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기술진이 고장 원인 규명에 나선 KTX-산천. 제작 검사에서는 전 항목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
‘신동아’는 10월호 ‘승객 싣고 시운전하는 국산 고속철, 올 스톱 고려할 정도로 치명적 결함’ 기사를 통해 KTX-산천의 문제점을 긴급 진단했다. 충분한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납기(36개월)를 맞추다보니 제작·설계 결함이 많았고, 동시에 시운전 기간이 짧아 보완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한국형 고속열차 밀어주기’와 관련해 입찰 과정에서의 의혹도 제기했다. 이 기사는 9월23일 코레일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감사 자료로 활용됐다. 국감 당시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제작사(로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의원님, 제작사 기술력의 전반적인 부족 이런 것을 우리가 모두 주의를 환기시켜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사에서 사고, 고장 원인도 파악을 못하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허 사장은 앞서 KTX-산천에서 발생한 ‘견인 중 제동’ 같은 중요 결함 6건은 로템이 원인 규명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X-산천 4호와 7호에서 각각 발생한 ‘견인 중 제동’은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데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걸리는 것으로, 이럴 경우 열차가 갑자기 서게 된다. 결국 운용사(코레일)와 제작사(로템) 간 공방은 12월 말 도입 예정인 KTX-산천 50량 인수 문제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예정대로라면 이 50량은 이미 출고검사를 끝내고 시운전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 완성차 테스트도 받지 않았다.
KTX-산천은 로템이 2005년 11월 호남·전라선 KTX 도입 계획에 따른 공개입찰에 참여해, 2006년 6월 100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용화에 이른다. 이후 90량, 50량 등 3회에 걸쳐 240량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190량은 현재 운행 중이다. 50량은 12월30일 도입예정이었다.
KTX-산천 50량으로 ‘불똥’

9월23일 국회 국토해양위의 코레일 국정감사에 허준영 사장(왼쪽)과 (주)현대로템 이민호 사장이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월 말 승인된 절차에 따라 50량의 생산을 완료했다. 코레일은 지난 9월7일 창원공장에서 출고검사를 시행하던 중 ‘서류미비’를 이유로 검사인원을 철수시켜 지금까지 출고검사를 받지 못했다. 12월30일까지 인도하지 않으면 하루 2억3500만원, 월 70억5000만원을 물어야 한다.”
코레일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코레일 엔지니어링처 관계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