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호

광고계 제패한 차세대 멜로 퀸 한효주

“허풍 떠는 남자가 제일 싫어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입력2011-11-23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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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없고 촌스러운 모범생
    • “일과 사랑 모두 포기 못해”
    • ‘소맥’은 1대 3이 황금비율
    • “시각장애인에게 다양한 일자리 생겼으면…”
    • 생애 최고의 일탈은 연기
    • “자연스럽게 살자”
    광고계 제패한 차세대 멜로 퀸 한효주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흔하지 않은 얼굴이다. 가만있어도 시시때때로 다른 느낌이 난다. 차분하면서도 발랄하고 순하면서도 당차달까.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이나 ‘동이’에서는 반듯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엉뚱한 구석도 간간이 보인다. 늦가을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한효주(24)는 그렇게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어쩌면 인기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광고계에서 그를 지극히 선호하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현재 그는 무려 9편의 CF에 출연 중이다. 한동안 CF 퀸을 놓고 다투던 김연아와 김태희도 제쳤다. 비결이 뭘까.

    “아무래도 밝고 선한 캐릭터만 맡아서 그런 것 같아요. 작품 속 이미지가 쌓여서 좋게 봐주시는 거겠죠.”

    대답이 좀 심심하다. 그래도 어쩌랴. 틀린 말이 아닌 것을. 최근 개봉한 영화 ‘오직 그대만’에서 맡은 배역도 같은 범주에 있다. 극중 그는 두 눈이 멀어가는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텔레마케터 정화로 등장한다. 정화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전직 복서 철민(소지섭)과 애절한 사랑을 나눈다. 한효주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영화는 “저런 게 사랑이지!”라는 울림을 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정통 멜로에 도전하다



    ▼ 소지섭씨와 연기 호흡이 잘 맞던가요.

    “좋았어요. 현장에서 무척 잘해주셨거든요. 처음엔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극중 호칭이 아저씨라 촬영 내내 아저씨라고 불렀어요. 지금은 섞어 부르고요.”

    ▼ 애교가 많은 편인가요.

    “친한 사람 앞에서는 애교 부릴 때가 가끔 있어요. 영화 찍는 동안에는 그래도 많이 보여줬어요. 감독님만 모르더라고요(웃음).”

    ▼ 왜 이 영화에 출연했나요.

    “20대가 가기 전에 멋진 멜로를 해보고 싶었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욕심이 났어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오직 서로만 사랑하는 이야기고, 지금까지 해왔던 성장드라마나 가족물과는 많이 달라서요.”

    ▼ 정통 멜로연기에 도전해보니 어떻던가요.

    “계속 멜로영화만 하고 싶을 만큼 좋았어요. 이래서 여배우들이 멜로영화를 하고 싶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게 찍어주셨거든요. 영화에서라도 한 남자를 절절하게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아저씨 얼굴만 보고 있을 거야”

    송일곤 감독은 한효주에 대해 “나이보다 성숙한 역할이고 캐릭터 자체가 시각장애인이어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한 번도 힘든 티를 내지 않았다. 모든 집중력을 발휘해 연기하는 것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시각장애인 연기가 정말 힘들지 않더냐고 묻자 한효주는 그동안 감춰둔 속내를 털어놓았다.

    “앞이 안 보이는 설정 자체가 큰 부담이었어요. 눈 뜨고 바로 앞 사람이 안 보이는 척하려니 막막하더라고요. 어설프게 보이면 안 되니까 촬영 전에 석 달 정도 준비했죠. 맹인학교에서 점자와 케인(시각장애인용 지팡이) 쓰는 법을 배우고, 평소에도 안대를 끼고 식사했어요. 한강둔치를 산책할 때도 모자를 푹 눌러쓰고 케인을 짚고 다녔고요. 관련 다큐멘터리나 영화도 많이 봤어요. 그 덕에 시각장애인의 현실을 바로 보게 됐죠. 단 몇 개월 동안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답답한데 진짜 시각장애인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 답답함은 가늠할 수조차 없을 거예요. 게다가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요. 일방적 지원보다는 그분들 스스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게 좀 더 다양한 대안이 마련돼야 해요.”

