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호

황당하고 재미있는 고(古)음악 이야기

  • 조윤범│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 리더 yoonbhum@me.com│

    입력2010-04-30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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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 애호가들 중엔 유독 고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이 태어나기도 전, 중세시대를 거쳐 르네상스시대와 초기 바로크시대 음악을 말한다. 혹자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교회음악’으로 치부하지만, 실상 원초적이어서 쉽고, 혁신적이어서 듣는 이를 흥분시킨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멜로디를 악보에 담아냈던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황당하고  재미있는 고(古)음악  이야기
    서기 590년, 그레고리우스 1세가 교황으로 즉위한다. 세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신을 찬양하는 가장 위대한 방법이 음악이라고 여기며 수세기에 걸쳐 전해 내려온 단편적인 음악들을 악보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이미 종교의식에서 사용되던 것도 있고, 또 그만한 가치를 지닌 세속음악도 있었다. 그는 이 악보들을 다시 정리하고 교회예식에 사용될 수 있도록 집대성했다.

    훗날 13세기에 이르러 사람들이 미사나 그 밖의 종교의식에 쓰이는 음악들을 누가 정리했는지 밝혀내다가,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의 업적이라고 결론짓고, 그 음악들에 ‘그레고리안 성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실제로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교황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10세기 이후의 수도사들이 6세기 이후의 음악을 정리해온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레고리안 성가’라고 부른다. ‘여러 수도사의 성가’보다는 더 ‘있어’ 보이니까.

    그레고리안 성가의 특징은 선율이 하나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부르거나 여러 사람이 부르거나 하나의 멜로디를 노래하는 ‘단선율’이다. 1980년대까지 스피커 한쪽으로만 나오는 소리를 ‘모노’라고 했는데, 단선율은 ‘모노포니’다.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서 모노포니에 선율 여러 개가 겹쳐 다성 음악, 즉 ‘폴리포니’ 시대가 열렸다.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1300~1377)는 당시 신음악운동이었던 ‘아르스 노바’를 이끈 인물 중 한 사람이다. 프랑스 출신으로 시인이자 작곡가였는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한 사람이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것은 흔한 일 같다. 굳이 우리가 존경하는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말이다. 중세시대의 예술가들은 일명 ‘음유시인’이라고 하여 작사와 작곡을 겸했을 뿐 아니라 노래와 연주까지 직접 소화해냈다. 어찌 보면 예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표현능력을 갖고 있는데, 현대에 올수록 그것을 전문화하다보니 숨겨진 재능을 펼칠 기회가 없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밀린 월급 좀 주세요”



    아무튼 기욤 드 마쇼는 재능이 많은 음유시인이었다. 그는 ‘모테트’라고 불리는 곡들을 주로 만들었는데, 그레고리안 성가의 수많은 멜로디 중 하나를 기본 멜로디로 하면서 거기에 여러 개의 다른 선율이 추가된 형태다. 이런 음악은 교회 미사에서 기도와 기도 사이에 짧게 불렸다. 마쇼는 미사의 전체 구성을 감안해 음악을 만든 최초의 작곡가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미사’ 같은 음악을 들으면 성당의 웅장한 건축물이 연상될 것이다. 마쇼는 우리가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서 배우는 당김음, 즉 리듬의 강약 위치를 변화시키는 리듬을 처음 사용한 사람이기도 하다. 오늘날 대중음악은 곡 전체에 걸쳐 당김음을 사용하고 있다. 듣기에 좋고 부르기 편하지만 악보로 옮기면 복잡해지는 당김음의 원조가 바로 마쇼다.

