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호

잇몸의 적 당뇨, ‘이’ 상하면 ‘속’ 상해요!

  • 안홍헌 / 당뇨치아 전문 이롬치과 원장 www.eromdental.co.kr

    입력2007-04-12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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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몸의 적 당뇨, ‘이’ 상하면 ‘속’ 상해요!
    ‘세끼 밥이 보약’이라지만, 잇몸병으로 고생하는 당뇨 환자는 식사시간이 즐겁지 않다. 혈당 조절을 위해 밥상 위에 오른 음식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마당에 매일 죽만 먹는 그들의 마음을 누가 알까.

    당뇨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입속 당 농도가 높고 침 분비가 적어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구강 내 세균 독성이 그만큼 강해지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해 한번 잇몸병에 걸리면 나을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계속 방치하면 옆 치아의 잇몸으로까지 염증이 전이돼 치아가 옥수수 알처럼 우수수 빠지는 경우도 있다.

    치아가 빠지면 당장 1차 소화기관 구실을 하는 저작(咀嚼) 활동, 즉 ‘씹는 일’에 문제가 생긴다.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는 당뇨 환자는 현미, 거칠고 질긴 채소, 견과류 등을 제대로 못 씹으면 식이요법이 어려워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영양 불균형까지 겹쳐 혈당 조절에도 실패하기 쉽고 이는 결국 당뇨합병증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게다가 부쩍 늙어버린 느낌에 우울증까지 겹쳐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지고 스트레스로 정신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당뇨 진단을 받은 즉시 내과뿐 아니라 치과 주치의도 함께 정해야 한다. 잇몸 질환은 ‘치아 도둑’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상 증상을 초기에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별다른 통증이 없어도 3~6개월에 한 번씩은 스케일링과 정기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과 구강관리 교육을 받아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결국 전신 건강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만일 잇몸이 붉게 변하거나 피가 나고 부기나 통증이 있다면 곧바로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시중에 판매 중인 잇몸약만 믿고 버티다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초기 잇몸질환, 즉 치은염은 스케일링과 간단한 치료로 잇몸 주변에 단단하게 굳어진 치석을 제거하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방치하면 잇몸과 잇몸 뼈가 썩고 치아가 빠지는 중증 치주염으로 악화된다. 다행히 최근에는 레이저 및 의료기기의 발달로 치주낭 6mm까지는 잇몸 절개 없이 콜드 레이저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되어 치과 공포가 심하고 예민한 당뇨 환자도 출혈이나 통증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잇몸의 적 당뇨, ‘이’ 상하면 ‘속’ 상해요!
    하지만 잇몸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바람맞은 잇몸, 즉 풍치의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잇몸치료를 한 번 받고 나면 건강해졌다고 방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면역력이 약한 당뇨 환자는 풍치가 금세 재발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잇몸 치료, 잇몸 뼈 형성 활성화, 재발방지 레이저 치료, 치태가 덜 끼도록 치아 표면을 매끈하게 하는 폴리싱(polishing) 관리, 정기 스케일링이 모두 포함된 잇몸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는 주기적으로 구강을 관리해야 건강한 분홍빛 잇몸과 소중한 자연치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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