    ▼ 캐릭터를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겠네요.

    “촬영하는 내내 감정적으로 힘들었어요. 꾸미고 싶을 나이지만 꾸밀 수가 없잖아요. 시력을 잃어가는 데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안쓰러웠어요. 그런 마음을 비우려고 촬영 마치고 여행을 다녀왔어요. 1년에 한 번은 꼭 가족과 여행을 가요. 이번에는 해외가 아닌 남해를 일주일간 여행했죠.”

    ▼ 이제 다 털어냈나요.

    “아직 멀었나봐요. 잊고 있었는데 인터뷰하다보니 다시 감정이 올라오네요.”

    ▼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무엇인가요.

    “이번 작품에서는 안 떠오르는 장면이 없어요. 모두 기억에 남아요. 관객들은 두 사람의 키스신을 명장면으로 꼽았던데 전 소지섭씨가 뛰어 들어왔을 때 제가 발 걸어서 폭 안기는 신이 가장 좋아요. 너무 사랑스러워 보여요.”

    ‘오직 그대만’에는 명대사도 많았다. 관객은 한효주의 대사 가운데 ‘눈이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더 잘 느껴져요’ ‘기억할 게 많으면 더 잘 보인대요’ 등을 명대사로 꼽고 그는 이 말을 최고로 쳤다. “눈뜨면 아저씨 침대에 누워서 23시간 동안 아저씨 얼굴만 보고 있을 거야. 내 얼굴은 딱 한 시간만 보고.”

    ‘봄의 왈츠’와 재도약

    2009년 ‘찬란한 유산’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전까지 한효주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이 드라마를 데뷔작으로 아는 이도 있지만 그는 2005년 MBC 시트콤 ‘논스톱5’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충북 청주여고에 다니던 2003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을 때도 연기는 그에게 먼 나라 이야기였다.

    “막연한 동경조차 하지 않았어요. 연예인이 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제가 살던 청주에는 연기를 배울 만한 학원도 없었으니까요.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에도 그냥 재미로 나갔어요. 인터넷 배너 창에 뜬 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호기심이 발동해 지원한 거예요. 학창시절에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고 좋은 추억이 될 거란 생각에서요. 엄마도 그래서 허락해주셨죠.”

    ▼ 연기에 관심이 없었으면서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이유가 뭔가요.

    “대학 전공을 정할 때 연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연기자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했어요. 노력에 비해 운도 많이 따라줬고요.”

    ‘논스톱5’에 출연한 이듬해 그는 윤석호 감독의 ‘봄의 왈츠’에 주연으로 발탁된다. ‘봄의 왈츠’는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은 ‘가을동화’와 ‘겨울연가’, ‘여름향기’에 이은 윤 감독의 마지막 계절시리즈. 한효주는 신인에서 스타로 직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터였다. 전편의 명성에 힘입어 ‘봄의 왈츠’도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청률이 부진하자 검증되지 않은 신인을 무리하게 기용했다는 쓴 소리도 나왔다.

    ▼ 속상하지 않았나요.

    “사랑을 받지 못해서 혹은 시청률이 저조해서 힘든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물론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더 좋았겠죠. 정작 힘들었던 건 연기 때문이었어요. ‘봄의 왈츠’는 처음 주연을 맡은 작품이었고, 그때만 해도 제가 연기를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해보니 아닌 거예요. 너무 못하더라고요. 욕심만큼 연기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때는 계속 부딪치고 자책하면서 괴로워했던 것 같아요. ‘난 왜 연기를 이렇게밖에 못할까’ 하고요.”

    ▼ 그런 힘든 시절이 연기생활에 도움이 되던가요.