    당시 음유시인 중 상당수가 플랑드르지방 출신이었다. 플랑드르는 지리적으로 벨기에에 속하지만, 넓게 네덜란드와 프랑스까지 포함해 플랑드르악파라고 한다. 르네상스시대에 플랑드르악파 출신의 천재가 있었다. 조스캥 데 프레(Josquin Des pres·1440~1521)는 프랑스 출신이다. 하지만 어떤 악파라도 음악을 배우기 위해서는 음악의 본고장 이탈리아를 한번쯤 가봐야 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 합창단원을 지내고 최고의 보수를 받는 궁정음악가가 되어 귀족과 교회를 위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보통 음악이 아니었다. 그의 미사음악 중에 ‘라솔파레미’라는 작품이 있다. 당시에도 곡명에 계이름을 그대로 붙이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음악을 들어보면 선율이 ‘라솔파레미’ 음계에 맞춰 진행된다. 가사가 있는데도 왜 음계를 제목으로 했을까? 이 곡의 음계는 원래 ‘Lascia fare a me’ 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말뜻은 “밀린 월급 좀 주세요”다. 그 어감과 비슷한 음계를 골라 곡에 사용한 것이다. ‘팡게 링구아 미사’라는 제목의 작품도 있는데, ‘혀로 말하다’라는 의미다. 고음악에선 말과 음악의 관계가 꽤 밀접했다. ‘올라간다’라는 가사에선 음계도 올라가고, ‘땅으로 평화가 퍼진다’ 같은 가사에서는 음이 내려가는 걸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종교와 음악

    프랑스 음악의 대두에 충격을 받은 영국도 위대한 작곡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토머스 탈리스(Thomas Tallis·1505~1585)는 영국의 수도원에서 활동한 작곡가다. 토머스 탈리스는 훗날 본 윌리엄스라는 20세기 작곡가에 의해 본격적으로 알려진다. 역시 영국 작곡가인 본 윌리엄스는 르네상스시대 선배인 탈리스가 만든 성가의 멜로디를 사용해 멋진 현악오케스트라용 작품을 완성했다. ‘토머스 탈리스의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다. 이 곡은 러셀 크로가 주연한 항해영화 ‘마스터 앤 커맨더’의 주제곡으로 사용될 만큼 웅장하다. 토머스 탈리스는 영국이 종교개혁으로 혼란을 겪을 때 활동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집권하면서 개신교를 국교화하려고 했고, 구교와 신교의 대립으로 숙청과 화형이 난무한 시대다. 토머스 탈리스는 이런 변화의 시대에 잘 적응했다. 가톨릭을 위한 라틴어 노래와 개신교를 위한 영어 노래를 모두 만들었다. 그의 대표작인 ‘스팸 인 알리움’은 ‘다른 사람들의 희망’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선율이 무려 40개나 합쳐지는 놀라운 곡이다.

    조반니 팔레스트리나(Giovanni Palestrina·1525~1594)의 이름은 이탈리아의 팔레스트리나란 지명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지명을 성(姓)처럼 사용하곤 했다. 순천에서 시집 온 아낙네를 ‘순천댁’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인 팔레스트리나는 소년 합창단원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교황청 합창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모든 단원이 독신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쫓겨났다. 전 유럽을 휩쓴 흑사병에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신부가 되려고 했으나, 돈 많은 과부가 나타나자 재혼했다. 이후 100곡이 넘는 미사곡을 남겼다. 당시 보수주의자들은 그레고리안 성가 같은 미사곡이 여러 개의 선율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미사곡인 모테트를 검열했는데, 그런 분위기에서도 팔레스트리나는 ‘교황 마르첼로의 미사’와 같은 곡을 만들어 폴리포니가 미사곡으로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여줬다.

    조스캥 데 프레, 팔레스트리나와 함께 3대 르네상스 작곡가로 불리는 올란도 디 라소(Orlando de Lassus·1532~1594)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어 어릴 때 합창단에 세 번씩이나 유괴를 당했다. 합창단에선 목소리가 아름다운 아이를 거세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지만, 다행히 라소는 무사했다고 한다. 그는 무려 2000곡 이상의 음악을 만들며 대작곡가로 성장했다. 그를 원하는 곳이 많았지만 여행하기를 즐기고, 가족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몇 개월씩 떨어져 지내는 직업은 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은 죽기 4일 전에 남긴 ‘성 베드로의 눈물’이다.

    전위적인 작곡가가 살인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엘리자베스 여왕의 황금시대가 열렸다. 윌리엄 버드(William Byrd· 1540~1623)는 ‘아베 베룸 코르푸스’라는 곡을 남겼다. ‘성체 안의 예수’라는 뜻의 이 종교음악은 훗날 모차르트와 엘가에게도 영향을 주어 동명의 작품을 남기게 했다. 같은 시대의 존 다울런드(John Dowland·1563~1626)는 ‘Air’라는 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처럼 오늘날 ‘아리아’로 알고 있는 음악이 바로 이것이다. 다울런드는 왕실연주자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그는 이중적인 성격의 작곡가로 알려졌는데, 그가 얽힌 사건들 때문에 그렇다. 그는 개신교가 국교가 될 때 가톨릭으로 개종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여행 도중 가톨릭교도들이 엘리자베스 여왕 암살을 모의하는 것을 목격하고 돌아와 그들을 고발했다. 이후 작곡가로 계속 명성을 쌓는다.

