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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영어’ 특강

헤딩슛은 ‘Header’, 골게터는 ‘Striker’…콩글리시 잡으면 맨유 중계가 귀에 쏙쏙

  • 조명대 이엔지포유 대표 myungdae.cho@gmail.com

‘축구 영어’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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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박지성 선수의 첫 골이 ‘헤딩골’이었다고? 자살골이 영어로는 ‘suicide goal’이라고? 네이티브 스피커가 이 말을 듣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헤딩골’이나 ‘suicide goal’은 전형적인 ‘콩글리시’. 한국 축구의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우리가 쓰는 잘못된 축구 영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보자.
‘축구 영어’ 특강
이젠 한국 축구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박지성 선수가 프리미어리거가 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의 탁월한 축구 실력은 이미 국경을 초월해 세계인의 인정을 받고 있다. 한 발 나아가 박 선수가 세계 어느 방송과 인터뷰하더라도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면 그는 진정한 국제 스포츠 스타로 거듭날 것이다.

‘글로벌 축구’를 지향하는 우리도 축구에 쓰이는 영어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겠다. 한번쯤 짚어보자. 한국에서 한국인들끼리 사용하는 축구용어가 얼마나 바른 영어일까? 우리가 거리낌없이 사용해온 말들을 살펴보면 얼마나 콩글리시를 남발해왔는지 금세 깨닫게 될 것이다.

필자가 영국에 머물던 시절, 친구 앤드루와 단 한 번 축구경기장을 찾은 적이 있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한 노팅엄 포레스트의 홈경기가 잊히질 않는다.

그때 앤드루는 필자의 몇 가지 잘못된 영어 표현을 친절하게 바로잡아줬다. 대표적인 실수는 바로 ‘~ing’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는 것. 필자가 “Heading~!” 하며 격한 감정으로 고함을 치자 옆에 있던 앤드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조금 있다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때 이 친구가 외치던 말은 전혀 딴판이었다. “Header!”라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표현이었다.

앤드루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뽑아낸 안정환 선수의 헤딩슛을 보고는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입에서 연신 “What a good header!”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정말 멋진 헤딩슛이라는 뜻일 게다.



‘~ing’를 남발하는 현상은 비단 헤딩(heading)에 그치지 않는다. 핸들링(handling), 센터링(centering)도 비슷한 경우다. 드로인(throw in)을 drawing 또는 throwing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골(goal)이 골인(goal in)으로 표현되는 등 짚어볼 것이 많다.

한국인은 외국인과의 대화에서도 왕왕 이와 비슷한 실수를 범한다. 한국인이 표현하는 데 너무 솔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인 것 같다. 쓰인 글자 그대로 발음하려다 보니 웃지 못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축구경기야말로 눈앞에 일어나는 생생한 상황이기에, 현재진행형을 나타내는 ‘~ing’를 남발하는 것.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명백한 오해다. 명사형을 사용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진행형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한국식으로 굳어진 잘못된 축구 영어를 바로잡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먼저,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나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코치에게서 듣게 되는 다양한 표현을 소개한다. 또한 박지성 선수가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즐겨볼 독자들을 위해 축구 중계방송에서 흔히 사용되는 영어 문장을 정리해봤다. 이 표현을 중심으로 2002 한일 월드컵, 그 황홀하던 순간을 재현한다.

핸들링이냐, 핸드볼이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home ground’다. 그러나 영국인은 축구 경기에서 홈그라운드보다는 ‘home turf advantage’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다음 두 가지 표현을 보자.

-I think Portugal will win, you can’t beat a bit of home turf advantage. : 포르투갈이 이길 것 같은데요. 약간의 홈그라운드 이점을 무시할 수는 없잖아요.

-We’ve got a bit of home turf advantage. : 우리는 약간의 홈그라운드 이점이 있잖아요.

다음 사례는 ‘~ing’를 남발하는 현상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핸들링은 분명히 ‘handball’로 표현해야 한다. handling은 글자 그대로 ‘~을 다루다’라는 말이다.

-As soon as you touch the ball, a handball is called. And I’ve seen countless many of my crosses hit the raised hands of the defender standing inside the box without any foul called. : 볼을 만지면 핸드볼이 선언돼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날린 수많은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들이 들어올린 손에 맞았지만, 핸드볼 파울이 주어지지 않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When offside is called, or a handball is not called, you don’t argue or curse or attack the referee. Do you understand all that? :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거나 또는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지 않을 때도 심판에게 시비를 걸거나 욕을 하거나 공격을 가해서는 안 돼. 알아들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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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대 이엔지포유 대표 myungdae.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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