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호

‘국가정보 미국 유출’ 방송위 비공개 회의록

CBS 사장, 국정원에 ‘백성학 간첩’ 제보했다 퇴짜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7-05-07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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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덕 전 경기TV컨소시엄 대표와 CBS측은 지난 6개월 동안 ‘국가정보 미국 유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를 담았다는 ‘D-47’ 문건,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의 대화 녹취록, 강동순 방송위원의 술자리 발언 녹취록 등 다수의 자료와 녹취록을 폭로해왔다. 3월30일 방송위 회의에서 이정식 CBS 사장과 신현덕씨는 ‘공중파방송 사업자의 스파이 논란’이라는 매우 공공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이슈와 관련해 방송위원들과 ‘흥미진진한’ 질의응답을 나눴다.
    ‘국가정보 미국 유출’ 방송위 비공개 회의록

    2007년 3월 30일 방송위원회 회의 내용을 담은 회의록.

    신현덕 전 경기TV컨소시엄 대표의 국회 국정감사 증언과 CBS의 집중 보도로 이슈화한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국가정보 미국 유출 논란은 지난 3월20일 방송위가 경기TV컨소시엄(영안모자가 대주주)의 허가추천 결정을 보류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3월30일 방송위는 이 논란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 격인 신씨와 CBS 이정식 사장을 출석시켜 증언을 들었다. 이후 검찰은 “수사 결과 백 회장이 국가정보를 미국에 보낸 점을 인정할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4월5일 방송위는 경인TV컨소시엄에 대해 조건부 허가추천을 결정했다.

    ‘신동아’가 최근 입수한 3월30일자 비공개 방송위 회의록 중 이 사장과 신씨의 증언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질의에 나선 방송위원들의 실명은 밝히지 않는다.

    신현덕씨 일문일답

    신현덕 : 경인방송 공동대표를 맡았던 신현덕 본인입니다.



    A 방송위원 : 오늘 녹음기 소지하고 오셨어요?

    신 : 없습니다. 혹시 보여달라고 하실까봐 동형의 녹음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여기선 녹취하면 안 됩니다”

    A : 여기에서 질의하는 것은 녹취해서 공개하면 안 됩니다. 신현덕씨는 이정식 CBS 사장과 경복고, 서울대 사대 동기입니까.

    신 : 대학은 제가 1년 늦게 졸업했습니다.

    A : 그런데 신현덕씨는 영안모자측의 경인TV대표이사로서 3년 임기 보장, 그것이 안 될 경우 위약금으로 4억5000만원을 (백성학 회장측에) 요구했다는데.

    신 : 그것은 제가 요청을 했습니다.

    A : (경인TV컨소시엄의) 5% 주주인 CBS가 추천한 대표이사 사장이 이런 식의 요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예외적입니다. 5% 주주가 추천한 사장이 그런 요구를 했다는 것은 사실상 CBS가 경인TV의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신 : 그것은 자본주의에 대해 개념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CBS는 겨우 5%밖에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 경영은) 주권의 수에 의해 결정되는 사항인데 누가 과연 힘이 있겠습니까.

    A : (백성학 회장에 대한) 녹취는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신 : 2006년 10월부터 했습니다.

    A : 백성학씨가 스파이라는 의혹을 본인이 스스로 느낀 것은 언제입니까.

    신 : D-47이라는 문건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A : 국가정보 유출을 입증하려고 녹음했습니까.

    신 : 검찰, 국정원, 경찰 고위관계자에게 제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했습니다.

    A : 어제 CBS가 방송위에 테이프를 넘기는 그 순간에 CBS는 공중파 3사 앞으로도 다 뿌렸어요. 그 녹취를 보면 신현덕씨는 사석에서 국회의원, 방송위원(강동순)의 사적 대화도 녹음했는데 그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신 : 백성학씨가 유승민 의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그래서 그분의 말소리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A : 사적인 자리에서 본인의 동의 없이 그런 식으로 녹취해서 그것을 방송국에 뿌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됩니다.

    신 : 그것을 뿌렸다고 하셨는데 뿌린 것은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

    A : ‘미디어오늘’ 2006년 11월1일자 보도에 따르면 신현덕씨가 국감에서 백성학 회장의 국가정보 미국 유출 의혹을 터뜨리기 전에 CBS측이 폭로를 주선하려고 했다는데.

