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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汎여권 투톱’?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

“나라 바로잡고 싶은 욕망… 왜 없겠습니까”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汎여권 투톱’?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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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타결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면 안 됩니다. 한미 FTA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몇 년 동안 관세인하 혜택 본다고 해봤자 일본, 중국 등도 미국과 FTA 타결하면 곧 별 차이가 없어질 거고요. 또 그 몇 년 사이에 우리 제품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현재 제조업에서 중국과 우리 상품의 가격차이가 23% 정도 납니다. 우리 제품 가격이 4~5% 싸진다고 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거죠. 우리에겐 지금 중소기업 종사자 2000만명의 경쟁력 강화를 어떻게 이끌 것이냐, 시장개방을 어떻게 연착륙시켜 대응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가 FTA에서 보다 관심을 두는 것은 ‘하는 건 하되 내부적 동의과정을 잘 거쳤는지, 조건은 좋은지’ 하는 부분입니다. 농업이나 일부 산업에 대한 피해를 어떻게 보전하고 어떤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내부 협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 아닙니까.”

▼ 개성공단에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이번 협상에서 그나마 다행인 건 개성공단 처리 문제를 당초보다 유리하게 이끌어낸 점입니다. 일단 개성에서 생산하는 것도 한국 원산지 상품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검토하자는 게 합의정신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미래전략이 뭡니까. 아시아 세력과 태평양이 만나는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개방형 통상국가로 가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남북한과 미·일·러·중이 새로운 경제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데 있어 개성공단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 중국 노동자 임금은 한국의 5분의 1까지 따라왔습니다. 7, 8년 전에는 10분의 1 수준이었죠. 그러면서 중국에 진출한 4만1000개 한국 기업이 푸대접을 받고 있어요. 교묘하게 세금도 올리고 하면서 대우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죠. 반면 중국 현지 인건비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곳이 개성입니다. 이쯤 되면 말이 통하는 개성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개성공단 활성화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남북협력 강화를 함께 도모하는 길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북한이 신의주나 나진·선봉 지역에서 개성공단 같은 것을 만들려다 중국의 방해 때문에 실패한 사례가 있잖아요. 지금과 같은 6자회담 정국에서는 중국의 대(對)북한 발언권이 너무 강하다는 게 걱정입니다.



‘돈키호테 같은 회사’

북한의 개방을 통해 북미, 북일 수교가 이뤄지면 아마 북한에 외국 자본이 100억달러는 들어갈 겁니다. 머지않아 북이 핵만 포기하면 남한이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한반도 전체의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광업권, 항만이용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걸 보고 어느 국민이 좋아하겠습니까.”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더욱 명쾌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럼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국과 북한도 결국은 손을 잡으려 하잖아요. 이미 역사적 평가가 이뤄진 것 아닙니까.”

▼ 서비스 분야 개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어떻게 봅니까.

“교육과 의료시장 개방이 빠진 것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우리같이 정보통신 분야가 강한 나라에서는 IT 기반을 이용해 문진(問診)을 하거나 원격 메디컬 서비스를 해주는 시장도 노려볼 만한데…. 한국의 일자리는 1만5000가지 정도로, 3만개쯤 되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절반 수준입니다. 서비스 분야의 전문화, 고급화된 직업을 더 창출해야 합니다. 개방형 통상국가에서 서비스 역량이 미미하면, 잘하고 있는 중소기업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어요. 몇 달 전 대외경제협력연구원에서 한미 FTA가 타결되면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7.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던데, 그게 결국은 서비스시장 개방을 전제로 추산한 수치였거든요.”

▼ 유한킴벌리 CEO로서는 향후 FTA 효과를 어떻게 전망합니까.

“생활위생·건강용품을 취급하는 세계 여러 기업이 그간 P·G를 위시한 매머드 기업에 시장의 패권을 내준 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70%대로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P·G가 어떤 회사입니까. 시가총액 9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입니다. 우리처럼 압도적으로 세계적 경쟁자들을 누른 산업분야는 유례를 찾기 힘들 겁니다.

저는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부터는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지역본부 CEO를 겸임하게 됐죠. 지금 대만과 중국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선전(善戰)하고 있어 P·G가 깜짝 놀랐습니다. 곧 국내, 해외를 통틀어 약 4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인데, 이렇게 될 경우 은행, 보험 등 특수기업군을 제외하고 유통이나 일반 대기업체만 놓고 보면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렇듯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 마당에 중국과 FTA가 타결되면 우리는 아마 날개를 달게 될 거예요. 지금 관세를 물고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1위를 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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