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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자녀 키우기 좋은 나라 1위, 호주

학원 뺑뺑이 돌던 병약한 아이 광활한 자연 속에 뛰고 또 뛰며 럭비선수 꿈꿔

  • 윤필립│시인·호주 전문 저널리스트 phillipsdy@hanmail.net│

자녀 키우기 좋은 나라 1위,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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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깔깔거리며 공을 차느라 해지는 줄도 몰랐다. 정신없이 놀다보면 공원에 어둠이 깃들었고, 퇴근길의 부모가 공원에 와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갔다. 유난히 병약했던 하얀 얼굴의 아이는 금세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건강한 아이로 변했다. 피부도 말끔해졌다. 그런 역동성이 어디에 숨었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로 아이는 뛰고 또 뛰었다.

호주 도착 두 달째 되는 날 아이는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 아이 예닐곱 명이 집으로 쳐들어왔다. 손에는 초콜릿과 감자칩이 들려 있었다. 기껏 두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아이는 영어로 친구들과 얘기했다. 어쩌다 다툼이 생기면 아이는 언성 높여 영어로 자기주장을 펼쳤다. 그런 모습이 부모는 마냥 신기했다. 여기저기 학원순례를 다니던 서울의 생활이 까마득히 잊혔다.

허구한 날 놀기만 해도 되나 하는 걱정이 생길 즈음, 아이는 초등학교(primary school) 입학 전에 다니는 유치원((kindergarten)에 들어갔다. 집 근처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이었는데, 그냥 ‘어린이 놀이터’라고 보면 된다. 잔디밭으로 나가 아침 내내 뛰어놀고, 간식 먹은 다음 그림 그리면서 놀고, 점심 먹고 노래 배우며 놀고, 틈만 나면 잔디밭에 나가 공차기 하고….

잔디밭에서 뛰고, 또 뛰고

이런 공립 유치원에 소요되는 예산은 주정부(85%)와 연방정부(15%)가 나눠 부담한다. 물론 각종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사립 유치원도 있지만 공립보다 20%가량 비쌀 뿐이다. 호주 어린이의 70% 이상이 공립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등학교에 다닌다. 유치원 입학연령인 다섯 살에 이민 온 영식이와 달리, 호주 어린이 대부분은 부모가 직장에 있는 동안 유아원(child care center)에 맡겨진다. 즉, 유아원-유치원을 거쳐 의무입학 나이인 6세가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한국에서 유아세례를 받은 영식은 가톨릭이 운영하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엄밀히 말하면 사립학교이지만, 여기선 그냥 ‘가톨릭 학교’라고 한다. 개인이 부담하는 학비도 거의 없고, 수업도 공립학교와 다를 바 없다. 다만 가톨릭 신자라는 증명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아이가 다닌 가톨릭 초등학교는 지역 성당과 한울타리 안에 있었다. 교사가 전부 가톨릭 신자여서 종교적 색채가 강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수업 내용도 공립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사립학교가 교육부의 정기적 관리감독을 받으며 상급학교가 요구하는 과목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상급학교 진학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아이는 한국 영재학원에서 배운 산수 덕을 톡톡히 봤다. 게다가 미술, 피아노 등 기초를 익힌 상태라 다른 학생들보다 진도가 앞섰다. 태권도와 수영도 미리 배운 덕분인지 모든 운동 종목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한국의 지나친 조기교육이 비판받고 있지만, 일부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호주에선 스포츠와 예능 과목을 잘하면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를 잘하는 영식이도 학교에서 스타로 통했다.

스포츠 통해 팀워크 體化

또 영식이는 선발학교(selective school)인 ‘시드니보이스 하이스쿨’에 합격한 첫 번째 학생이 되었다. 선발학교는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일종의 영재학교다. 정부는 공립학교 중 일부를 선발학교로 선정해 일류 사립학교 이상의 시설과 재정을 지원해준다. 당연히 대입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어 선발학교 입학 경쟁은 치열하다.

호주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 명문 고등학교인 시드니보이스는 학부모들을 자주 초청했다. 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호주 의무교육은 수준이 높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특히 우리 학교는 총리를 비롯한 수많은 명사를 배출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호주의 의무교육은 지성, 사회성, 예술성은 물론이요 학생의 장래성을 감안한 기술 능력 함양에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고 덧붙이곤 했다.

참고로 호주의 교육제도는 유치원-초등학교(1~6학년)-고등학교(7~12학년)-대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의무교육은 10학년까지다. 10학년을 마치면 일부는 졸업을 하고,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11~12학년(senior secondary)에 진학한다. 10학년까지는 영어, 수학, 외국어, 과학, 사회 환경, 기술, 체육, 예술 등을 전부 배우지만 11~12학년은 영어, 수학 등 대입에 필요한 과목 위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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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시인·호주 전문 저널리스트 phillips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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