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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보도

“KTX-산천, 승객 태우고 ‘고장 테스트’하다 멈춰 섰다”

위기의 한국고속철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KTX-산천, 승객 태우고 ‘고장 테스트’하다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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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1월4일 멈춰 선 707열차, 원인은 개선 중인 모터블록 계전기 고장
  • ● 승객 수백 명 환승…“시험장치 테스트는 심야 시운전해야”
  • ● 전문가 “안전 불감증” vs 코레일·로템 “대수롭지 않다”
  • ● 독일 기술진이 KTX-산천 고장 원인 규명… 국산 기술력 ‘머쓱’
  • ● 추가 50량은 출고검사도 못해… 로템은 월 70억원 물어낼 판
  • ● KTX-산천 ‘양호’ 판정한 제작·성능 검사기관 무용론 대두
  • ● 입찰위원, “입찰 당시 ‘한국형 원한다’ 언질 있었다”
“KTX-산천, 승객 태우고 ‘고장 테스트’하다 멈춰 섰다”

국내외 기술진이 고장 원인 규명에 나선 KTX-산천. 제작 검사에서는 전 항목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

잦은 고장으로 국민의 질타를 받은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 문제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로템의 기술력 부족’ vs ‘코레일의 잦은 설계변경 요구와 촉박한 납기’라는, 고장원인을 놓고 벌인 양측 공방이 1라운드였다면, 2라운드는 추가 도입 예정인 KTX-산천 50량을 놓고 진행 중이다. 코레일은 추가 50량만큼은 완벽한 열차를 받겠다고 통보했고, ㈜현대로템(이하 로템)은 외국 기술진까지 불러들여 고장 원인 규명에 나섰다. 그러나 11월4일 용산발 여수행 KTX-산천 707열차가 천안아산역 인근에 또 멈춰 서면서, KTX-산천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신동아’는 10월호 ‘승객 싣고 시운전하는 국산 고속철, 올 스톱 고려할 정도로 치명적 결함’ 기사를 통해 KTX-산천의 문제점을 긴급 진단했다. 충분한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납기(36개월)를 맞추다보니 제작·설계 결함이 많았고, 동시에 시운전 기간이 짧아 보완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한국형 고속열차 밀어주기’와 관련해 입찰 과정에서의 의혹도 제기했다. 이 기사는 9월23일 코레일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감사 자료로 활용됐다. 국감 당시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제작사(로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의원님, 제작사 기술력의 전반적인 부족 이런 것을 우리가 모두 주의를 환기시켜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사에서 사고, 고장 원인도 파악을 못하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허 사장은 앞서 KTX-산천에서 발생한 ‘견인 중 제동’ 같은 중요 결함 6건은 로템이 원인 규명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X-산천 4호와 7호에서 각각 발생한 ‘견인 중 제동’은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데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걸리는 것으로, 이럴 경우 열차가 갑자기 서게 된다. 결국 운용사(코레일)와 제작사(로템) 간 공방은 12월 말 도입 예정인 KTX-산천 50량 인수 문제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예정대로라면 이 50량은 이미 출고검사를 끝내고 시운전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 완성차 테스트도 받지 않았다.

KTX-산천은 로템이 2005년 11월 호남·전라선 KTX 도입 계획에 따른 공개입찰에 참여해, 2006년 6월 100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용화에 이른다. 이후 90량, 50량 등 3회에 걸쳐 240량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190량은 현재 운행 중이다. 50량은 12월30일 도입예정이었다.



KTX-산천 50량으로 ‘불똥’

“KTX-산천, 승객 태우고 ‘고장 테스트’하다 멈춰 섰다”

9월23일 국회 국토해양위의 코레일 국정감사에 허준영 사장(왼쪽)과 (주)현대로템 이민호 사장이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기다리고 있다.

로템은 난감한 표정이다. 이미 납품한 열차도 납기 지연으로 814억원의 지체상금을 물었는데, 50량의 출고마저 늦어지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지체상금을 또 물어야 한다. 로템은 ‘신동아’의 질의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지난 6월 말 승인된 절차에 따라 50량의 생산을 완료했다. 코레일은 지난 9월7일 창원공장에서 출고검사를 시행하던 중 ‘서류미비’를 이유로 검사인원을 철수시켜 지금까지 출고검사를 받지 못했다. 12월30일까지 인도하지 않으면 하루 2억3500만원, 월 70억5000만원을 물어야 한다.”

코레일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코레일 엔지니어링처 관계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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