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큰 혈관(대혈관)이 손상되어 협심증, 심근경색, 중풍(뇌졸중), 말초혈관 질환에 쉽게 걸린다. 즉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빈번하다. 이와 같은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된다. 또 작은 혈관(소혈관)이 손상되면 당뇨병성 신증, 망막증, 신경병증이 유발된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주기적인 검사와 철저한 혈당 조절을 통해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과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당뇨병 환자의 궁극적인 치료목적은 2차 예방이다. 2차 예방이란 소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의 위험요소를 미리 찾아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뜻한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다른 합병증 발생 위험 요소들을 미리 찾아내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 주기적인 합병증 조기 진단 검사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합병증별 필수 측정·검사항목은 다음과 같다.
대혈관 합병증-혈중 지질(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검사, 비만도·혈압 측정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대혈관 손상을 초래하는 기전은 동맥경화증이다. 당뇨병 외에도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비만 등이 있다.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혈중 지질(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아져 있는 경우(이상지혈증)가 많다. 하지만 혈당수치와는 별개로 혈액 속의 지질은 유전적 요인, 호르몬, 식사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서는 혈당 측정 외에도 혈중지질(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및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주기적으로 측정해 관리하는 게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아닌 경우보다 동맥경화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혈중 지질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또 체중과 허리둘레 등으로 간단히 측정하는 비만도 측정과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주기적인 혈압 측정도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에 비만도 및 혈압의 정상화 또한 혈당 및 혈중 지질 관리 못지않게 중요하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적절한 검사와 관리를 통해 대혈관 합병증의 위험인자들을 제거함으로써 동맥경화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잠재적 동맥경화증 사전 검사법 - 경동맥 초음파 검사
동맥경화증은 그 정도가 심해져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혈관의 기능 검사를 통해 위험 수위를 가늠할 수 있다. 그 대표적 검사법이 바로 경동맥 초음파. 경동맥은 뇌로 가는 혈액의 80%가 통과하는 목 부위의 중요한 혈관을 말한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잠재적 동맥경화증을 미리 알아내는 중요한 방법이다. 또 여러 연구에서 검증된 바에 의하면 연령, 남성,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과 같은 위험인자와 경동맥의 두께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환자에게 위험하지 않아 쉽게 검사할 수 있다. 이 검사를 통해 약물치료의 효과도 판단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증 - 매년 망막 검진 필요
망막의 작은 혈관이 상하는 당뇨병성 망막증은 대표적인 실명 원인 중 하나다. 당뇨병 유병기간이 3년 이상 경과된 모든 환자는 안과 전문의에게 1년에 한 번 이상 망막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 같은 검진을 통해 발견된 망막증은 레이저 광선을 이용한 광응고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 효과가 우수해 적절한 시기에 잘 치료한다면 실명률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이러한 망막 검진 없이는 초기에 당뇨병성 망막증을 최소화할 수 없다. 이렇게 망막증을 예방하거나 발생한 망막증의 진행을 막는 데는 주기적인 망막 검진과 함께 ‘철저한 혈당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성 신증 - 미세단백뇨 검사
당뇨병성 신장 합병증은 소변에 배설되는 미세단백질 성분(미세 알부민의 양)의 측정으로 초기에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세단백뇨가 검출되는 시기까지는 어느 정도 회복 가능하다. 따라서 회복이 불가능한 시점이 되기 이전에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이 진행된 환자에게 정기적인 미세단백뇨 검사가 매우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미세단백뇨 검사를 통해 조기에 당뇨병성 신증을 진단하고, 단백뇨를 줄이는 치료를 통해 신장 합병증을 예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 신경 합병증 검사
당뇨병성 신경 합병증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신체검사 및 신경 합병증 검사 (모노필라멘트 검사, 진동각 검사, 그리고 다른 정량적 감각 검사) 및 자율신경 검사 등에 의해 진단된다. 일반적으로 이상감각으로 인한 통증보다는 감각의 소실이 앞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발병변의 발생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당뇨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환자에게 정기적인 신경 합병증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신경 합병증 검사를 통해 조기에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진단하고, 적극적인 혈당 조절 및 발관리를 통해 신경 합병증으로 인한 유병 상태를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朴鎔洙 |
현재 한양대 의대 구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 중.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내과학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당뇨병면역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등 국내외 학회에 총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2년 보건복지부 최고연구자상을 비롯, 6회의 수상 기록이 있으며 저서로는 ‘자가면역과 당뇨병, 베타세포 연구’가 있다.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미국당뇨병학회, 지혈혈전연구회, 세계당뇨병연맹, 세계당뇨병 면역학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