    “너무 고마운 작품이죠.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제게 주연을 맡겨줬고,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좋은 자극을 줬으니까요. 그 작품 덕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배우와 가수 사이

    이후 그는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연기력을 다졌다. 영화 ‘투사부일체’ ‘달려라 자전거’ ‘천국의 배달부’, 드라마 ‘일지매’ ‘하늘만큼 땅만큼’ 등이 주요 작품으로 꼽힌다.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비롯한 여러 앨범에서 숨겨둔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7월에는 인디밴드 노리플라이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해 이들과 함께 ‘Don′t you know’를 열창했다. 10월 중순 발매된 가수 이승기의 싱글앨범 ‘연애시대’에는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이승기와 그는 ‘찬란한 유산’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 노래한 앨범이 꽤 많던데 원래 꿈이 가수였나요.

    “전혀 아니에요. 지금도 가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감히 못하고요. 음악을 좋아할 뿐이에요. 음악 듣기를 워낙 좋아하고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쉴 때는 가끔 취미로 기타를 쳐요. 노리플라이와 함께 노래한 것도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평소 좋아하던 밴드랑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요. 앞으로도 기회를 주면 쭉 함께할 생각이에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이거든요.”

    ▼ 그간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뭔가요.

    “마음 가는 작품은 많지만 ‘오직 그대만’을 꼽고 싶어요. 제 연기 인생 중에 첫 멜로라서 그런가 봐요. 그만큼 의미가 크고 첫사랑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예요. 처음 하는 사랑은 참 풋풋하고 어색하고 낯설고 떨리잖아요. 엄청 힘들고 아프기도 하고요. 이 영화에는 그 모든 게 다 들어가 있어요.”

    ▼ 닮고 싶은 롤 모델이 누군가요.

    “그때그때 달라요. 특별하게 한 명을 두고 생각하지 않아요. 연기 잘하는 사람은 다 좋아요.”

    학창시절의 잔상

    한효주는 1남1녀 중 맏딸로 충북 청주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공군사관학교 보급대대 중령으로 지난해 예편했고, 어머니는 유치원 선생님 출신이다. 한효주의 살찌지 않는 체질과 단정한 생김새는 순전히 어머니 유전자란다.

    ▼ 학창시절에 ‘엄친아’였다던데….

    “소문일 뿐이에요. 공부를 굉장히 잘한 건 아니에요. 남 하는 만큼 했어요.”

    ▼ 드라마 영향 탓인지 모범생 이미지가 강해요.

    “그건 맞아요. 엄마 말 잘 듣고, 학교에서도 말썽 안 부렸어요. 그렇다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었어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엄청난 말괄량이였고, 중학교 때는 평범하다가 고등학교 땐 말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귀에 이어폰 꽂고 다니며 음악 듣는 조용한 아이였어요.”

    ▼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나요.

    “피아노 연주곡과 뉴에이지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이루마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을 유달리 좋아했어요.”

    ▼ 살면서 ‘일탈’을 경험해본 적이 있나요.

    “연기를 하는 자체가 제 인생 최고의 일탈이에요. 학창시절엔 꿈도 못 꾸던 엄청난 일이니까요. 친구들도 제가 연예인 하는 걸 마냥 신기해해요.”

    ▼ 그때도 예쁘다는 소리 좀 들었겠네요.

    “예쁜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꾸미는 걸 싫어했어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면서요. 엄청 촌스러웠어요. 멋 부리는 데 끼가 없었어요.”

    ▼ 아버지가 엄했을 것 같아요.

    “전혀요. 아빠는 절 되게 자유롭게 키우셨어요. 오히려 엄마가 엄하셨어요. 연예인 되겠다고 했을 때도 아빠는 괜찮았는데 엄마가 조건을 내걸었죠. 학교 성적 떨어지면 그만두게 할 거라고요.”

    ▼ 성적을 잘 관리했나요.

    “어느 정도는요. 저도 일정 수준 이하로 공부 못하는 걸 싫어했거든요.”

