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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리엔 철저하면서 자기 몸엔 무식한 당신을 위해

  • 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자동차 관리엔 철저하면서 자기 몸엔 무식한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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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틈틈이 씻어라

‘남자의 몸’에서 아트 히스터는 중년 남자의 신체 변화에서부터 성, 전립선, 알츠하이머병, 허리 통증, 뇌졸중 같은 중년 질환을 시시콜콜 설명한다. 이어서 무엇을 먹고 마실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잔소리를 하고, 마지막 장에서는 ‘약은 될수록 사양하라’ ‘홀몸 신세를 면하라’ ‘손을 틈틈이 씻어라’와 같은 현실적인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들을 때때로 웃음이 터져 나오게 전하는 것이 아트 히스터의 힘이다.

난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든다. 나이를 먹으면서 찾아오는 신체 변화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조금만 노력하면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중년기의 정점은 50세라는 것도 아주 기분 좋은 말이다. 우리 부부는 서서히 그 나이를 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남편 손에 쥐어주려 해도 “아직, 난 그런 거 필요 없어”라고 완강하게 버틴다면, 그런 남자와 함께 이불 덮고 자는 여자들이라도 읽었으면 싶다. 다음은 아트 히스터가 한 말이다.

“남편이자 직장 동료들의 귀에다 대고 이 책의 적당한 대목을 귀청이 터질 정도로 큰 소리로 읽어주어 이들 스스로가 이 책을 침 묻혀가며 읽게 만들고, 이 양반들이 여기 나와 있는 대로 꼭 실천할 수 있도록 들들 볶아주시기 바란다.”

요즘 건강서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의 ‘내몸 사용설명서’(김영사)는 ‘남자의 몸’보다는 덜 재밌지만 건강정보 측면에서는 더 백과사전적이고, 굳이 대상을 남녀로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보편적이다. 이 책 저자들의 유머 감각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면 이렇다. “외과의와 MRI, 기생충의 공통점은?” “우리 몸의 내부를 볼 수 있다.”



‘내몸 사용설명서(원제 The Owner’s Manual)’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먼저 우리 몸의 구조를 설명한다. 책 속에 실린 80여 컷의 몸속 삽화에서는 짓궂게 생긴 꼬마 요정이 몸속 여행의 길잡이가 된다. 이렇게 열심히 내 몸속을 보여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변기 물이 잘 안 내려간다 싶으면 흡입기도 사용해보고 변기 뚜껑을 열어 조작도 해보면서 스스로 고쳐보려고 노력하듯이, 우리 몸도 스스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오래오래 쓸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사람들이 자신의 차는 정성껏 관리하면서 정작 자기 몸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들은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고, 이 책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자신의 몸에 대해 무지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내 몸의 주인은 의사가 아니다

저자 중 한 사람인 마이클 로이젠은 ‘건강 나이(Real Age)’ 개념의 창시자로 노년학의 권위자이며 미국 최고의 명의로 꼽히는 의사다. 당연히 이 책에서도 “나이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0세도 되기 전에 ‘나는 너무 늙었어’ 하고 느끼는 이유가 다 노화과정에서 질병을 앓기 때문이란다. 이 노화 관련 질병 중 80% 정도는 치료가 가능하고 그것도 첨단의학이나 권위 있는 의사에게 의지하지 않고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도 가능하다. 다음 세 가지 항목을 기억하고 일상에서 잘 관리하기만 하면 된다니, 흘려듣지 말기 바란다.

첫째, 심장과 혈관의 노화-뇌졸중, 심장병, 기억력 감퇴, 발기부전 등을 일으킨다.

둘째, 면역계 노화-자가면역 질환, 감염, 암 등을 일으킨다.

셋째, 환경과 사회적 요소-사고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동맥이 어떻게 막히는지, 열쇠 둔 곳을 왜 자꾸 깜빡하는지, 심장과 뼈 운동은 어떻게 하는지, 자신의 면역세포가 왜 어떤 병에는 맥을 못 추는지, 내장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데서 그치면 곤란하다. ‘심장과 혈관’ 편에서 저자는 ‘시간을 내라’고 강조한다.

“단 20분 정도만 운동을 해도 충분하다. 약간 숨이 차면서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20분 동안 계속 움직여주자. 결혼한 여성일 경우 직장 일에 아이들에 집안일까지 할 일이 끝이 없지만 자신을 위해 운동할 시간을 내는 정도의 이기심은 꼭 필요하다. 스스로 한결 더 건강해지면 부모나 자식을 돌보는 모습도 자연스레 더 좋아질 것이다.”

결국 내 몸의 주인은 나이지, 의사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자의 몸’이나 ‘내몸 사용설명서’ 모두 흥미로운 서술로 독자를 유혹하지만, “이렇게 살다 죽을래” 하는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이 잔소리가 많은 책이다.

신동아 200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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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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