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복수를 주제로, 1편의 연작 성격을 띤 3편이 1편과 함께 가장 재미있는 것으로 손꼽힌다. ‘다이하드’ 3편은 1편을 연출한 존 맥티어넌이 다시 감독을 맡았다. 브루스 윌리스를 중심으로 ‘다이하드’ 시리즈에 처음 얼굴을 내민 제레미 아이언스(테러리스트 사이먼 피터 역)와 사무엘 L 잭슨(주스 카버 역)의 명연기가 작품을 빛낸다.
‘다이하드’ 3편은 2편으로부터 7년이 지난 뉴욕시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뉴욕시 중심부의 한 백화점이 강력 폭탄에 의해 붕괴되는 대형 사건이 발생한다. 이어 뉴욕경찰서에 자신을 사이먼이라고 칭한 한 남자가 폭파 사건의 범인이라면서 연락해온다. 이 남자는 더 이상의 대형 피해를 막으려면 자신과 ‘사이먼이 말하기를(Simon says)’이라는 게임을 해서 이겨야 하는데, 정직(停職) 상태인 형사 매클레인이 게임에 나서야 한다고 조건을 내건다.
폭발 막으려면 게임에서 이겨라
영문도 모른 채 술에 찌든 상태로 경찰서에 불려 나온 매클레인은 곧바로 할렘가로 향한다. 거기서 흑인을 모욕하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을 몸에 걸치고 있는 게 사이먼이 제시한 첫 번째 과제였다. 마침 주위에서 농구 게임을 하던 동네 흑인 청년들의 눈에 띄어 매클레인은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는다. 그때 인근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고 있던 주스 카버라는 이름의 흑인이 나타나 매클레인을 구해준다. 주스 역시 백인을 싫어하지만 뉴욕 형사인 매클레인이 죽거나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그러지 않아도 흑인을 괴롭힐 명분을 찾고 있던 백인 형사들에게 공연한 구실을 만들어줄까 걱정했던 것이다.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매클레인은 경찰서에 돌아와 사이먼으로부터 강력한 폭탄이 뉴욕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는 통고를 받고 생사가 걸린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사이먼이 주스도 게임에 참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남의 일에 괜히 나서서 매클레인을 살려준 벌이라면서 말이다. 주스는 완강히 거부하지만, 매클레인이 할렘가에도 폭탄이 설치됐다고 거짓말하자 어쩔 수 없이 게임에 동참한다.
첫 번째 게임이 시작됐다. 매클레인과 주스는 사이먼의 수수께끼에 농락당하면서 72번가 지하철역에서 무려 90블록이나 떨어진 월스트리트 지하철역까지 30분 안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악명 높은 뉴욕의 교통정체를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이를 수행하지 못하면 30분 후 월스트리트 지하철역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장착된 폭탄이 터지고 막대한 인명피해를 낳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주스와 다른 경로로 지하철 안에 들어간 매클레인은 마침내 열차 내에 설치된 폭탄을 발견한다. 그러나 폭탄을 제거하기엔 시간이 촉박한 나머지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폭탄을 열차 밖으로 내던진다. 이로 인해 열차가 궤도에서 탈선해 전복되지만 다행히 승객들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매클레인은 FBI 등 국가 정보기관을 통해 사이먼의 정체를 파악한다. 전직 동독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다이하드’ 1편 마지막에 매클레인에 의해 죽음을 맞은 악당 두목 한스 그루버의 친동생, 사이먼 피터 그루버였다. 사이먼은 이즈음 그의 부하들과 함께 헝가리 출신 전문 테러리스트 타르고(Targo)와 임시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었다. 사이먼은 다시 경찰에 전화를 걸어 3시간 남짓 후인 오후 3시에 한 초등학교에서 엄청난 양의 폭발물이 폭발할 것이라고 통고한다. 그리고 만일 경찰이 뉴욕시 전체 학생들을 대피시키려는 노력을 하거나 통신 수단을 이용하면 폭탄은 바로 터질 것이라고 위협한다. 그러면서 참사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매클레인과 주스가 20분 안에 인근 공원에서 자신이 낸 수수께끼의 단서를 찾는 것뿐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