    “진중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좋아요”

    한효주는 갑자기 테이블에 놓여 있던 분홍색 물건을 만지작거렸다. 언뜻 보기엔 굵은 머리띠 같았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목에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기구라고 했다. “이렇게 목에 대고 두드리면 아주 시원하다”며 시범을 보이더니 얼굴이 이내 환해졌다.

    ▼ 술을 잘한다고 들었어요.

    “잘하진 못해요. 그냥 기분 좋게 한두 잔씩 마시는 정도예요.”

    ▼ 어떤 술을 즐기나요.

    “술 하면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이죠. 섞는 비율이 아주 중요해요. 소주와 맥주를 각각 1대 3으로 섞었을 때가 가장 환상적이죠.”

    ▼ 동료 연예인들과 잘 어울리나요.

    “친하게 지내는 사람 많아요. 같이 일한 사람들과는 다 친해요. 인복이 많아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좋은 사람끼리 사이좋게 지내면 좋잖아요.”

    광고계 제패한 차세대 멜로 퀸 한효주
    ▼ 강도한(29)씨와는 어떤 사이인가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다보니 둘이 열애설이 난 적이 있더라고요(강도한은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풀하우스’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배우 겸 사업가다).

    “그냥 오빠 동생 사이죠. 같이 일한 적은 없지만 친하게 지내는 오빠예요.”

    ▼ 그동안 호흡을 맞춘 상대배우 중에서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누군가요.

    “이상형이 없어요.”

    ▼ 싫어하는 남성상과 좋아하는 남성상은 어떤 사람인가요.

    “허풍 떠는 사람을 제일 싫어해요. 좀 진중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좋죠.”

    ▼ 연애를 해봤나요.

    “해봤죠. 전 사랑 이야기나 연애 이야기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원래 친구들하고도 그런 얘기 잘 안하고요.”

    말투가 딱딱해졌다. 표정도 굳었다. 인터뷰이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궁금한 연애담은 더는 캐지 않기로 한다.

    ▼ 마음속으로 그리는 진정한 사랑은 어떤 건가요.

    “‘오직 그대만’ 같은 사랑이 아닐까요. 해보곤 싶은데 현실에서 그런 사랑을 하긴 힘들 것 같아요. 그런 사랑이 있을 거라는 믿음과 희망은 있는데 ‘나에게도 과연 지고지순한 순애보 같은 사랑이 찾아올까’ 싶어요. 죽기 전에 한 번쯤은 해보면 좋겠죠.”

    ▼ 진정한 사랑을 위한 필요조건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헌신과 희생이요. 엄마가 절 헌신적으로 사랑하셨어요. 지금도 그런 희생을 감수하고 계세요. 엄마가 자식에게 주는 내리사랑은 희생적인 사랑의 표본인 것 같아요. 가족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희생과 헌신을 감내하는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아니 그 반만이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지고지순한 사랑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처럼만 살고 싶어요”

    ▼ 일과 사랑 중 하나를 택하라면 뭘 고를 건가요.

    “둘 다 포기하지 않을래요.”

    ▼ 욕심쟁이군요.

    “맞아요. 욕심쟁이에요(웃음).”

    ▼ 20대를 마감하기 전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그런 게 꼭 하나씩 있죠. 전 지금이 너무 좋거든요. 제 나이도 좋고, 지금 하는 일도 좋고, 제가 서 있는 자리도 마음에 들어요. 20대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계속 지금 같으면 좋겠어요. 매 순간 뭔가를 즐기려고 노력하는 지금처럼만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다시 싱그러운 미소를 만면에 머금은 한효주는 인터뷰를 마치며 “또 만나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가늘지도 굵지도 않은 청아한 목소리가 돌아서던 발걸음을 붙잡았다. 좀 전까지는 지쳐 보이던 얼굴에 기운이 팔팔했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오직 그대만’을 상영하는 서울 시내 극장이었다. 소풍 가는 사람처럼 들떠 있는 그를 보니 “반가웠다. 또 보자”는 화답 대신 이런 물음이 불쑥 튀어나왔다.

    “좌우명이 뭔가요?”

    “‘자연스럽게 살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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