    신 : 제가 도움을 요청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방송사 사장 한번 해볼래?”

    A : 녹취록을 읽어보니 백성학씨가 미국에 정보를 유출한다고 단정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2월6일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검찰측도 녹취 내용 중에 극비사항은 없는 것 같다고 했어요. 백성학 회장이 미국에 정보를 건네는 것을 봤습니까.

    신 : 보지는 못했습니다. 들었다고 제가 일관되게 이야기했습니다.

    B 방송위원 : 세종대 소리공학연구소 연구결과 수치를 보셨습니까 (이 연구소는 공개된 녹취파일의 성문을 백 회장의 의뢰를 받아 분석한 결과 상당부분에서 인위적 편집, 기계적 변환, 소음 삽입, 소리의 훼손이 있었다고 밝혔다. 백 회장측이 이 결과를 언론에 알리자 CBS는 ‘파일 조작은 없었다’면서 백 회장측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편집자).

    신 : 저는 못 봤습니다.

    B : 어제 저희들 몇 명이 여기에 앉아서 공동으로 (신현덕씨가 녹음한 육성 내용을) 청취를 했는데 듣기가 난해했습니다. 부분적으로 선명한 부분도 있지만 장시간 들으면서 고생했습니다. (백 회장측은) 녹취원본을 조작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 본인은 확실하게 반박할 만한 근거를 갖고 있습니까.

    신 : 이 녹음기는 파일로 되어 있어서 일부분을 드러내거나 삭제하거나 변동시킬 수 있는 장치가 없습니다. 기계 2개가 검찰에 가 있습니다.

    C 방송위원 : 어떤 경위로 경인TV컨소시엄의 대표를 맡게 되셨지요?

    신 : 이정식 CBS 사장이 저에게 전화를 해 ‘방송사 사장을 한번 해보겠냐’고 말해 ‘내가 할 능력이 있겠냐’고 했더니 ‘너 정도면 충분히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C : 백성학 회장과는 그렇게 깊은 관계는 아니었고…어떻습니까.

    신 : 그렇습니다.

    C : D-47 문건이 어디에서 온 문건인지 아십니까.

    신 : OOO 의원실에서 온 것이라고 하면서 저에게 줬습니다.

    “투자금 회수하려 폭로했나”

    C : ‘D-47문건을 영역해서 미국으로 보냈다’라고 백성학 회장이 이야기했다는 것이지요?

    신 : 그 말은 못 들었습니다.

    C : 그러면 문건이 구체적으로 미국의 관계기관에 전달됐는지 여부는 잘 모르시는 것이네요.

    신 :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정보를 모아서 보낸다고 했기 때문에 갈 개연성도 있다고 제 스스로는 생각했습니다.

    D 방송위원 : 지금 많은 사람들은 ‘CBS와 백성학씨 간의 분규는 CBS가 5% 출자하고 방송을 잘 하려다가 실패 하니까 결국 이 컨소시엄을 깨서 CBS가 투자한 돈 70억원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이것(방송허가)이 무산되어야 되니까, 그래서 신현덕씨가 국회에 가서 그런 증언을 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 : CBS가 방송에 적격의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50대 50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었는데 이것이 되지 않도록 했던 사람이 결국 백성학 회장이라는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A : 백성학씨측 주장에 따르면 작년 10월17일 조선호텔에서 백씨와 이정식 CBS 사장이 만난 자리에서 이정식씨는 신현덕씨의 임기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정식씨는 반기문씨에 대해서 백성학 회장에게 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녹취록을 보면 신현덕씨의 임기보장 연장 문제는 언급이 없고 반기문 문제만 장황하게 있다, 그래서 녹취가 편집됐다고 주장하는데.

    신 : 녹음기 자체는 편집이나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영안모자 쪽에서 주장하는 모든 내용이 이 기계에 의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겁니다.

    C : 백성학씨와 배영준씨(신현덕씨는 본인이 배영준씨로부터 정보원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 배영준씨는 미국 국방부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이 경영하는 US아시아의 한국지사장-편집자)의 대화내용 중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대화가 있었습니까.

    “롤리스 별명이 로미오…”

    신현덕 : 로미오라고 이야기한 것을 들었고….

    C : 로미오가 무엇입니까.

    신 : 롤리스로 알고 있습니다. 음식점 주인에게도 ‘요즘은 로미오가 안 와서 내가 여기 오지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C : 두 사람의 대화 내용 중 미국의 특별한 정보기관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을 들은 적 있습니까. CIA랄지….

