역을 맡아오다 최근 물러난 제임스 콘웨이 중장도 “미군의 이라크 강공책은 이라크 민심을 미국으로부터 더욱 멀어지도록 만들 뿐”이라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콘웨이 중장은 미 제1해병원정사단장으로 부임하자마자 팔루자에서 미 경호업체 직원 4명이 무참하게 학살당한 사건이 벌어지자 “지금 우리가 공격해 들어가면 수니파 이라크인들로부터 보복성 공격이라는 비난을 받을 테니, 먼저 민심을 수습하자”며 “미 해병대의 팔루자 공격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중부군사령부의 이라크 현지 지휘관인 리카르도 산체스 중장은 팔루자 공격을 명령했다(이라크 주둔 미군장성들 사이에선 부시 대통령이 직접 공격명령을 내렸다는 얘기가 나돈다).

사마라 공습은 ‘집단 징벌’

미군은 10월 들어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2005년 1월 총선을 원만하게 치르는 데 걸림돌이 될 지역들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그 첫 목표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사마라다. 나흘에 걸친 공습과 군사작전에서 민간인을 포함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뒤 미군 지휘부는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사마라 공습은 미군이 주장하듯 ‘정밀타격(precision strkies)’이 아니었고,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 이라크 친미 임시정권의 가지 야와르 대통령마저 이례적으로 미군 공습을 사마라 주민들에 대한 ‘집단 징벌’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미 군사전문가들도 팔루자와 사마라에 대한 미군 공습을 비판하면서, 베트남전 당시 농촌지역에서 이들은 벌인 미군 작전의 실패를 상기시켰다. 미군의 강공책으로 상황은 일시적 안정을 찾은 듯 보이지만, 수니파 민간인들의 높은 사상률(死傷率)과 미군의 무차별 가옥 파괴는 2005년 1월 선거에 대한 보이콧으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본다. 군사적 강공책이 치안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0월초 발표된 이라크의 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런 우려가 현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라크 리서치 전략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선거 때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7월 같은 조사에서 92%의 응답자가 투표하겠다고 말한 것과 비교해 24% 떨어진 것이다.

“터널 끝이 안 보인다”

아흐메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 의장을 비롯, 미 국방부에 선을 댄 이라크 망명자들은 “미군이 이라크 국경을 넘기만 하면 이라크 국민들이 장미꽃을 들고 환영할 것”이라며 이라크 평화는 쉽게 찾아들 것이라 주장했다.

슈퍼 파워 군사대국인 미국의 힘을 신봉하는 부시행정부 안의 네오콘 강경파들도 전쟁을 쉽게 여겼다. 바그다드가 침공 3주 만에 함락되자, 그런 믿음은 현실로 나타나는 듯했다. 미국이 처음 이라크 행정책임자로 내세웠던 제이 가너 장군(예비역)이나 한 달 후 그의 뒤를 이은 외교관 출신의 폴 브레머 3세는 이라크 다수 민중들이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바그다드로 부임해왔다.

워싱턴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미 전략국제문제센터(CSIS)의 ‘전후(戰後)재건 프로젝트팀’ 부소장인 프레드릭 바톤이 지난 9월말 미 외교협회에 증언한 한 자료에 따르면, 부시행정부는 이라크 침공 뒤 일어날 혼란에 대해 아무런 대비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바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인 2003년 1월 ‘현명한 평화, 전후 이라크 재건을 위한 행동전략’이라는 이름의 27쪽짜리 보고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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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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