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구 목동의 30평형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 주부 역시 아이의 건강 때문에 이사를 결심했다.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아이를 위해 남편과 귀농까지 심각하게 의논했던 그는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고민하던 또 다른 학부모가 산자락 아래에 위치한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뒤 아이의 증세가 호전되고 있음을 알려오자 부랴부랴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굳이 시외로 나가지 않아도 잘만 찾으면 산으로 둘러싸여 시골 못지않게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주거환경을 갖출 수 있다는 사실은 이들 가족에게 구원과도 같았다고 한다. 집값이 만만찮은 경기도 신도시보다 오히려 저렴한 편이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발생했다. 6년 전 이사할 때만 해도 매물이 나오자마자 바로 나갈 만큼 아파트가 잘 팔리던 목동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금세 집이 팔릴 거라 생각하고 이사할 집까지 물색해두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집을 보러 온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 이웃한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란다. 급매물로 내놓아도 선뜻 임자가 나서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전원에 대한 욕구
물론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아파트 트렌드의 변화와 맞물려 생각할 수는 없지만 수년 전만 해도 무조건 강남, 목동을 외치던 주택 수요자가 예전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입주자들의 취향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입지 조건이던 편리한 교통과 주변 편의시설, 교육시설 등은 조밀해진 지하철 노선과 곳곳에 들어선 쇼핑몰, 위락시설 등으로 지역별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땅값 비싼 도심에서 제대로 된 녹지공간을 한 뼘이라도 확보하는 것은 대단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2005년 세계 조경가연합회(IFLA)에서 수여하는 동부지역 조경작품상에 입선하며 국내 최초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 강남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녹지면적이 전체의 50%가 넘는다. 아이파크 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 면적 4배에 달하는 녹지면적을 확보하고 있으며 단지 곳곳에 생태체험 공간과 수경시설을 마련하고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살리고자 입면 차폐를 최소화하는 한편 테라스형 계단식 조경으로 지하공간까지 자연채광을 끌어들였다. 덕분에 분양가 또한 국내 공동주택 중 2위, 아파트 가운데서는 최고를 기록할 만큼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며 국내 주거공간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단순히 ‘새집증후군’에 대한 공포로만 대변되던 친환경 웰빙 주거공간에 대한 이해는 최근 수년 새 건축자재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주거공간 내의 조경시설과 친환경 구조, 첨단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갖춘 에너지 절약형 건축설계, 나아가 공원이나 산, 강, 바다 등을 우리 집 정원처럼 활용할 수 있는 자연근접형 입지조건까지 까다롭게 따져보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파트, 빌라의 특성과 전원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경기도권의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 역시 주거환경에 대한 입주자들의 척도가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탄 신도시 푸르지오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