    신 : 그런 기관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 : 신 대표께서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로미오라는 롤리스의 일종의 별명이 되겠지요?

    신 : 로미오, 뉴욕, 그 다음에 릴리, 존 산호, 이런 이야기들….

    C : 주로 사람들의 이름이네요.

    신 : 그렇습니다.

    방송위원장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면 하세요.

    신 : 국회 문광위 조배숙 위원장(통합신당모임)은 ‘국가정보를 모아서 보내는 내용이 사실이면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간첩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도 ‘정보수집이 사실이지 않겠느냐. 매국노 행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CBS와 짜고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했다는 것은 억지주장일 뿐이라고 저는 이 자리에서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사건은 백성학 회장이 국내정보를 모아서 미국에 보냈느냐가 본질입니다.

    이정식 CBS 사장 일문일답

    A 방송위원 : 백성학씨가 미국 스파이라고 신현덕씨로부터 보고받은 것은 언제쯤 되지요?

    이정식 : 보고를 받은 것은 아니고…. 신현덕씨가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롯데호텔 로비 라운지에서 만났는데 문건을 내놓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동안 이런 일이 있었다고 쭉 설명하는데 제가 너무나 놀랐습니다.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놀랐습니다.

    저는 백성학씨가 미국 스파이 아니냐는 생각은 1년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백씨는) ‘제가 핸드폰을 한 달에 한 번씩 자주 바꿉니다. 전화를 해도 제가 잘 안 받습니다’ 이러더라고요. 제 핸드폰에도 백성학 회장의 핸드폰 번호가 4개 찍혀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업가가 왜 핸드폰을 수시로 바꾸고 번호를 바꾸며 도청을 걱정하는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 : 간단하게 1년 전부터 이상하게 생각했다는 것이죠?

    이 : 1년 전부터 수상하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신현덕 대표가 ‘도저히 내 양심상 못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상의한다’고 찾아온 것입니다. ‘왜 어쩌자고 이런 일을 했느냐. 정말 빨리 자수해야 될 일이다’….

    A : 만약 그런 중대한 사안이라면 국회에서 폭로하기 전에 사정당국에 먼저 고발해서 수사를 의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검찰이 ‘뒤지면 나온다’고 해”

    이 : 이것을 어떻게 다뤄야 될 것인가 참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 고검장실에 가서 고검장과 쭉 상의를 했어요. ‘이것을 고발하면 되느냐, 신고하면 되느냐’ 했더니 ‘이건 난감한 사건이다. 적성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 간첩죄인데 현행법에 북한 외엔 적성국이 없다. 이것은 도저히 간첩죄로 할 수 없는 사건인데 그러나 뒤져보면 범죄 될 것이 나오지 않겠느냐, 그러나 지금 그 상태로는 간첩죄 적용이 안 되니까 신고해도 소용없다. 그러니까 국정원과 상의해봐라’ 그러더라고요. 제가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을 조금 압니다.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그래서 다음날 김승규 원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때 북한 문제가 터져서 통화가 잘 안됐습니다.”

    (이와 관련 CBS 간부는 다음과 같이 부가적으로 설명했다.

    “사장님께서 국정원장에게 팩스로 연락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 이후에 제가 국정원 국내담당 직원과 해외담당 직원을 같이 만났습니다. 이런 상황(백성학 회장의 국가정보 미국 유출 의혹)을 전해줬더니 ‘미국에 대해선 간첩죄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원에서 수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백성학 회장과 배영준 지사장에 대해선 국정원도 내사를 해왔다. 그 파일이 국정원 내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국정원측은 ‘배영준씨 파일은 있는데 백성학씨 파일은 못 찾겠다. 컴퓨터로 보관한 것이 아니라 인적 파일들은 서류를 인쇄해 보관하는데 도저히 못 찾겠다. 배영준씨 파일은 검찰에 제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 : 배영준씨는 고등학교 선배이시고 알고 지내던 분이지요?

    이 : 예.

    A : 그 사람을 스파이의 하수인으로 지목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 : 하수인 지목이 아니고 신문에 영안모자-CBS 갈등설이 나오니까 대한항공 모 전무가 ‘우리 고교 선배 중에 영안모자 해외담당 고문이 계신데 한번 만나보겠느냐’고 소개해 배영준씨를 만나게 됐습니다.