    더 독특한 인생을 산 사람도 있다. 스페인의 작곡가 카를로 제수알도(Carlo Gesualdo·1566~1613)는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그는 자신을 신비스럽게 보이기 위해 가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그 스스로 참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진짜 이름을 밝혀버린 것이다. 그는 당대 최고의 미인이었던 사촌누이와 결혼하는 데 성공했다. ‘얼굴 값 한다’는 말처럼 아내를 노리는 많은 남자 때문에 제수알도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결혼하고 몇 년 뒤 아내가 외간남자를 집에 불러들였다. 제수알도는 사냥을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몰래 다시 들어와 불륜현장을 적발했다. 그 다음이 문제다. 그는 그만 두 사람을 살해한다.

    제수알도의 말년이 어땠을까? 처참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당시 그는 젊었고, 그 사건이 있은 뒤로 더 많은 곡을 남겼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아내가 먼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제수알도의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법이 그랬다고 하는데, 요즈음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아무튼 사건 이후 잠깐 은둔생활을 하기는 했지만, 열심히 작곡했고, 교회에서는 그런 그를 위해 성화를 그려주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살인자 제수알도가 아닌 작곡가 제수알도로 배운다. 대중을 위한 모테트라고 할 만한‘마드리갈’을 여러 권 남겼는데, 모두 걸작으로 평가된다. 그의 반음계적인 기법이 그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당시에는 보기 힘든 전위적인 기법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 들으면 다 옛날음악처럼 들리지만, 전위적이라 하면 뒤지지 않는 스트라빈스키 같은 현대음악가는 제수알도의 곡을 찾아내 자신의 작품에 소재로 삼기도 했다.

    지휘봉에 찔려 죽다

    이탈리아의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1567~1643)는 19세기 음악가 주세페 베르디와 다른 사람이다. 오페라 ‘오르페우스의 전설’로 유명한데, 옛날 하프인 ‘에올리아 하프’를 잘 연주하는 오르페오가 지옥에 갔다 돌아오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의 비슷한 작품에서는 오르페오가 노래할 때 하프와 닮은 류트라는 기타가 사용되지만, 몬테베르디는 파격적으로 현악기 반주를 사용했다.

    독일에서는 하인리히 쉬츠(Heinrich Schutz·1585~1672)가 오라토리오 같은 합창곡과 오페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독일음악의 전성기가 열린 것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베토벤의 그것과 흡사한 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궁정에서 일했던 그는 말년에 작곡을 하지 않고 은퇴하려 했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후원자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오랫동안 고생했다. 후원자였던 게오르그 선제후는 여러 음악가를 이런 식으로 괴롭히기로 유명했는데, 나중에 헨델도 이 사람 때문에 음악으로 여러 봉사를 했다.

    황당하고  재미있는 고(古)음악  이야기

    밀라노의 중심 두오모 광장. 통일 이탈리아의 초대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의 동상을 마주 보고 있는 대성당 두오모는 1386년에 축조되었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단장된 것은 19세기였다.

