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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22

한-EU 비관 이르고 ‘최종재’ 많아 수출입 동시 늘 것

한·EU FTA 3개월 평가와 한미 FTA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hjkim@lgeri.com

한-EU 비관 이르고 ‘최종재’ 많아 수출입 동시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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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칠레 vs 기대에 못 미친 ASEAN

칠레와 ASEAN은 여러 측면에서 대조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한-칠레 FTA는 발효 직전 5억달러에 불과하던 한국의 대칠레 수출을 발효 4년 만에 31억달러까지 6배나 끌어올린 반면, 한-ASEAN FTA는 발효 4년이 지나도록 320억달러였던 수출을 532억달러로 1.7배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 수입 역시 칠레로부터는 4배나 늘어났지만 ASEAN은 1.5배 증가에 불과했다( 참고).

FTA 활용률, 즉 전체 수출입에서 FTA 관세 양허 혜택을 받는 거래의 비중 면에서도 두 나라는 상당히 다르다. 한-칠레 FTA의 경우 수출 활용률은 85%, 수입 활용률은 94%에 달하는 반면, 한-ASEAN FTA는 각각 29%와 68%에 불과하다.

칠레와 ASEAN의 어떤 점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이 두 나라와의 교역사례는 FTA 성과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조건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첫째, 거시 경제적 여건의 차이다.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이후 몇 년간 세계경제는 상당한 호황기를 누린 반면, 한-ASEAN FTA는 발효 이듬해인 2008년부터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복병을 맞이했다.



둘째, 교역 주체의 차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칠레의 경우, 먼 거리와 높은 물류비가 진입장벽 역할을 해 웬만한 규모의 거래가 아니면 교역 자체가 이뤄지기 어려웠다. 그 결과, 칠레와의 교역은 대부분 규모가 큰 업체들에 의해 주도됐고, 자연히 FTA 활용에 필요한 정보 수집이나 행정절차 진행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멀지 않은 ASEAN과의 교역은 다양한 품목에 대해 크고 작은 규모의 업체들이 자유롭게 참여함에 따라 중소규모 업체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셋째, 교역구조와 이에 따른 생산 분업 구조의 차이에 기인하는 바도 상당히 컸다. 한국과 두 지역 간 교역품목을 상품의 특성에 따라 기초재(primary goods), 부분품(processed goods), 부품(parts · components), 자본재(capital goods), 소비재(consumption goods)로 나눠 분석한 결과, 대칠레 수출은 최종재, 즉 자본재(29.7%)와 소비재(38.7%)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반면, 한국과의 생산 분업이 활발한 ASEAN으로의 수출은 중간재에 해당하는 부분품(30.5%)과 부품(39.1%)의 비중이 훨씬 컸다. 즉, ASEAN으로 수출된 품목 중 상당수는 재수출을 위한 중간재로 쓰인 탓에 FTA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관세를 유예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참고).

한-EU 비관 이르고 ‘최종재’ 많아 수출입 동시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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