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그룹 부회장.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채용하면서, 회사가 어떤 나라의 직원도 문제를 느끼지 않는 ‘표준화된 기업 문화’를 빠르게 만들어가고 있다. 외국인 직원이 영어에 능통한 직원에게 업무와 일상에 대한 조언을 언제나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카페’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SK C·C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국내 거주 기준)은 63명. 이들의 출신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중국, 대만, 러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스페인, 아제르바이잔, 인도, 카자흐스탄, 몽골, 터키 등 모두 16개국에 달한다.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외한 모든 대륙 출신 구성원이 한 기업에 모인 셈이다.
SK C·C가 글로벌 조직으로 빠르게 변모한 이유는 활발한 해외 진출에 있다. 2007년 중국과 인도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국내 정보기술(IT)업체로는 최대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인 아제르바이잔 ITS 구축사업과 몽골 ITS사업, 카자흐스탄 우편물류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전자지갑(m-Wallet) 서비스 제공 계약까지 체결했다. SK C·C 관계자는 외국인 채용의 강점에 대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해당 국가 직원이 참가함으로써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인력과 일하는 것에는 숱한 어려움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장벽. 한국인 직원 입장에서는, 외국인이 업무를 수행할 때 하나부터 열까지 영어로 알려줘야 하니 번거롭다. 지시한 업무 범위 외에는 일이 추가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한국 직원에 비해 생산성도 낮은 편이다.
‘외국인 직원 활용의 극대화’와 ‘공평한 대우’는 이 회사가 외국인 인력 운용에서 가장 유념하는 이슈다. SK C·C 관계자는 “언어 장벽 때문에 외국인이 보유한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외국인 직원에게는 주로 해외 사업과 연관된 역할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뿐인가. 외국인 직원에게는 한국어 교육을, 한국인 직원에게는 영어·중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외국인 임직원 1만명 시대
외국인 임직원 1만명 시대가 열렸다. 앞서 소개한 SK C·C처럼, 2000년대 이후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화’를 외치며 외국인 고급 인력 영입에 박차를 가해왔다. 박형철 머서코리아 공동대표는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기업이라면, 직원의 50%를 외국인으로 고용할 만큼 ‘글로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준에 비춰볼 때,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화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말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화제의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외국인 임원의 증가’였다. 왕퉁 삼성전자 DMC연구소 베이징통신연구소장이 전무로 승진하는 등 모두 8명의 외국인 승진자가 탄생했다. 이는 2009년 4명에 비해 2배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