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보도 | STX그룹의 가나 국민주택사업

가나 정부, 지난 8월 우리 외교부에 ‘STX 사실상 퇴출’ 통보

박영준 전 국무차장 관여했던 가나 주택사업

  • 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가나 정부, 지난 8월 우리 외교부에 ‘STX 사실상 퇴출’ 통보

2/5
가나 정부, 지난 8월 우리 외교부에 ‘STX 사실상 퇴출’ 통보

STX그룹에 가나 국민주택사업을 제안했던 박영준 전 국무차장.

“가나 측 요구만으로는 경제성을 맞출 수 없었다. 우리가 상업물량이 대거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가나 정부도 이에 공감했다. 협상안이 마련된 뒤 마침 석유·가스 개발 사업을 위해 가나를 방문한 강덕수 STX 회장에게 이 사업을 설명하고 참여의사를 타진했다. 강 회장은 이미 서울에서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으로부터 이 사업에 대해 간단한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후 대사관 측과 가나 정부가 협상하는 과정에서 토지를 가나 정부가 무상으로 제공하고, 반입되는 건설자재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등의 추가 합의가 이뤄졌다.”

그해 11월17일, STX건설 김국현 사장은 가나를 방문해 가나 기업인 GKA(GK Airports Company Limited, 대표:B.K.아사모아)와 합작법인인 STX E·C Ghana를 설립하고 가나 정부와 동 사업 추진에 합의하는 MOU를 체결했다. GKA는 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가나 정부가 추천한 현지기업이었다. 2009년 11월15일 맺은 것으로 돼 있는 합작계약서(Joint Venture Agreement)에는 STX와 GKA 두 기업의 역할이 다음과 같이 규정돼 있다.

“GKA는 가나 정부와의 협상(negotiation, meeting, consultation) 등에서 합작사를 대표한다. 각종 인허가와 관련된 업무를 책임진다. 프로젝트 수행에서 자금조달을 위한 필요서류를 제공하고 합작사업에 대한 마케팅을 책임진다. STX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기술·설계·시공·전문성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금융문제를 책임지며,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운영한다. 가나 정부와의 협상에도 참여한다.”

양 기업은 이러한 각자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각자의 지분을 67%(STX)와 33%(GKA)로 정했다. 양측이 지는 의무사항의 비중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가나 대통령은 그해 12월2일 이 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특기할 점은 총 20만호 중 9만호(45%)를 가나 정부가 매입해주기로 한 것이다.(off-taker) 이 계약으로 인해 STX E·C 가나는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0만호에는 가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위한 빌라 300채도 포함됐다. 2010년 8월3일, 가나 국회는 본회의와 상임위를 세 차례나 오가는 줄다리기 끝에 이 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STX E·C 가나와 가나 정부는, 2010년 12월14일 20만호 국민주택사업 중 1단계 사업으로 공안공무원용 아파트 3만호를 먼저 짓기로 하고 첫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올해 1월27일 기공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이미 1차 본계약이 맺어진 직후부터 합작사 간 갈등이 시작됐다. GKA와 가나 정부, 우리 외교통상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STX는 가나 정부의 보증을 받아 프로젝트 금융(PF)을 조달하기로 돼 있었는데, 본계약을 체결한 직후부터 국회가 승인한 계약조건에 불만을 표시하며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의결된 이자율 2%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의회에서 현실성 있는 이자율(9.5%)로 다시 통과시켜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논란이 된 ‘경영진 협약’

참고로, 지난해 8월 가나 국회는 이 사업을 승인하면서 공급자인 STX가 3만호 주택건설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국회가 승인한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STX가 국제금융시장에서 2% 이하의 이자율로 자금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STX 측은 “현재 가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통제를 받고 있어서 고금리로 돈을 빌려올 수 없다. 국회가 허용할 수 있는 최대 이자율이 아마 2%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정도 이자율로는 어디에서도 자금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TX E·C 가나의 대표인 B.K.아사모아는 ‘신동아’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STX의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자율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던 중 합작사는 서울에서 이사회와 대표자 회의를 갖는다. 2010년 12월28~29일의 일이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STX와 GKA는 최초의 합작계약과는 별도로 ‘경영진 협약(Heads of Agreement)’이라는 걸 체결했다. 계약의 핵심 내용은 “그동안 STX의 독점적 의무사항으로 돼 있던 금융조달 업무를 두 기업이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금융조달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참고로, STX E·C 가나의 이사회는 각자의 지분에 따라 STX 측 4명, GKA 측 2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 협약은 이후 두 기업이 갈등을 겪는데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단순한 선의였다’는 STX의 주장과 ‘STX가 의무와 권리를 포기한 증거’라는 GKA 측의 주장이 맞섰다. GKA 측은 ‘경영진 협약’이 맺어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STX가 자사의 독점적 의무사항인 금융조달에 실패한 결과로 맺어진 계약이다. 이 조약으로 GKA도 금융조달을 할 수 있게 됐는데, STX도 이에 동의했다. 이로써 합작기업 내 권리, 의무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반면 STX 측은 이 경영진 협약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눈치다. STX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단순한 선의로, 공동 사업자(GKA)도 금융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한 것이다. STX가 금융조달에 자신이 없어서 맺은 것은 결코 아니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맺은 계약이다. 그러나 이 계약도 두 기업이 최초 맺은 계약과 같이 법적인 효력을 갖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2/5
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목록 닫기

가나 정부, 지난 8월 우리 외교부에 ‘STX 사실상 퇴출’ 통보

댓글 창 닫기

2022/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