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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노 대통령 측근 정승영 (주)휴켐스 부사장

“대통령이 집 짓는다니까 손해 봐도 땅 떼줬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노 대통령 측근 정승영 (주)휴켐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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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회장측은 농협 자회사로서 독과점 품목을 판매해 많은 수익을 내는 휴켐스를 인수했다. 박 회장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농협이 당초 약정한 매각대금에서 322억원을 깎아줘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통상적 가격 변동 폭(10~15%) 보다 컸다는 지적이다.

“틀린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특혜는 없었다. 휴켐스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할 때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된 후엔 상세실사를 벌인다’는 조건이 있었다. 외상 등 의외의 채무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휴켐스 노조는 신분 보장과 보너스를 요구하면서 실사를 방해했다. 실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협측은 계약금(매각대금의 10%선)의 2배를 돌려줘야 하는 처지였다.”

정 부사장은 ‘신동아’의 김해 터미널 기사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김모씨가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수의계약으로 터미널 부지를 매입한 뒤 중도금을 내지 못할 형편이 되자 아는 사람을 통해 박 회장에게 전매했다. 따라서 박 회장은 김씨와의 사적인 계약에 의해 그 땅을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나 토공은 수의계약으로 이 땅을 박 회장에게 넘겼음을 자체 문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2002년 10월 박 회장이 김해 터미널 부지 2만2527평을 토공으로부터 282억원에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뒤 땅값이 800억원 정도 뛰었다고 하는데.

“지난 5년간 땅값 안 오른 곳이 어디 있나. 그 땅은 내가 검토했던 곳인데 계속 터미널로 활용하더라도 효용성이 있고, 터미널이 이전해 상업지역으로 개발될 가능성도 있는 곳이다. 땅 시세가 오른 건 사실이다.”



“주고 싶은 사람에게준 것”

▼ 현재 그 땅을 임차해 쓰고 있는 김해 시외버스 터미널이 이전하고 그 땅이 상업용지로 개발된다면 더 큰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것 아닌가.

“현재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고속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김해시에서 안(案)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둘 생각이다.”

▼ 정부의 영향을 받는 공기업인 농협이나 토공으로부터 알짜 회사와 개발 요지를 비교적 싼 가격에 인수한 것인데.

“휴켐스와 김해 터미널 인수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투자행위이며 특혜소지는 일절 없다.”

▼ 박 회장 소유 골프장은 2003년 12월 노건평씨의 관계회사인 정원토건에 32억6000만원 상당의 토목공사를 맡긴 바 있다. 대통령의 형이어서 공사를 준 것인가.

“그 공사는 수의계약으로 정원토건에 준 것으로 안다.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줘도 문제가 안 된다. 노 대통령이나 노건평씨와는 오래전부터 고향인 김해에서 잘 알고 지내왔다. 공사를 할 만한 능력이 되고 같은 값이라면 아는 사람에게 주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좀 사자’는데…”

정 부사장은 2005년 7월 노 대통령 생가가 있는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본인 명의로 산9번지 8000여 평을 매입했다. 1년여 뒤인 2006년 11월 그는 이중 1300평을 지분분할(산9-1번지)해 노 대통령에게 퇴임 후 자택부지로 팔았다. 이 땅은 노 대통령 생가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다. 노 대통령은 이 땅 위에 연건평 137평에 이르는 저택을 지을 예정이다.

▼ 정 부사장은 김해 출신이지만 봉하마을엔 특별한 연고가 없지 않나. 2005년 노 대통령 생가 뒤편 땅을 산 이유는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봉하마을은 잘 안다. 노건평씨 측근인 이종길씨가 그 땅을 소개해줬다. 봉하마을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아서 2005년 투자 목적으로 사둔 것이다. 주말농장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땅값으로 전 소유주인 김해김씨 안경공파 종친회측에 4억5000만원 정도 줬다.”

▼ 투자 목적으로 샀다면서 왜 1년 만에 그중 일부를 노 대통령에게 팔았나.

“노 대통령은 변호사가 된 뒤 박연차 회장과 가깝게 지냈다. 두 분은 나이가 비슷해 서로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였다. 나도 노건평씨를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냈다. 이렇게 이러저러하게 얽혀 있는 분이 대통령이 돼 ‘좀 사야겠다’고 하는데 ‘안 팔겠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적 관계 때문이라도 안 팔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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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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