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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北核비상

부시 행정부 내 파워게임으로 본 북핵

라이스와 럼스펠드의 ‘다른 뉘앙스’, 계속되는 강경파의 백악관 압박

  • 안병진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정치학 byongjinahn@yahoo.co.kr

부시 행정부 내 파워게임으로 본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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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두 가지 전략에 올인하고 있는 백악관은 이미 난해한 방정식으로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화성과 같은 북한’이라는 존재는 일단 미루고 싶은 성가신 일거리일 수밖에 없다. 공포와 오인(誤認)이 혼합된 북한의 강경한 펀치에 백악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카운터펀치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동아’ 2005년 1월호 기사를 통해 김윤재 박사는 미국 정부내 한반도 정책을 움직이는 주요직책을 심층적으로 해부한 바 있다. 이후 극단적 강경파인 존 볼턴 차관이 국무부를 떠나고 온건파인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가 제임스 켈리 아태담당 차관보 후임에 내정되었다는 점은 현재의 위기국면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반면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월14일자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적한 것처럼 몇 가지 부정적인 징후도 있다. 먼저 국가안보담당 부보좌관으로 임명된 잭 크라우치는 1995년 ‘비교전략’ 1월호에서 북한 공습론을 강하게 주장하는가 하면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것을 역설한 강경한 매파다. 또한 한국계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호감을 얻은 바 있는 빅터 차 아시아 담당국장의 경우 2002년 ‘포린 어페어스’에 발표한 글에서 해상봉쇄전략을 사실상 북한의 도발을 야기하는 함정전략으로 이해할 만큼 음모적인 시각을 나타낸 바 있다.

더욱이 매파로 가득찬 국가안보회의를 이끄는 인물이 네오콘 세력에 가담해온 스티븐 해들리라는 점에서, 이들은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이 이끄는 국방부 및 딕 체니 부통령과 함께 국무부 라인이 온건화하는 것을 견제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해리슨의 예상대로 볼턴의 후임으로 국가안보회의 확산방지국장을 역임한 바 있는 로버트 조지프가 임명된다면,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를 창시하고 차세대 핵무기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그의 창조적이고 노회한 스타일로 미루어 국무부를 압박하는 힘은 더욱더 가중될 것이다. 그는 북한 핵 관련 상황을 궁극적으로 쿠바식 봉쇄정책으로 연결시키며 대북정책의 헤게모니를 쥐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무부 라인은 온건하다’는 전제에도 유보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국무부 수장인 라이스 장관의 문제다. 먼저 그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우선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유럽 지향적이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인준청문회에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한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정치적으로 둔감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과거 민주당 클린턴 대통령의 일괄타결식 제네바합의에 매우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녀는 과거 헨리 키신저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 같은 강한 소신형이라기보다는 부시의 지향을 그대로 따르는 추종형이고 강경한 다른 부서들과 타협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6자회담을 사실상 무산시켜 강경책의 길목으로 활용하려던 네오콘과의 파워게임에서 극단적 강경파인 볼턴 대신 켈리를 6자회담 대표로 관철시킨 파월과 달리, 그녀는 네오콘이나 이들을 후원하는 럼스펠드 및 체니와의 파워게임에서 일관되게 유연한 자세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조지프 바이든 의원은 그녀에게 럼스펠드와 체니의 충고에 귀기울이지 말 것을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신기술’

북한의 핵 선언 이후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라이스와 럼스펠드가 다소 뉘앙스가 다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2월11일 라이스는 한 프랑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한편 “미국은 여전히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럼스펠드는 2월10일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사일 기술을 퍼뜨려온 북한의 전력과 북한정권의 독재적 특성을 고려할 때 걱정스럽다”고 발언했다.

라이스는 앞서 밝혔듯 현재 부시 대통령이 갖고 있는 두 가지 전략구도를 허물어뜨리지 않기 위해 애써 이슈를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자극을 무시하며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하려는 자세다. 반면 럼스펠드의 발언은 2004년 4월 ‘뉴욕타임스’에 유출된 비밀메모에서처럼 그가 여전히 북한 정권교체론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아직 이들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국면은 아니다. 그러나 강경파 세력이 정부 안팎에서 백악관을 압박해나가는 징조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공화당에 영향력이 큰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은 2월13일 ABC 방송에 출연해 “6자회담 틀의 유용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하면서도 “UN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심지어는 “그 대가를 치를 용의가 있다면 북폭(北爆)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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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진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정치학 byongjinahn@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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