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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의 일자리 창출 홍보용? 정부 의존도 높아 자력갱생은 뜬구름

사회적 기업 열풍의 허와 실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고용부의 일자리 창출 홍보용? 정부 의존도 높아 자력갱생은 뜬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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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 차원에서 육성하는 사회적 기업도 탄생했다. 모든 지자체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지정해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가 지정하는 사회적 기업은 예비 사회적 기업의 한 맥락이다. 대신 고용노동부보다 자격 요건이 하나가 적어 조직 형태, 사회적 목적 실현, 유급 근로자 고용과 영업활동 등 3가지 조건만 맞으면 된다. 서울시는 시가 지정한 사회적 기업을 ‘서울형 사회적 기업’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울형 사회적 기업은 지정과 동시에 신규 인력 창출 계획을 실행하는 것을 전제로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기간은 최대 2년이다. 1인당 인건비는 1년차엔 월 98만원, 2년차엔 인건비의 60%이며 전문인력의 경우엔 월 150만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52곳, 올해 2월과 5월에 각각 57곳과 68곳을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했다. 총 377개의 예비 사회적 기업을 발굴해 일자리 9031개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서울시내 예비 사회적 기업은 25곳으로 330명을 신규 채용했다.

신규 인력 고용 안정성 우려

서울시 담당 공무원은 “서울형 사회적 기업의 자격 요건이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지역형 예비 사회적 기업보다 덜 까다로워 더 많이 지원한 것 같다”며 “지역형 예비 사회적 기업은 2년차 인건비가 크게 줄지 않지만 서울형은 2년차 인건비가 60%로 줄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불평하는 곳도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단기간에 높은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난 데 대해 “신규 일자리 창출을 전제로 인건비를 지원하고 인건비 지원 비중이 커서 그럴 것”이라며 “기업이 10명을 새로 들여야 한다고 써낸다고 해서 인건비를 다 지원해주는 건 아니고 심사를 통해 적정인원을 판단해 그만큼만 인건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에만 300여 곳을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는 등 2014년까지 그 수를 1800곳으로 늘리고, 5만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현재까지 1만여 개에 달한다. 사회적 기업 수는 2007년 50곳, 2008년 205곳, 2009년 282곳, 2010년 497곳, 2011년 현재까지 555곳으로 늘어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의 매출 총액은 2007년 433억원에서 2008년 1276억원, 2009년 1300여억원으로 급증하며 사회적 기업 수에 비례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처럼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풀어야 할 당면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일자리 창출 성과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일자리 정책에 매몰돼 사회적 기업의 본질은 외면한 채 가시적인 고용 성과를 내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회적 기업을 ‘인증’하는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전문가 A씨는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가 인증해 사회적 기업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고 인건비까지 대주는 엽기적인 나라”라며 “일반 기업의 일자리 창출 실적이 저조하니 사회적 기업에 인건비라는 달콤한 사탕을 던져주고 고용 성과 홍보용 숫자 만들기에 국민의 혈세를 퍼붓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전문가 B씨는 “인건비를 지원받으려고 필요 이상으로 일자리를 늘린 사회적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닐 텐데 방만하게 운영하다 지원이 끊기면 잉여 인력은 또다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의 사회적 기업 전문가인 황정은 인클로버재단 연구소장도 사회적 기업의 신규 채용 인력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한 점을 우려했다. 황 소장은 “정부가 개입해 사회적 기업의 수가 크게 늘긴 했지만 알맹이는 없고 포장지만 번지르르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황 소장의 부연설명은 이렇다.

자생력에 달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건비 지원이 끊기면 망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재무건전성이 형편없는데 정부의 인건비 지원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데가 적지 않다는 거예요. 사회복지 차원에서 보면 현재는 마이너스라도 사회적 기업의 순기능이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많이 나타날 거예요. 한데 지금은 정부가 고용 창출에 집중하며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인건비 지원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되고 있어요. 사회적 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인건비 지원을 믿고 나태해진 탓이죠.”

외국의 사회적 기업들을 보면 시민사회가 필요성을 느껴 자율적으로 설립을 주도해왔고,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어 참여 열의와 만족도가 높다. 사회적 기업의 유형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런데 한국은 정부가 사회적 기업의 틀을 만들어 육성하다 보니 기형적 성장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인건비 지원 요건을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회적 기업을 연구해온 전문가 C씨의 제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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