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43년 경북 경산 출생<br>●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 졸업, 동 대학 석사(행정학)<br>●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 합격<br>● 경북 영양·금릉군수, 경남 창원시장,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내무부 기획관리실장, 대구직할시장, 총무처 장관, 내무부 장관<br>● 2002년∼ 대구광역시장
대구사람들은 유달리 자존심을 내세우는지라 외지인들은 그 양상을 좀처럼 체감하기 힘들겠지만, 어쨌든 이러한 변화들은 대구로선 분명 위기상황이다. 이런 달갑잖은 위기와 맞닥뜨린 지역의 수장(首長), 조해녕(曺海寧·62) 대구시장의 심중은 어떠할까. 그에게서 드러내기 껄끄러운 대구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GRDP 꼴찌에 ‘대구 탈출’ 가속화
-대구가 신(新)낙후지역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와 현 경제상황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전년도에 비해 생산·수출이 증가하는 등 경제지표는 다소 호전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위축과 실업문제로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사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지난해 11∼12월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서민 생활실태를 조사해본 결과, 도·소매업 매출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어요. 단적인 예로 법인택시 운전기사의 월급여가 5% 감소했고, 지역 사업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음식·숙박·목욕업, 이·미용업 등 경기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서비스업종의 매출이 30%나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상수도요금, 건강보험료 같은 공공요금을 체납하는 저소득계층의 증가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에요. 현재 대구시는 ‘서민생활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중입니다.”
-13년 만에 처음으로 주민등록 인구도 감소했는데요.
“2004년 말 기준 대구의 총인구는 253만9738명으로 2003년 말보다 5073명이 감소했지만, 세대수는 85만3142세대로 7900세대가 증가했습니다. 최근 출산율 저하에 따른 0∼9세 아동인구의 감소 추세, 학업 및 취업의 어려움으로 인한 20∼30대 청장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주된 원인이죠.”
대구는 1990년대 들어 전통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지연, 선도산업 부재, 첨단산업의 취약 등으로 인해 지역경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렇다면 섬유산업의 사정은 어떨까.
대구는 섬유제조업체 수가 전국(1만8324개)의 12.4%(2269개)에 불과하지만, 종업원 수는 13.0%(전국 31만9516명 중 4만1514명), 생산액은 10.9%(34조4470억원 중 3조8520억원), 수출액은 8.2%(152억5300만달러 중 12억4800만달러)를 점하는 섬유생산지이자 섬유소재의 공급기지다(2003년 12월 통계청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
-지역 ‘대표산업’인 섬유업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관련기업들을 탐방하면서 듣는 애로사항이 적잖을 텐데요.
“섬유업은 저임금산업이지만 1960∼80년대 국가경제 발전의 주축으로 수출을 주도했고, 지금도 우리나라는 양적인 면에서 세계 5위의 섬유수출국이자 7위의 섬유생산능력을 보유한 섬유강국입니다. 대구경제에서 섬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역 전체 제조업 대비 수출액이 45.2%, 사업체 수는 32.7%, 종업원은 33.2%, 생산액은 22.9%를 점할 정도로 전통적인 주력산업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기술 모방, 임가공 생산, 물량확대 위주의 소품종 대량생산 등의 성장전략을 택한 탓에 대외 경쟁력은 취약한 형편입니다. 더욱이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인도 등 후발 개도국의 등장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어요. 지난해부터 대구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자 제가 직접 산업현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는데, 대다수 섬유업체가 고유가에 따른 원사가격 폭등, 해외마케팅의 어려움, 환율절상,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 금융권 대출압박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더군요.
사실 대구지역 섬유업체는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서 하청과 OEM방식의 의존도가 높은데다 기획 및 마케팅 능력도 부족해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 품질관리 등이 어려운 실정이에요. 따라서 대구시는 장기적 관점에서 섬유산업 체질강화를 위해 ‘밀라노 프로젝트’를 추진해 고부가가치화와 첨단산업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