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19일 미국 백악관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멀었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더 우세하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10년 국가경쟁력보고서에서 “중국은 2050년에야 미국과 맞먹는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40년은 더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해 한 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에서 40년의 세월은 변수가 너무 많은 기간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08년 기준 국가 경쟁력은 미국이 1위, 중국이 17위이며 과학기술 수준도 미국의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앞서 필자가 언급한 특허출원 건수, 논문 발표 건수, 연구개발투자비, 과학자 수, 학업성취도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현재 과학기술력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단지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는 하지만 경제·산업 분야, 기초과학 분야 등의 과학기술력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평이다. 세계시장에서 중국 상품은 여전히 ‘짝퉁’ ‘싸구려’ 이미지다.
중국은 과학기술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긴 해도 GDP의 1.7%에 불과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3%대이므로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 분야는 자본 투자를 많이 한다고 그에 걸맞은 실용적 효과가 반드시 도출되는 분야도 아니다.
중국은 자국의 과학기술력 수준을 빨리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에 투자하거나 수출하는 해외기업에 기술 이전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반발했지만 어느 정도는 체념하는 듯하다. 올해 1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 때 중국이 수백억달러의 미국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나서자 미국은 첨단 항공기 기술을 이전해주기로 했다. 중국은 정보통신, 생명과학 등 첨단 분야에서 한국, 일본 등과도 합작회사를 설립해 기술 수준을 높이려고 애쓴다.
중국은 우수한 과학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린다. 중국은 2008년 1월부터 천인계획(千人計劃)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고급 과학기술 인재 1000명을 유치하려고 한다. 이들을 귀국시켜서 자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텐궁1호(왼쪽)의 우주에서의 모형도.
많은 경제전문가는 중국의 경제 환경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중국의 과학기술의 진로에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이 지금과 같은 고도성장을 계속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의 성장은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토대로 세계의 굴뚝 역할을 함으로써 이뤄낸 것이다. 그러나 임금 상승, 소비 증대, 자원 부족, 자연 파괴, 환경 비용 증가로 인해 값싼 하청 공장을 만들어 수출하는 식의 성장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정치체제, 부의 양극화에 반발해 국내 정치적, 사회적 불안이 커질 소지도 있다. 이 역시 중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도성장의 엔진이 식는다면 중국 각 분야 과학 기술력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