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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캠프 ‘줄서기’ 百態

약삭빠르거나… “우리 MB, 우리 시장님” 속 좁거나… “이건 배신이야!”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이명박-박근혜 캠프 ‘줄서기’ 百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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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중반기까지만 해도 박 전 대표의 한나라당 장악력은 대단했다. 5·31 지방선거와 피습테러를 거치면서 그 힘과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박 전 대표측은 그 여세를 몰아 2006년 7월 전당대회에서 강재섭 후보를 대표 최고위원으로 당선시켰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부터 이 전 시장의 대중 지지도가 치솟자 구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추석과 북핵 사태를 거치면서 이 전 시장의 지지도는 박 전 대표를 앞서 나갔고, 이어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박 전 대표 쪽 의원들, 혹은 적어도 중립이라 여겨지던 의원들이 조금씩 이 전 시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7월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이 전 시장측의 집요한 공략도 한몫했다.

2007년 2월 이 전 시장의 첫 세(勢)몰이라 할 한나라당 내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주최 대운하 강연회에 50여 명의 의원이 집결했다. 3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는 의원 63명이 모였다. 외형적으로 봐선 박 전 대표를 추월한 듯했다.

“그분들, 돌아옵니다”



박 전 대표로선 입맛이 쓸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 캠프에선 특정 의원들을 거명하며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기도 한다. 지목받는 초선 의원 B씨의 항변이다.

“박 전 대표가 총선 때 도움을 줬다고 해서 반드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박 전 대표를 지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과 이것은 다르다. 배신이라고 모는 것은 지나치다.”

하지만 ‘배신자 그룹’ 중 일부는 ‘과잉 행동’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 배신자 그룹으로 분류되는 초선의 C의원은 기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유달리 “우리 엠비(MB)가…” “우리 시장님이…”라며 이 전 시장에 대해 한껏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의 과거를 아는 기자들은 “언제부터 그가 이 전 시장과 친분이 있었는지…”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D의원은 “그 사람만큼은 박근혜를 떠나서는 안 되는데…”라는 지적을 받는 경우다. 재보선 당시 실무를 본 한 당 관계자의 얘기다.

“박 전 대표측은 D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박 전 대표는 당선이 쉽지 않았던 이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런데 D의원이 이 전 시장 쪽으로 가더라. 내가 ‘당신은 그러면 안 된다’고 항의했더니 아무 말도 못하더라.”

박 전 대표 캠프 고문으로 영입된 서청원 전 대표는 4월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2002년 대선의 패장으로 한나라당을 기우뚱하게 만든 책임의 빚을 박 전 대표에게 졌다. 당시 한나라당 지지율은 7%대였으나 박근혜 의원이 대표가 되면서 달라졌다. 천막당사를 짓고 눈물겨운 호소로 제1야당으로 만들어냈다. 오늘 그 빚을 갚으러 왔다. 이회창 전 총재나 최병렬 전 대표는 물론, 박 전 대표로부터 도움을 받아 선거에 당선된 많은 분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총선 당시 박 전 대표에게 ‘한 번만 와달라’고 했던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많이 변했다고 한다. 오늘을 계기로 이분들도 고마움을 느끼고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

과연 그분들은 돌아올 것인가.

홍준표 의원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계(系)로 분류되다 박 전 대표 쪽으로 한 걸음 옮긴 거의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2006년까지만 해도 이 전 시장의 측근 중 측근이었다. 하지만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홍 의원은 그 딱지를 뗐다.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했다가 3위에 그친 홍 의원은 당시 “나를 지지하기로 했던 약속을 깨고 이 전 시장이 오세훈을 밀었다”며 분개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어음(홍준표)보다는 현찰(오세훈)을 선택했다. 그의 정치적 선택으로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이제부터 나도 정치적으로 선택하겠다.”

박근혜, “홍 의원님 도와주세요”

그 후 홍 의원은 이 전 시장과 관계를 회복했지만 전만큼 밀접하지는 않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그런 홍 의원을 3월 어느 날 만났다. 박 전 대표는 그 자리에서 “홍 의원님,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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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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