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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특허소송 이겨도 지는 중소기업 설움 없애겠다”

총성 없는 특허전쟁 감독자 이수원 특허청장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특허소송 이겨도 지는 중소기업 설움 없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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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술 못지않게 디자인권 중요

2009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2008년 당시 조사대상국 58개 국가 중 37위로 평가되던 우리의 지식재산 경쟁력을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향후 3년간 GDP 104조원이 증가하고, 58만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수한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의 사례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애플사의 경우 일관된 브랜드(i-Pod, i-Phone, i-Pad, i-Cloud 등)와 혁신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지식재산 전략을 구사해 경쟁사를 견제하고 시장지배력을 높인 결과 미국 나스닥 100대 기업 중 2010년 시가 총액 1위를 차지했다. 구글도 페이지랭크(Page Rank)로 대표되는 새로운 검색 방법으로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으로 성장했는데, 창업한 지 11년 만인 2010년 나스닥 100대 기업 중 시가 총액 3위(176조원)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지식재산을 서로 차지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 삼성전자와 애플 간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 다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두 회사의 특허분쟁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앞으로 유념해야 할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주로 제품의 제조기술과 관련된 특허권을 많이 갖고 있고, 그에 따른 소송을 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품 생산을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애플사의 경우 제품의 디자인권에 대한 소송을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 보유량이 미국 내 기업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휴대전화의 GUI (Graphic User Interface)나, ‘전체적인 외관과 느낌’(look and feel) 등 감성적인 디자인권에 대해서는 애플사보다 약세입니다. 따라서 제품 제조 기술 관련 특허권뿐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과 관련된 디자인권을 적극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두 회사의 소송 결과는 어떻게 될까. 법무법인 청맥의 류경환 변호사는 ‘주간동아’ 기고에서 “대기업들은 서로 상대의 여러 가지 특허를 사용하므로 어느 한쪽이 후련한 승리를 거두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청장도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에서 “현재까지는 삼성이 승패와 상관없이 세계적으로 큰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낙관적인 평을 내놓았다.

“특허소송 이겨도 지는 중소기업 설움 없애겠다”
기업비밀 보호제 마련

그러나 대개의 경우 특허소송은 결과와 무관하게 기업에 큰 부담을 안겨준다. 2009년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100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승소한 기업 3곳 중 한 곳은 분쟁에 이기고도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특허소송이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그 기간 버틸 수 있는 시간과 돈 등 여유가 있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자사의 특허를 빼앗기고도 장시간 소송에 시달리다 피해를 보는 경우도 흔하다.

▼ 중소기업의 특허권이 대기업에 의해 침해받는 사례가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데, 특허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종합적 내용은 무엇인지요?

“기업에서는 지식재산권 분쟁의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특허청이 그 분쟁의 전모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허청에서는 대·중소기업 간 특허침해 또는 분쟁이 있었는지 여부를 당사자 간 소송제기 여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허침해 소송은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특허청의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 사법부의 일반법원, 대법원 등이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사법부에서 진행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은 듯하고, 특허청의 특허심판원에 심판 청구가 제기된 것만 갖고 설명하는 게 옳을 듯싶습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를 포괄한 전체 분쟁건수는 1만5023건이었다. 이 가운데 대·중소기업 간의 분쟁건수는 844건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대·중소기업 간 심판청구건수는 2007년 233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68건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분쟁의 결과는 어떻게 드러났는지요?

“중소기업이 패소한 비율은 최근 4년간 평균 49.9%입니다. 중소기업이 패소하는 이유는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지고 특허분쟁 경험이나 법률지식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특허청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특허분쟁컨설팅, 무료법률지원, 지적재산권 보험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가 있는지요?

“특히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기술을 탈취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기업이 은행에 기술을 적은 서류를 금고에 맡기고 나중에 법원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이 서류를 찾아다가 증명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거지요.

최근에는 특허청이 새로운 방식의 기업비밀 보호제도를 마련했습니다. 2010년 11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영업비밀 원본 증명제도가 그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기업이 기술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문서에서 특정한 지문(Hash Code)만을 추출해 공신력이 있는 기관에 보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만일 사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 전자지문을 활용해 기업이 비밀을 보유하고 있음을 법원에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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