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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강 기자의 知中用中

보하이(渤海)만 유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중국의 속병

보하이(渤海)만 유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중국의 속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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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하이(渤海)만 유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중국의 속병

2010년 7월 랴오닝성 다롄 항 인근에서는 송유관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석유소비량은 4억5800만t.중국 해관총서의 ‘2010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 수입량은 2억3900만t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51.4% 급증한 1351억달러를 썼다. CNOOC가 운영하는 해상 유전 생산량은 지난해 처음 5000만t을 돌파했는데, 이 중 약 3000만t이 보하이만에서 생산됐다. 경제의 피가 석유라면, 보하이만은 중국 경제의 심장인 셈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에서 경제발전은 사회 유지를 위한 제1 국시(國是)이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다. 중국이 수단에 석유자원 개발 자금으로 130억달러를 쏟아 붓고, 카스피해 연안 석유를 가져오기 위해 3000㎞가 넘는 송유관을 건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석유의 대외 의존도는 50%를 넘었고, 수입액도 전년대비 29% 급증한 상황에서 강도 높게 추진하는 해상 유전 개발, 그 ‘바로미터’인 펑라이 유전의 생산중단은 당국으로선 국가적 위기로 느껴질 수 있다. CNOOC 관계자가 신징바오(新京報)를 통해 “매년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고, 그만큼 안전문제가 커졌다”고 토로한 것도 당국이 느끼는 위기의 정도를 말해준다.

눈부신 성장 속 과실 누리지 못한 인민

내년이 후진타오(胡錦濤) 2기 체제가 물러나는 전환기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항상 그래왔지만, 전환기에는 체제안정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기 마련이다.

보하이만 일대는 만년의 마오쩌둥(毛澤東)이 체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영을 즐겼던 청정해안이지만 이미 ‘죽음의 바다’로 변한 상태다. 중국해양국은 “톈진, 랴오닝, 허베이성의 112개 쓰레기 처리장 가운데 80%가 보하이만에 폐기물질을 부어넣고 있다”고 밝혔고, 이 때문에 톈진시의 많은 양어장 어민들은 거액의 부채를 안고 이미 마을을 떠난 상태다. 하지만 톈진시와 랴오닝성 등은 보하이만 연해지구에 에너지시설과 항구, 공장시설을 지었고, 에너지와 물류 산업은 동북지역 경제발전의 핵심이 됐다.



‘눈부신 개혁개방 성과로 국가는 강국이 됐지만 인민들은 그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는 인민의 정서가 점철되는 곳이기도 하다. 소득불평등지수인 지니계수가 5.0(폭동을 유발하는 수준)을 넘은 중국에서, 그동안 억눌렸던 분노가 터져 나오면, 소요는 자칫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안정적 성장, 즉 ‘원쩡장(穩增長)’에 큰 걸림돌이다.

중국 당국이 펑라이 유전사고의 화살을 미국 석유업체 코노코필립스에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다. 당국과 언론은 “기름이 보하이만 연안에 도달해 양식장 물고기와 조개가 폐사하는데도 유전에서 기름이 계속 흘러나오는 등 코노코필립스 측이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라고 반복해 주장한다.

또 하나. 법 제도 미비와 이에 따른 부정부패가 이번 사고처럼 환경 예방·대응 기능을 떨어뜨렸다고 보는 이가 많다. 이번 사고로 CNOOC 등에 부과할 배상금은 우리 돈 5000여만원에 불과한 것도 중국의 해양오염법과 해양생물보호관련 법규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교수는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지방환경감독국은 중앙정부 산하기관이지만 지방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기 때문에 독립적인 기능과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종종 지방정부와 기업, 지방환경감독국이 공모해 환경오염을 자행하거나 묵인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펑라이 유전 사고는 진행 방향에 따라 중국체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펑라이 유전 사고 확인 요청에 중국이 거부한 것도 드러내기 싫은 중국의 속병 때문인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의 외교는 이러한 중국의 속병을 정확히 진단한 뒤 뒤따라야 한다. 우리로서는 “이웃나라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흥분할 수도 있겠지만, ‘불난 집에 부채질’할 필요는 없다. 보하이만은 우리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하이(渤海)만 유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중국의 속병
한편 일의대수(一衣帶水)인 보하이만 원유 유출사고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보하이만은 산둥반도와 랴오둥반도에 의해 폐쇄된 형태의 수역으로 여름해수가 그 안에서 회전하기 때문에 서해로 대량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중국은 설명하지만, 기름 유출로 오염된 물고기가 서해안으로 올 수도 있는 문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서해 백령도에서 점박이물범에게 위성추적장치를 달아 이동경로를 조사했더니 물범이 보하이만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왔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정부의 철저한 관리 조치가 필요한 이유다.

신동아 201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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