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호

클라우드 전쟁의 서막

  • 김지현│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입력2011-07-20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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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드 전쟁의 서막

    1 기본적으로 맥도 지원하는 다음 클라우드. 2 안드로이드에서 N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에 접근한 상태.

    IT업계에 클라우드 열풍이 분다. 기업 대상의 클라우드 비즈니스 모델은 IBM과 아마존에서 시작됐다. 이어 구글이 눈높이를 낮춰 개인 사용자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통신사와 포털사이트의 경쟁, 그리고 애플의 참여로 클라우드는 e메일처럼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가 됐다.

    통신사와 포털의 스토리지 클라우드 경쟁

    클라우드는 구름 속에 데이터를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에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 데이터를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우리는 이미 1990년대 후반 월드와이드웹(WWW)에서 클라우드를 체험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한메일(hanmail.net)이 대표적이다. 한메일은 다음이 제공하는 메일 클라우드 서비스로 서버에 메일을 저장해두고 어떤 PC에서든 다음에 로그인을 하면 접근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아이패드, 태블릿 PC 및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PDA·PMP 등에서 연결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주목받는 클라우드는 이와 달리 ‘스토리지(저장장치) 클라우드’다. USB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해두면 어떤 PC든 USB 메모리의 파일에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 저 어딘가에 데이터를 올려두고 필요할 때에 인터넷으로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KT는 ‘U클라우드’, 네이버는 ‘N드라이브’, 다음은 ‘다음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U클라우드’와 ‘다음클라우드’는 용량 50GB를 제공한다. ‘다음클라우드’는 누구에게나 공짜다. PC와 맥(Mac), 스마트폰에 다음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하면 클라우드 속에 저장해둔 파일을 어디서든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PC에 설치해둔 클라우드 앱은 사용자의 명령 없이 자동으로 언제나 PC 속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해둔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어떤 디바이스에서나 필요할 때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스토리지 클라우드의 핵심 플레이어는 통신사와 포털이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10GB에서 시작된 클라우드의 스토리지 용량도 점차 커져 최대 50GB를 무료로 제공한다. 아마도 연말까지 경쟁 속에 무료 제공 범위가 100GB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클라우드 무료 제공은 손님 끌기용

    클라우드 전쟁의 서막

    50GB를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U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의 최대 경쟁력은 용량과 속도다.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가면서 클라우드의 가용 용량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바로 연결해서 데이터를 송수신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야 한다. 큰 기업,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규모가 있는 포털이나 통신사 혹은 제조사들이 클라우드 경쟁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스토리지 클라우드는 주로 무료다. 수십 기가바이트(GB)의 용량을 공짜로 제공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는 가입자 유지를 위해서다. 자사 고객의 이탈을 방어하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 이들에게 투자해 통신사는 고객을 유치하고, 포털은 자사 사이트 방문율을 높인다. 제조사는 단말기 판매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 스토리지 클라우드는 일종의 ‘미끼’인 셈이다.

    추억 저장하는 구글·애플 클라우드

    클라우드 전쟁의 서막

    구글 크롬에서 클라우드로 저장되는 각종 사용자 데이터.

    구글과 애플의 클라우드는 통신사나 포털의 클라우드와 다르다. 이들 클라우드는 단지 파일 형태의 데이터만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모든 경험과 추억을 기록한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구글의 클라우드. 구글과 애플의 공통점은 이들의 클라우드가 PC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수많은 데이터가 생산된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는 지인의 연락처와 주고받은 메시지, 설치한 앱 그리고 사진, 음악 등 ‘추억’이다. 물론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내역과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 대한 정보 히스토리도 기록된다. 이 모든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구글은 크롬이라는 브라우저를 PC와 맥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브라우저를 이용해 즐겨찾기로 등록된 홈페이지와 환경설정 정보, 특정 인터넷 사이트의 로그인 정보(아이디와 암호) 그리고 크롬에 설치된 앱들은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PC가 망가져도 크롬을 설치하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정보를 고스란히 불러들여 이용할 수 있다. 회사와 집에 있는 컴퓨터에 설치된 크롬에서 동일한 데이터, 동일한 사용 내역으로 크롬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향후 이러한 정보가 활용될 것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폰은 폰에 설치한 앱과 사용자의 폰 사용 내역 역시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폰을 교체하더라도 쉽게 기존에 사용하던 경험 그대로 다시 안드로이드 폰을 이용할 수 있다.

    케이블 없이 아이폰과 컴퓨터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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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개념도.

    사실 아이폰은 이처럼 폰에 기록된 정보를 쉽게 백업하고 복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미 오래전부터 제공해왔다. 아이폰을 PC와 연결하고 아이튠즈를 실행하면 아이폰에 기록된 모든 정보(주소록, 환경설정, 설치한 앱, 주고받은 SMS, 환경설정 정보)를 아이튠즈에 백업한다. 새로운 아이폰을 구입하더라도 아이튠즈에 백업된 데이터를 이용해서 쉽게 복원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데이터가 애플의 클라우드 iCloud에 기록될 것이다. 애플은 iCloud를 iOS 5.0에 제공함으로써 아이폰 사용 내역과 각종 데이터를 애플의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도 즉각 애플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PC나 맥에서 클라우드에 보관된 데이터를 언제든 꺼내 사용할 수 있다. 굳이 PC와 아이폰을 USB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애플 TV에서 클라우드에 저장한 사진을 꺼내 볼 수도 있다. 아이폰으로 생산된 콘텐츠를 어떤 디바이스에서나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는 기기와 기기를 직접 연결하지 않아도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모든 기기에서 언제나 동일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클라우드가 보여주는 비전이자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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