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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펀드

송아지에 투자하는 소(牛) 펀드를 아십니까?

  • 김희연│신동아 객원기자 foolfox@naver.com│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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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박 펀드, 금 펀드, 와인 펀드…. 소리 없이 자리 잡은 실물 펀드 중 소 펀드가 있다. 소 펀드가 거둔 수익률과 한계, 전망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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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0일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전북에 터를 잡은 E농장을 찾았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 브루셀라가 창궐했을 때 연을 맺은 곳이다. 강 전 대표가 2007년 이 농장을 방문했을 때 축사는 을씨년스러웠다. 농협에서 구입한 임신우 33두 가운데 30두가 브루셀라에 걸려 새끼를 유산했고, 사육우에게도 전염돼 키우던 소(402두)를 살처분했다. 농장주 부부도 인수공통 전염병인 브루셀라를 앓았다.

3년 노력 끝에 농장은 부활했다. 소 1050마리가 풀을 뜯는다. 경기 성남시 구미동에 텃밭을 일군 강 전 대표는 농사로 소일하면서 때를 기다린다. E농장에 위탁해 소도 키운다. 소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고자 E농장에 들른 것. 강 전 대표는 지난해 가을 250만원을 주고 송아지를 구입했다. 농장에 맡겨 키운 소는 덩치가 제법 불었다. 농장주는 “내년 이맘때쯤 도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브루셀라가 리스크

소리 소문 없이 자리 잡은 소(牛) 펀드는 강 전 대표처럼 송아지를 구입해 농장에 맡겨 키운 뒤 소를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선박 펀드, 와인 펀드와 수익 구조가 유사하다. 수송아지를 6개월령 이전에 거세해 24개월령 때 도축한 소를 최고급으로 치는데, 강 전 대표의 소도 고급육을 생산하는 거세우다. ‘거세우 고급육’으로 소가 분류되면 한 마리에 최고 1200만원까지 받는다.

24개월령 거세우 거래가는 평균 800만~900만원. 강 전 대표는 5개월령 송아지를 구입했다. 농장주가 19개월을 더 키운 뒤 도축한다. 800만원을 받고 소를 팔면 550만원이 남는다. 사료 값과 농장주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이 강 전 대표 몫. 농장주는 “800만원에 소를 팔면 강 전 대표 몫은 100만원쯤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50만원을 투자해 19개월 만에 100만원의 투자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최소 가입 단위는 농장마다 다르지만 송아지 30~50마리가 일반적이다. 거금을 투자해야 하고 소 값 하락, 구제역 브루셀라 같은 전염병 등 리스크도 적지 않다. 농장주는 초기 자본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자 펀드를 모집한다. 설명회를 열고 펀드를 모집하는 게 일반적이다. 홍보가 활발하지 않으므로 지역 농협이나 농장에 직접 전화해 설명회 일정을 파악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운용하는 소 펀드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롯데마트는 ‘지리산 순한 한우’라는 브랜드의 쇠고기를 팔았다. 등심, 안심, 채끝, 앞다리, 목심, 설도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났다. 1300마리분의 쇠고기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지리산 순한 한우’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축산물 브랜드 페스티벌’에서 3차례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09년엔 대상을 받았을 만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지리산 순한 한우’의 성공 배경에도 소 펀드가 있었다.

‘롯데쇼핑-순한 한우 특별자산 투자신탁(순한 한우 펀드)’이라는 이름의 펀드는 2007년 10월 설정돼 2010년 만료한다. 공모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해 설립한 SPC(순한 한우 제이차 유한회사)가 6개월령 송아지를 구입해 농협 순한 한우 브랜드사업단에 위탁했고, 한우 농가가 24개월 사육한 뒤 롯데쇼핑에서 상품화한 것이다. 투자자가 판매 수익금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농장이 운영하는 소 펀드와 마찬가지로 송아지 매입 가격과 상품 가격 간 차이가 펀드의 수익이다.

위탁 소 사육을 맡은 순한 한우 브랜드 사업단은 고흥, 구례, 보성 등 전남 8개 시·군 7개 조합이 만든 공동 사업단이다. 사업단은 2006년 9월 소 펀드 1호인 ‘마이에셋 웰빙 한우 특별자산 투자신탁’에도 참여한 바 있다. 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한 편이었고,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도 기여했기에 두 번째 펀드를 출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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