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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한반도 전쟁소설

2014

8장 조선성(朝鮮省)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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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군이 북한땅에 진주하자 미국과 한국 정부 사이에 묘한 이질감이 생성된다. 북한 핵 문제에 골머리를 앓아왔고 중국과 무력충돌을 원치 않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이중국의 한 성(省)으로 편입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 반면 이 기회에 완전한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이를 악물고 있는 한국군 지휘부는 북한 반란군과 합세한 이동일 부대를 움직여 북한의 내분을 심화시킨다. 한편 북한 425기계화군단 전차대는
  • 북한에 들어온 중국군 제16집단군 소속 4장갑사단을 공격해 전멸시키는데…. <편집자>
2014

일러스트 · 박용인

2014년 7월26일 토요일 06시30분, 개전 19시간40분25초 경과.

미국 워싱턴 시각은 7월25일 금요일 16시30분이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미국 대통령 오바마와 국무장관 빌 스튜어트, 국방장관 제임스 코넬, 합참의장 마크 핸슨과 백악관 비서실장 패트릭 어윈 다섯이 둘러앉아 있다. 그들은 백악관의 전시 상황실인 지하 워룸(war room)에서 방금 올라온 것이다.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앉은 오바마가 웃음 띤 얼굴로 넷을 둘러보며 말한다.

“코리아 미스터 박은 64년 전 남북한 전쟁 때도 중국군이 내려왔다고 불평을 하더군. 만일 그때 중국군이 내려오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한국이 통일했겠지요?”

“그렇습니다.”

국방장관 코넬이 정색하고 오바마를 본다.



“그때 북한은 없어졌습니다.”

“어쨌든.”

어깨를 편 국무장관 스튜어트가 나섰다.

“이제 한숨 돌렸습니다. 난생 처음 중국군이 고맙게 느껴지는군요.”

“그래요?”

커피잔을 든 오바마가 다시 웃는다. 방 안 분위기는 밝다. 워룸에서는 각 군 지휘관에다 보좌관까지 모여 있는 바람에 속에 있는 말을 다 내놓지 못했다. 오바마가 넷을 둘러보며 묻는다.

“한국은 운이 없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한텐 다행이라니깐요, 각하.”

스튜어트가 손까지 저으며 말을 잇는다.

“더 이상 미국의 재산과 인명의 피해는 없을 겁니다. 북한이 중국의 조선성(朝鮮省)으로 편입되는 것이 미국에는 가장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 말을 한국인들이 들으면 화내겠군.”

쓴웃음을 지은 핸슨 합참의장이 혼잣소리처럼 말하더니 오바마를 힐끗 보았다.

“하긴 이것으로 북한 핵 문제도 함께 풀리게 되었습니다.”

북한이 중국의 조선성으로 편입되면 그렇게 애를 먹였던 북핵 문제도 단숨에 해결되는 것이다. 머리를 끄덕인 오바마가 어깨를 흔들며 심호흡을 했다.

“어젯밤은 잠을 설쳤는데 오늘밤은 좀 편히 잘 것 같군요, 그렇죠?”

그러자 코넬이 먼저 대답했다.

“남북한 내부의 혼란이 있겠지만 전면전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각하.”

워룸에서의 결론도 그렇다. 중국 군부와 비밀 접촉한 결과 중국 군부는 미군과의 전쟁을 극력 회피할 것이라는 정보를 받았다. 당연한 일인 것이다. 내분으로 갈라진 북한 정권을 흡수, 귀속시킬 천재일우의 기회인데 무슨 전쟁인가?

7월26일 07시, 개전 20시간10분25초 경과.

봉산 교외의 보급대 건물 안. 식사를 마친 이동일이 양치질을 하고 있을 때 강성일이 다가왔다.

“대위, 내부 반란이 심각해.”

다가선 강성일이 말을 잇는다.

“삐라 때문이야. 저 위쪽의 함경남북도까지 삐라가 날아가 노농적위대, 교도대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제압하려고 나서는 부대가 없어.”

이동일의 시선을 받은 강성일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는다.

“김정일, 김경식 양측이 서로 상대방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야. 반란군 진압에 전력을 손상하지 않으려는 의도지.”

“중국군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오늘 오후면 3개 집단군이 모두 진입해올 거네.”

입맛을 다신 강성일이 외면한 채 말을 잇는다.

“김경식은 중국식 개방을 하겠다고 끌어들였지만 호랑이를 집안에 끌어들인 셈이지. 중국놈들이 이용만 당하고 물러갈 것 같나? 어림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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