    A : CBS는 2006년 10월부터 12월까지 백성학 회장의 국가정보 미국 유출 의혹을 76건 보도했고 올해 들어서 86건 보도했습니다. 모두 합쳐 150여 회가 넘는데 그 사이 한미 FTA나 북핵 보도보다 양이 많을지 모르겠어요. 반론의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사장의 지시 없이 가능했겠냐는 생각을 하는데.

    이 : 당사자의 반론이나 당사자 확인 없이 나온 것이 어떤 것이 있지요?

    A : 이명박씨하고 박근혜씨, 당사자 코멘트 받았습니까.

    이 : 이명박씨는 받았고 유승민씨도 다 했고 박근혜씨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A : 그러면 CBS 보도가 정상적인 형태의 저널리즘에 입각한 보도라고 보십니까.

    이 :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변조했으면 CBS 문 닫아야”

    E 방송위원 : 백성학씨의 육성 녹취록이 변조되지 않았다고 여기에서 증언해줄 수 있나요.

    이 : 녹취록을 변조했다면 CBS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전부 쇠고랑을 차야 합니다. 있을 수 없습니다. CBS의 명예를 걸고 조금도 원본과 다르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F : 분명히 영안모자측에서는 ‘(경인TV) 사장 6년, 편성보도권 10년을 보장하라’는 문서를 CBS로부터 받았다, 그리고 그 문서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거부하는 문서를 보낸 바 있다고 했는데 (CBS는) 그런 문서를 보낸 바 없습니까.

    CBS 간부 : 그런 문서를 공식적으로 보낸 것은 없고, 그런 원칙들을 모두 담은 비망록을 저희들도 몇 장 가지고 있습니다. 영안모자측에서 만들어서 저희들한테 준 서류입니다.

    F : 그런 문서를 보낸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이 : 문서를 보낸 적 없습니다.

    CBS 간부 : 비망록 형태로….

    이 : 다만, ‘이렇게 이렇게 합시다. 그 대신 합의서 만듭시다’ 이렇게 해서 저희가 비망록 형태, 말하자면 이렇게 인쇄는 됐지만 메모를 건네준 것은 있습니다. 사인도 안하고 우리 쪽 제의를 넘겨줬고 그쪽에서는 그것을 가지고 (CBS가) 요구를 했느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G 방송위원 : CBS는 어려운 시절에 한국의 언론문화 창달을 위해서 많은 공헌을 했는데 어쩌다 이런 어려운 지경까지 왔는지 청취하는 사람으로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죄송한 말씀 같지만 CBS에서 욕심을 낸 것 아닙니까.

    이 : 어떤 욕심을 말씀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안모자가 (컨소시엄에) 들어오면서 역할분담을 하기로 했었지요. 그런데 막판 바로 3일 전, 7일 전 이분(백성학)이 ‘포기하겠다’고 하니까 저희는 끌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에 ‘재무적 투자로서 경인방송이 잘되기만 바라자’ 이런 것이 저희 마지막 요청사항이었습니다.

    “다른 언론은 왜 픽업 안 하죠?”

    H 방송위원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CBS의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있는 다른 언론사들은 이것을 픽업 안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 : 모든 자료를 저희가 갖고 있고, 저희 자료가 공개되자마자 저쪽에서 ‘녹취록 조작이다. 허위다’라고 치고 나오기 때문에 언론사들이 쓰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저희들끼리의 얘기지만 ‘이거 잘못하면 CBS 너무 키워주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다른 언론사) 기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기자들한테 ‘옛날에 워터게이트 사건 때 워싱턴포스트가 두 달간 혼자 썼다. 그때 공화당에서 광고 끊으니까 워싱턴포스트 망할 것이라고 남들은 생각했다. 그런데 두 달 후 다른 언론사들이 따라왔다. 그러니 우리도 열심히 진실을 보도하면 나중에 다른 언론들이 다 따라올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방송위원장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면 해주십시오.

    이 : 이 사건은 북한 이외 어느 나라에 정보를 제공해도 간첩죄로 적용이 안 되는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오랫동안 국내정보를 수집해 미국에 제공해온 백성학 회장의 비밀스러운 흔적에 대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CBS는 이런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현재 취재,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CBS는 53년의 역사가 부끄럽지 않도록 올바른 언론기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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