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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구 국장, 백용호 청장 독대 간절히 원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국세청 국장 검찰수사 내막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안원구 국장, 백용호 청장 독대 간절히 원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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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구명운동

‘신동아’는 이번 사건에 대한 안 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안 국장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신동아’는 최근 안 국장의 지인이자 백 청장과도 친분이 깊은 A씨를 통해 안 국장의 근황,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국세청과 안 국장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음은 A씨 와의 일문일답.

▼ 안 국장이 찾아와 여러 차례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들었습니다.

“국세청에서는 나가라고 하니까. 어려운 상황이니까. (국세청 측에) 얘기를 잘 해달라는 거였죠.”

▼ 언제쯤 찾아왔나요.



“대략 한두 달 됐습니다. 저를 찾아왔을 때 안 국장은 ‘국세청 감사실에서 자기에 대해 전방위로 조사를 하고 있어 힘들다’고 토로했어요.”

▼ 가인갤러리의 미술품 강매 의혹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나요.

“자세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다만 부당하게 자기를 내보내려고 한다고만, 억울하다고….”

▼ 안 국장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 백 청장을 만났나요.

“못 만났죠. 안 국장이 저에게 부탁한 게 바로 그겁니다. 백 청장하고 딱 한 번만 독대할 기회를 달라는 게 안 국장의 간절한 요구였어요. 그러면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 있다고요.”

▼ 백 청장에게 도움을 청하겠다?

“그래서 내가 백 청장에게 안 국장의 뜻을 전했죠. 그런데 일언지하에 거절하더군요. 백 청장이 ‘만날 수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하더라고요.”

▼ 왜 만날 수 없다는 거죠.

“이유는 잘 모르죠. 그런데 분위기를 보니까 (백 청장이) 이현동 차장에게 보고받은 내용을 신뢰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국세청 실세는 이 차장 이잖아요. 국세청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백 청장으로서는 이 차장 말을 안 들을 수가 없었겠죠.”

▼ 한 전 청장과 관련된 그림로비 사건에 대해서는 안 국장이 뭐라고 하던가요.

“억울하다고 하죠. 우연히 언론에 노출된 사건인데, 여자들끼리 얘기하다가 나온 문제인데, 자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합디다. 백 청장을 만나서 그 문제도 꼭 해명하고 싶다고요. 계속 억울하다고…, 그 문제 때문에 국세청에서 계속 자기를 조사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 안 국장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많은 곳에 본인의 구명을 위한 부탁을 하고 다닌 것 같아요.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누굴 만나 부탁을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일이 잘 안 됐다고 하더라고요. 안 국장은 이번 일을 모두 이 차장이 주도한다고 믿고 있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안 국장이 좀 억울한 상황인 것 같았습니다.”

이 대목과 관련해 국세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안 국장은 전 정부에서 잘나갔던 사람이고 이 차장은 현재 실세니 사이가 좋을 수가 없죠. 동향에다 경쟁관계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안 국장의 부인 홍OO씨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세청이 부당한 방법으로 남편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매 확인서를 써주지 않으면 특별세무조사를 하겠다는 국세청의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는 하소연을 거래처로부터 들었다.…제 거래처를 압박해가지고 (내 남편의) 사표를 받아오라는 등, 저는 믿을 수가 없어요.”

늦어지는 검찰 수사

의욕적으로 시작됐지만, 현재 검찰 수사는 답보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인갤러리에서 미술품을 사들인 중소건설사 4곳에 대한 수사에서 검찰은 미술품을 강매 당했다는 진술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건축법상 8억원어치 미술품만 설치해도 되는 상황에서 굳이 27억5000만원을 미술품 구입에 사용한 C건설사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지만 C사 측은 계속 “수준 높은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해 예전부터 미술비를 아끼지 않아왔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C건설사의 혐의를 입증한 뒤 역시 가인갤러리에서 미술품을 사들인 2~3개 대기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었던 검찰의 계획도 자연히 늦어지고 있다.

국세청이 안 국장에게 자리 제의한 기업 ‘삼화왕관’

국세청 감사관이 안 국장에게 자리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삼화왕관’은 납세병마개를 만드는 상장기업이다. ‘납세병마개’는 주류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을 피하려는 탈세 유혹을 사전에 막기 위해 국세청이 지정한 업체만 납세병마개를 생산하도록 하는 제도. 삼화왕관은 이 시장에서 사실상 독과점을 인정받고 있다. 삼화왕관은 전직 국세청 인사들의 모임인 ‘세우회’를 중심으로 1965년 창립됐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국세청 출신 인사들이 독점기업을 운영한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1994년 두산그룹으로 대주주 지위를 넘겼다. 현재 두산은 특수관계인을 포함, 삼화왕관의 지분 47.76%를 소유하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가 된 이후에도 삼화왕관에는 전직 국세청 인사들이 고위직을 차지해 왔다. 삼화왕관의 2009년 3·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에도 평택세무서장을 지낸 안OO(58)씨가 상근 감사, 중부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을 지낸 정OO(57)씨가 상근 부회장을, 서대문 세무서장을 지낸 안OO(60)씨가 상근 부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국세청은 5년에 한 번씩 납세병마개 업체를 지정해오고 있지만 삼화왕관과 삼화왕관에서 분리된 세왕금속공업(하이트맥주 24.85% 소유)이 매번 납세병마개 제조업체로 지정돼 사실상 독과점 체제로 운영돼왔다. 당연히 신규 사업자들의 진입을 막는 불필요한 규제라는 의견이 오랫동안 제시됐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9월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제한적 진입규제 개선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납세병마개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키로 한 바 있다. 37년간 유지된 삼화왕관의 독점적 지위는 이로써 깨지게 됐다.


신동아 200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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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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