    오늘날의 지휘봉은 가늘고 짧지만 과거엔 그렇지 않았다. 바로크시대 전까지는 길이 1.5m 정도의 지팡이 같은 것을 사용했다. 이것을 휘둘렀다면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종종 보험금이 지급됐겠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휘두르지 않고 바닥을 두드리는 데 사용됐다. 쿵쿵 소리가 나서 음악에 방해가 되었을 것 같지만, 당시 연주자들은 악보에서 눈을 떼지 않고 박자를 지킬 수 있어서 편했다. 큰 지휘봉 소리는 타악기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아랫부분이 상당히 뾰족해서 지휘자들이 발을 다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 작곡가 장 밥티스트 륄리(Jean-Baptiste Lully·1632~1687)는 지휘를 하다가 그만 지휘봉에 발등을 찍혀서 끝내 목숨을 잃었다. 발이 부서질 정도로 세게 찍힌 후 발목 절단을 거부하다가 온몸으로 병이 번져 사망했다. 륄리는 아이들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로 연주하는 그 유명한 ‘가보트’를 만든 사람이다. 프랑스를 70년 넘게 지배한 태양왕 루이14세의 총애를 받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왕을 위해 춤곡을 작곡했고, 유명한 희극작가 몰리에르와 함께 극단을 위한 작업도 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지만 자신의 족보를 고쳐가면서 궁정에 들어가 이름을 날렸다. ‘왕의 춤’이라는 영화는 이런 륄리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아마데우스’에 필적하는 음악영화라고까지 극찬하는 걸작이다. 특히 젊은 루이14세로 열연하는 브누아 마지멜은 이후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교수를 사랑하는 음악청년 역할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1660~1725)와 도메니코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1685~ 1757)는 부자지간으로 둘 다 바로크시대 작곡가다. 하프시코드를 위한 음악을 많이 작곡했는데, 오늘날은 피아노로 많이 연주된다. 특히 아버지는 최초의 현악사중주를 만든 사람으로 유명하다. 하이든이 ‘현악사중주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최초는 아니었다. 스카를라티는 현악사중주라는 이름 대신 ‘건반악기 없이 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로 연주하는 소나타’라는 긴 제목의 곡을 남겼다. 이것이 최초의 현악사중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후 이런 편성의 곡을 더 쓰지 않았고, 하이든에 이르러서야 이 장르가 엄청나게 발전한다.

    토마소 알비노니(Thomaso Albinoni ·1671~1751)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유명한 작곡가다. 현악기로만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와 오르간이 연주하는 이 아름다운 곡은 중간에 나오는 바이올린 솔로가 아주 구슬프다. 영화에도 자주 쓰였는데, 오슨 웰스 감독이 만든 ‘카프카의 심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요제프 K는 이유도 모른 채 체포되고 소송에 휘말린다. 주연을 맡은 앤터니 퍼킨스는 마치 요제프 K로 태어난 것처럼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현대사회의 암울한 분위기를 극적으로 표현한 카프카의 소설을 영화화한 오슨 웰스 감독은 ‘시민 케인’을 연출한, 영화계에선 교과서적인 인물이다. 이 흑백 영화에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만큼 잘 어울리는 음악은 없을 것 같다. 저음으로 지속되는 오르간의 화음과 더블베이스의 피치카토, 계속해서 하강하는 현악기의 멜로디! 모두가 카프카의 세계를 그리는 데 동참한다. 수많은 클래식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이 음악은… 그러나 알비노니의 작품이 아니다. 레모 자초토라는 이탈리아 작곡가가 알비노니가 사용했던 멜로디 몇 마디로 10분 넘게 지속되는 아름다운 곡으로 편곡, 아니 작곡한 것이다. 여하튼 덕분에 알비노니의 이름이 세기를 넘기면서까지 알려졌다.

    황당하고  재미있는 고(古)음악  이야기
    조 윤 범

    1975년 서울 출생

    선화예고, 연세대학교 기악과 졸업

    서울필하모닉 단원 및 다수 오케스트라 객원 악장 역임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 리더 겸 제1바이올린 주자

    예당아트TV ‘콰르텟엑스와 함께하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진행

    ‘조윤범의 파워클래식’(2008)


    혹자는 프로그레스브 록그룹, 혹은 클래식 록그룹으로 불렸던 뉴트롤즈의 ‘아다지오’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라고 말하는데, 비슷한 제목 때문에 혼동한 것이다. 두 음악을 들어보면 전혀 다른 선율임을 알 수 있다. 그룹의 리더가 전주에 등장하는 바이올린 선율이 ‘바흐의 아다지오’라고 말했다는데, 바흐에게는 이런 작품이 없고, 사람들은 농담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1785년, 헨델과 바흐가 한 달 차이로 태어났다. 이제 바로크 음악이 전성기를 맞이한다. 우리는 그들을 어머니, 아버지로 부르지만 그들도 이전의 음악이 없었다면 그런 업적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선배들처럼 후배들에게 더 낳은 유산을 물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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