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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 ‘검찰 - 재벌 대혈전’ 한화 비자금 수사 막전막후

김승연 회장 소유면 한화가, 아니면 검찰이 다친다

두개의 차명회사(한유통·웰롭) 둘러싼 논란이 핵심

  • 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김승연 회장 소유면 한화가, 아니면 검찰이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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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에서는 수시로 기자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홍보하며 방어권을 철저히 행사하였습니다. 기자는 취재원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치열한 사실 확인 과정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여야 하고 비판은 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진위를 철저히 검증하지 아니한 채 이를 사실로 단정하고 나아가 이를 근거로 검찰을 비판한다면 언론의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검찰과 남 지검장의 바람과는 다르게 이 글은 칼이 되어 검찰로 돌아왔다. 당장 ‘한화그룹 사건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부실 회사의 부채를 그룹 자금으로 갚은 배임 사건’으로 규정한 남 지검장에 대해 비난이 일었다. 수사 책임자가 피의사실을 공공연히 공표했다는 이유였다. 검찰 내에서도 “경솔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검찰과 정부 측 분위기를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의 얘기다.

“그 글이 결정적이었죠. 안 그래도 좋지 않았는데, 기업의 불만이 정치권 등을 통해 계속 청와대에 전달됐거든요. 이걸로 인해 언론도 등을 돌렸고. 검찰에 대한 지휘책임이 있는 법무장관, 민정수석 등이 곤란해졌지요. 그때부터 이 사건을 빨리 끝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12월까지 끝내라, 뭐 이런 식으로. 남 지검장 입장에선 독이 됐죠.”

수사와는 직접 관련 없는 얘기지만, 검찰과 한화 간 감정의 골을 보여주는 사례는 더 있다. 김 회장의 소환과정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지금까지 엇갈릴 정도다. 한화 측은 “기업 총수의 입장을 감안해 2,3차 소환을 비공개로 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묵살당했다. 기자들에게 날짜, 시간 다 알려주는 비공개 소환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무슨 소리냐. 김승연 회장 본인이 ‘난 지하로는 못 들어간다’고 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을 정도다. 검찰 관계자는 “이처럼 김 회장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을 회사 임원이 부인하거나 다르게 알고 있는 사례도 많았다. 김 회장과 임원들 간 대질이 필요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13개 중 2개가 논란



검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한화그룹의 범죄사실을 백화점식으로 열거했다. 먼저 검찰은 수사결과 김승연 회장의 차명계좌 382개, 차명소유회사 13개, 비자금 1077억4000만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2003년경부터 최근까지 차명소유한 위장계열사들의 빚 3500억원을 그룹계열사들이 갚게 했으며(횡령, 배임), ㈜한화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S·C 지분 3분의 2와 ㈜동일석유의 주식을 각각 김 회장의 장남인 동관씨와 누나인 김영혜씨에게 헐값에 팔아 그룹에 1041억원의 손해(배임)를 끼쳤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소위 ‘장교동팀’이 급여로 가져간 29억원도 횡령으로 봤다. 그 외에도 대한생명 콜옵션 계약서 변조·행사 등이 범죄사실로 적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역시 김 회장 차명소유기업의 부채를 그룹 계열사들이 부당하게 변제해준 것과 계열사 지분 헐값 매각을 통한 경영권 승계 의혹이었다.

검찰이 김 회장의 차명소유회사라고 밝힌 13곳 중 문제가 되는 곳은 한유통과 웰롭, 딱 두 곳이다. 나머지 11개 회사에 대해서는 한화 측도 김 회장의 차명소유회사임을 인정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유통과 웰롭은 김승연 회장의 동생 김호연(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차명으로 설립한 회사로 1997년 7월 김승연 회장이 인수했다. 1997년 인수 직후 김 회장은 한유통과 웰롭의 1609억원의 채무에 대해 김승연 회장이 차명소유기업임을 인정한 태경화섬,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 한화종합화학, 한화석유화학 등으로 하여금 대신 지급보증을 서게 했다. 검찰은 총 3500억원가량의 이들 기업 부채를 변제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이 잦은 회사명 변경, 부동산 자전거래, 복잡한 기업 인수·합병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화 측의 입장은 다르다. 이 두 회사만큼은 김승연 회장의 차명소유회사가 아니며 현재 한화유통의 자회사라는 것이다. 한화그룹 측의 얘기다.

“수사 초기부터 한화그룹은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했습니다. 금감원을 통해 전해진 5개 차명계좌 외에도 57개의 차명계좌를 검찰에 임의 제출했어요. 김 회장의 차명소유기업 문제도 그렇습니다. 이미 검찰에 어느 곳이 차명소유고 어디가 아니다라고 충분히 설명했거든요. 한유통과 웰롭은 차명소유기업이 아니에요. 그런데 검찰은 차명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달려가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와 입장차가 생기는 거죠. 김호연씨의 빙그레에서 한화유통 자회사로 그대로 변경된 것이고요. 한화그룹 계열사와의 지급보증관계는 이미 그전부터 있었던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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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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