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탈북 한의사가 들려주는 북한의 고혈압 한방치료

두충·상백피, 혈압 내리고 어혈 푸는 데 으뜸

  • 석영환 한의사, 백년한의원 원장

    입력2005-01-26 1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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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 한의사가 들려주는 북한의 고혈압 한방치료
    최근영양섭취 과다 및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에서 비롯되는 혈관질환이 ‘청년화’ ‘저령화’ 추세를 보여 사회적으로 큰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혈압은 노인에게만 생기는 병이 아니며, 이 병에 걸리는 환자들의 나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제는 젊은이들도 고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염원은 혈관이 얼마나 빨리 경화되는지 여부와 밀접히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과 신장(콩팥) 장애 등 다른 장기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2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한의학적 증상으로는 신음부족, 충임맥허손, 간기울결, 비위손상 등에 따른 두통, 어지럼증, 이명, 안면홍조, 구고, 변비, 불안, 설홍, 현수맥 등이 나타난다.

    고혈압은 뇌출혈, 심장 쇠약, 신장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화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년이 되면 혈압이 오르는 데 대해 많은 걱정을 한다. 그러나 고혈압은 관련지식을 알아두면 그렇게 무서운 병이 아니며, 혈압이 높다고 해서 항상 뇌출혈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혈압은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한다. 근심 걱정이 많거나 화를 낼 때, 놀랄 때, 감기에 걸리거나 밤을 지새울 때, 변비가 생겼을 때도 혈압이 오른다. 건강검진 때 한번 혈압이 높았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설사 고혈압이라 해도 예방대책을 잘 세우고 관리를 잘하면 위험하지 않으며 수명에도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혈압약에는 일반적으로 이뇨작용이 강한 성분이 들어 있어 복용하는 환자들이 한결같이 피로와 무력감을 호소한다. 또 대부분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방치료에 관심을 보이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한방에서는 혈압을 내리고 어혈을 풀어주며 피를 맑게 해주는 두충, 상백피 등의 약제들이 단방약(單方藥)으로 쓰인다.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하는 한방환은 누에를 원료로 한 백강장과 몇 가지 순수 한약재로 만든 알약으로 두통과 현기증, 뒷목 아픔과 불안한 증세를 겸한 고혈압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인다.

    고혈압 환자의 10가지 유의점

    고혈압 환자가 유의할 점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고혈압을 초기에 알아내 제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 40세 이상에서 고혈압 발생률이 높다.

    40세에 접어들면 매월 2, 3번 혈압을 재보아야 한다. 어지러움, 머리 아픔, 귀울음,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가슴 답답한 증상과 물건을 가려보기 힘들고 목이 뻣뻣해지며 소변량이 줄고 몸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혈압을 재보아야 한다.

    혈압은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다음 재야 한다. 운동이나 기분상태에 따라 혈압이 쉽게 변하므로 아침과 저녁 9시쯤에 재보는 것이 좋다. 너무 추워도 혈압이 오를 수 있으므로 실온 15℃ 이하인 곳에서는 재지 말아야 한다. 또한 혈압을 잴 때 걷어올린 소매가 핏줄을 압박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둘째, 혈압이 낮아졌다고 해서 약을 끊거나 복용 용량 및 횟수를 줄여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셋째, 식생활 섭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혈압 치료에 식사요법은 매우 중요하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뇌출혈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기름기가 적은 고기, 물고기, 알류, 콩류, 특히 우유제품을 정상적으로 먹어야 한다.

    예로부터 참나무버섯, 김, 다시마, 미역, 오이, 홍당무, 무, 시금치, 들깨, 호두, 메밀, 토마토, 귤 등이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좋다고 알려져왔다. 일반적으로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는 칼륨이 많이 든 신선한 채소나 과일이 고혈압 예방 및 변비를 막는 데도 아주 좋다. 이런 식재료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되 동물성 지방은 되도록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소금은 가능한 한 피한다. 소금은 몸 안에서 물을 끌어당겨 오래 잡아두므로 짜게 먹으면 수분이 몸 안에 머물게 되어 혈관벽에 큰 압력이 걸린다. 또 체내 혈압을 높이는 물질들이 소금에 민감하기 때문에 짜게 먹으면 그것들이 많이 분비되어 혈압이 높아진다.

    다섯째, 피로하지 않게 노동과 휴식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지나치게 머리를 많이 쓰면 혈압이 높아진다. 합리적으로 휴식을 취하되, 휴식할 때는 모든 것을 다 잊고 푹 쉬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여섯째, 술은 적당히 마신다. 그러면 목욕탕에 들어가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핏줄이 확장되어 혈압이 내려가고 긴장했던 기분과 피로도 풀린다.

    일곱째,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혈압이 높다고 해서 목욕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39℃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목욕하면 혈압이 낮아진다.

    여덟째, 충분히 자야 한다. 잠은 혈압을 낮추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피로를 푸는 가장 좋은 휴식이다. 혈압이 높은 사람일수록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아홉째, 담배를 끊어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우면 말초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진다. 나이 든 사람은 갑자기 변화하는 날씨에 잘 적응하지 못하므로 시간당 1℃ 이상 온도가 오르내릴 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라 해도 자기 혈압의 특성을 잘 알고 그에 맞게 건강관리를 하면 오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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