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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독자들을 위한 이달의 경제보고서 21

일본 원전사고 한국의 중국 의존도 높인다

  •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jplee@lgeri.com

일본 원전사고 한국의 중국 의존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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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사고 한국의 중국 의존도 높인다
일본 제조업 해외 생산 확대

전력 부족은 반도체 등의 전자부품이나 화학 및 금속 소재 등의 생산 공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전력이 불안정해지면 그만큼 제품 불량이 발생하기 쉽고 조업을 단축할 때마다 비용이 가중된다.

또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해외 기업은 일본발(發) 제품의 공급이 불안해지는 것을 우려하며 부품 및 소재의 조달 선인 일본 기업에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로 생산 기능을 분산하라고 요구한다. 일본 기업 중에도 부품 및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 조달 부품 및 소재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많다

일본 내 생산을 고집해왔던 일본 기업들도 해외 생산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번 지진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겨 세계 자동차 업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킨 시스템 반도체 업체 ‘르네서스’의 경우, 해외 분업 생산을 확대하고 특히 대만 기업을 통한 위탁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히타치화성’은 후쿠시마에 있는 자동차용 브레이크 소재 공장의 생산 기능을 태국, 멕시코, 중국 등으로 분산하겠다고 결정했다.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인 초경박형 동박(銅箔)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90% 이상인 대표적인 기업 ‘미쓰이금속’도 생산 기능을 말레이시아 등으로 분산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의 해외투자는 그동안 조립 가공 분야에 집중됐다.

기술 유출 위험성



단순 조립 분야뿐 아니라 핵심 제조 분야도 해외로 이전하면 독자적인 강점 기술이 유출될 위험에 처한다. 일본 기업은 그동안 수직통합적인 분업 구조 속에서 고객의 특수 주문에 철저히 응하는 등 독자적인 제조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 노하우가 해외거점을 통해 유출될 것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막기 위해 일본 기업은 새로운 분업 패턴을 만들 것이다. 예를 들면 핵심 소재의 양산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이러한 소재의 생산과정에 사용하는 특수 첨가제, 촉매 등은 일본 거점에서 공급하는 것이다. 에너지 소비량이 적고 첨단 기술이 활용된 소량의 특수 소재 및 부품 등은 일본 공장에서 생산하고, 기타 공정은 해외로 이전하는 분업 패턴이 일반화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핵심 제조업은 그동안 같은 지역 내에서 최종조립 및 부품, 소재 생산 등 모든 분야의 기술자가 현장에서 밀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각종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기술력을 연마하는 ‘일본식 기술경영’에 주력해왔다. 핵심 제조 분야가 해외로 이전되면 이러한 현장기술 진화형 경영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일본 기업은 해외거점 이전과 함께 현장 기술의 개량 및 진화 능력 재구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아시아 현지 공장의 기술개량 활동을 강화하고, 이러한 기술개량 효과를 본사의 제품 개발 및 연구 기능에 즉시 반영하는 시스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이 해외이전을 확대하면 일본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제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산업입지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일본 기업도 기존 사업을 해외로 이전하는 한편 본국에서 끊임없이 차세대 사업을 준비해 기업 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재편해야 한다. 특히 일본 기업은 전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그린 에너지 개발에 더욱 역량을 모으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이전에도 일본 기업은 그린 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이었으나 원전 위기가 겹치면서 개발 노력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지진 및 쓰나미 피해 가능성을 늘 안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脫) 원전’을 지향하게 됐다. 그로 인해 그린 에너지 산업 확충이 제조업뿐만 아니라 광범한 산업에서 과제가 됐다.

소프트뱅크(통신사), 리코(복사기 제조 업체), 모리세이키 제작소(공장기계 제조 업체), 코메리(지방 유통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그린 에너지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이다. 전통적으로 그린 에너지 사업을 추진해왔던 전자 기업뿐 아니라 서비스 업체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탐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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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jplee@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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