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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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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칼레발라 _ 엘리아스 뢴로트 엮음, 서미석 옮김, 물레, 768쪽, 3만2000원

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우리나라에서 환상문학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핀란드의 신화적 영웅들’이라는 부제가 붙은‘칼레발라’는 판타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반지의 제왕’을 쓴 작가 톨킨은 자신이 ‘칼레발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한 적이 있다. ‘칼레발라’는 핀란드 지역에서 수천 년 동안 구전된 신화로, 1849년 의사이자 문학가인 엘리아스 뢴로트가 수집·편찬했다. ‘칼레발라’라는 제목은 핀란드와 붙어 있는 러시아 지역의 지명 ‘카렐리아’ 혹은 ‘카렐리아 지역의 사람(영웅)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이 나온 후 유럽 각국에서는 찬사가 쏟아졌다. 독일 언어학자 하이만 슈타인탈은 이 책을 ‘일리아스’ ‘니벨룽겐의 노래’ ‘롤랑의 노래’와 함께 세계 4대 서사시 중 하나로 꼽았다. 핀란드의 화가 A. 갈렌 칼렐라는 ‘칼레발라’의 내용을 그림으로 재현했고, 음악가 시벨리우스는 이 작품을 테마로 한 여러 음악을 작곡했다. 핀란드의 각급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이 책을 읽도록 한다. 핀란드인이라면 누구나 ‘칼레발라’의 영웅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나이 많은 현인 베이네뫼이넨, 대장장이 일마리넨, 미남이지만 바람둥이인 레민케이넨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남쪽 지방 출신으로 북쪽 포욜라 지방의 늙은 여인 로우히와 갈등 관계에 있다. 이들 주인공의 결혼 이야기는 ‘칼레발라’의 주된 내용이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핀란드 민족의 기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베이네뫼이넨에게서는 명상적인 안정과 지혜, 일마리넨에게서는 일상의 근면함, 레민케이넨에게서는 유희를 즐기는 무모함이 엿보인다.



이 책이 의미심장한 또 다른 이유는 시와 노래가 가진 힘 때문이다. ‘칼레발라’의 시에는 신화적인 요소와 초자연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다. 세계와 사람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 등이 그렇다. 이것이 진짜 역사는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과 옛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핀란드 민족시와 노래의 원천이 된다.

‘칼레발라’는 지리적 특성상 북유럽 신화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거칠고 위협적인 대자연에 대한 묘사, 선과 악으로 상징되는 두 세력 간의 투쟁이 근간을 이루는 서사적 구조, 신비한 힘을 갖고 있는 어떤 물건(삼포)을 손에 넣으려는 등장인물의 여정과 다툼,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웅장한 분위기 등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다른 북유럽 신화와 달리 비장하거나 폭력적인 이미지가 강하지 않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옛사람들의 일상이나 생각과 가치관 등에 대한 내용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에서 ‘칼레발라’가 번역되기를 원했던 이들에게 이 책은 큰 기쁨을 줄 것이다.

박종훈│‘물레’ 편집장│

New Books

넥스트 디케이드 _ 조지 프리드먼 지음, 김홍래 옮김, 손민중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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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미래예측가로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리는 저자는 이 책에서 여러 질문을 던진다. 미국은 과연 테러리즘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중국은 과연 세계 최대의 패권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까, 동북아 한중일 3강 체제에서 힘의 균형은 누가 장악할 것인가 등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인류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10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국제사회 장악력이 떨어지는 사이 이란이 중동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했고, 중국 경제는 쉬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프랑스-독일 동맹의 갈등, 취약한 경제 여건을 가진 회원국의 위기 등으로 분열되고 있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지 저자는 다양한 논거를 통해 제안한다. 한국판에는 “이제 동북아의 요충지는 한국이 될 것이다”라는 저자의 서문이 실려 있다. 쌤앤파커스, 384쪽, 1만6500원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_ 프란츠 M. 부케티츠 지음, 이덕임 옮김

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다윈의 자연선택론과 적자생존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생명과학 전임교수인 저자는 용기를 미덕으로 받아들이는 세태에 맞서 “겁쟁이야말로 생물체의 기본 활력소”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많은 나라와 사회에서 칭송받는 용감한 병사와 전사들은 수세기 동안 ‘용기’의 희생양이 됐다. 그들의 행동이 찬양받고 기념비에 새겨진다 한들 그들에게나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면 범죄에 가까운 이념이나 신앙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에는 지나치게 겁이 많은 사람들이야말로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크며 이 때문에 자신과 타인을 위해 선행을 할 가능성도 크다. 저자는 “다윈이 적자생존 개념에서 설파한 ‘적자(適者)’는 가장 용감하거나 겁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삶과 생존을 위한 전략을 갖추고 있는 개체”라고 말한다. 이가서, 267쪽, 1만3500원

검은 우산 아래에서 _ 힐디 강 지음, 정선태·김진옥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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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문화교차연구소 등에서 한국학을 강의한 저자는 한국인과 결혼한 미국인이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 51명을 인터뷰해 식민지 시대의 경험을 기록했다. 개인의 체험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미시사를 만들어보려는 시도다. 인터뷰이들은 미국 이주 전 식민지 조선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옷은 어떻게 입었는지, 같은 마을에 살았거나 같은 학교ㆍ직장에 있었던 일본인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등에 대해 생생히 들려준다. 이 과정에서 창씨개명, 신사참배, 일본군위안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이 나온다. 함경남북도, 평안남북도, 황해도 등에 살다 미국으로 이주한 16명의 증언은 남쪽에서 거의 연구되지 않은 북한의 식민지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사료로 가치가 높다. 부제는 ‘식민지 조선의 목소리 1910-1945’다. 산처럼, 288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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