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침대 다리 부러지는 2월, 그러나 당뇨 환자라면…

  • 김경동연합한의원장 한의학 박사 www.xclinic.co.kr

    입력2005-01-26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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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 다리 부러지는 2월, 그러나 당뇨 환자라면…
    과장과 대리 두 회사원이 출장을 갔다. 다음날 새벽부터 일을 해야 하는 까닭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자고 있던 과장이 갑자기 대리를 깨웠다.

    “김 대리, 빨리 일어나. 날이 밝았어.”

    “과장님, 날이 밝으려면 아직 멀었는데요.”

    “내가 날이 밝았다면 밝은 거야. 내 몸에 뭔가 느껴지는 게 있어. 새벽만 되면 거시기가 빳빳해지거든.”

    그러자 김 대리가 웃으며 대꾸했다.



    “과장님, 그래서 날이 밝는다면 전 어제 초저녁부터 날이 밝아서 지금은 대낮이겠네요.”

    어느덧 2월이 가까워온다. 서울대병원에서 낸 분만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신생아 출산율이 가장 높은 달이 11월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11월에 금줄이 대문 앞에 많이 걸렸다고 했다. 11월에 출산한다는 말은 곧 2월에 임신을 했다는 뜻이고, 임신을 했다는 것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미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은 2월에 부부관계를 가장 많이 갖는다는 얘기니 2월을 ‘부부합방의 달’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왜 2월에 가장 많이 일을 치를까. 운기생리학에 따르면 2월엔 겨우내 저축된 기운이 봄을 앞두고 최고조에 이른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양기가 가장 충만한 때가 늦겨울인 2월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인체에도 영향을 미쳐 성욕이 왕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2월엔 침대 다리가 부러진다’는 말도 나왔다.

    나이가 들면 남녀 모두 성기능이 감퇴하게 마련이지만 당뇨병이 있는 경우엔 더욱 심하다. 당뇨병 환자에겐 당뇨 외에 비뇨생식기 계통의 질병이 쉽게 동반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음부 가려움증과 애액 부족, 질 건조증, 불감증 등이 오기 쉽고 간혹 이상성욕항진 등의 장애도 온다.

    남성은 발기부전은 물론 임신능력과 성욕도 감퇴하고, 고환과 전립선이 위축되며, 음모가 빠지는 등 성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성교시 오르가슴 직후에 소변을 보면 소변 속에 정자가 섞여 나오는 소위 가성 역류성 사정(假性逆流性射精)을 보이거나 가끔씩 무정액(無精液)이 나타나는 등 정액량에 이상이 와서 임신시킬 능력이 감퇴해 남성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는 당뇨병을 소갈증(消渴症)이라고 했다. 소갈증은 증상 및 발전 여부, 혹은 내부 장기의 기능 이상에 따라 상소(上消), 중소(中消), 하소(下消)로 구분된다. 이중 하소는 신(腎)과 관련되어 비뇨기와 생식기에 장애를 초래한다.

    신에는 내신(內腎)과 외신(外腎)이 있는데, 내신은 신장, 방광 등 비뇨기 계통을 가리키고 외신은 음경, 전립선, 고환 등 생식기 계통을 가리킨다. 당뇨병에 걸리면 내신과 외신 모두에 지장을 주어 소변이 뿌옇고 자주 마렵거나 음경이 위축되거나 발기부전이 되며, 조루, 유정(遺精), 강중증(强中症) 등 장애가 온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경우에만 성기능 장애가 오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을 앓기 시작해 1년 이내인 경우에도 환자의 70% 정도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성기능 장애가 일어날 확률이 5배나 높다. 장기간 당뇨를 치료할수록 사정량이 감소하고 발기부전이 된다.

    허준 선생은 이럴 때는 음주와 달거나 짠 음식을 금하고 성생활도 절제해야 하며, 신정(腎精)을 보강하는 육미지황탕에 저실자, 금앵자 등의 약물을 자주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발기부전은 음경이 성생활을 할 정도로 충분히 발기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40대 이후의 남성이 주로 경험한다. 음경 발기는 음경 평활근의 이완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실험 결과 음경 평활근에 영향을 미치는 ‘NO(산화질소)’를 저실자와 금앵자가 활성화시켜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에 ‘NO’를 정상수준으로 회복시켜주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저실자와 금앵자는 발기가 안 되는 음위증을 낫게 하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양기를 돕고 허약함과 피로감을 보강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준다. 또 신장을 보강하고 간을 도와주는 효능이 있어 조루, 유정, 발기부전, 야뇨증뿐만 아니라 여자들의 자궁출혈과 냉대하증에도 활용된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보니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저금통과 섹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넣을 때의 기쁨, 둘째는 흔들 때의 즐거움, 셋째는 꺼낼 때의 아쉬움이다.

    한국인 부부의 평균 섹스시간은 3∼5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더욱 짧을 것이다. 저실자와 금앵자를 먹는다면 그 아쉬움은 덜해질 법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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