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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Ⅰ

현실성 없는 유럽공동채권, 국채 매입 G2까지 위험하다

유럽경제의 위기

  •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seungyoo@lgeri.com

현실성 없는 유럽공동채권, 국채 매입 G2까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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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동성 공급 조치로 위기 차단

유로존의 주요 은행들은 달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달러 자산의 대량 매각이 불가피해져, 경제위기가 미국으로 전이될 수 있다. FRB가 달러 스왑 라인의 이자율을 1%에서 0.5%로 낮춘 것은 위기 전염을 막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유로존 위기의 파급은 금융 부문에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 정상화 조치로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유럽 경제의 침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지역의 경제침체는 수출입 관계로 맺어진 타 경제권까지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11월29일 “유로존의 10월 경기체감지수(ESI)가 2년래 최저인 93.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 기업신뢰지수 등 다른 수치도 모두 악화됐다. OECD도 최근 보고서에서 “2012년 유로존 성장률을 6개월 전의 2.3%에서 1.6%로 낮추면서, 유로존이 깊은 침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은 2009년 글로벌 침체 이후 가장 저조한 경제성과를 기록했다. 중국의 성장 동력인 수출이 유로존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 제조업의 구매자관리지수는 지난 10월보다 1.4 낮아진 49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 32개월 중 가장 낮은 수치로 상당히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이 내수의 위축과 함께 중국제품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수입수요가 줄어 경기후퇴로 접어들 수 있어 우려된다.



현실성 없는 유럽공동채권, 국채 매입 G2까지 위험하다

불에 탄 유로화에 ‘무효’라는 뜻의 독일어 ‘ungultig’이 표시돼 있다. 현재의 유럽연합 상황을 대변하는 듯하다.

경기침체에 의한 위기 전이

중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지만, 성장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OECD 등 주요 경제기관들은 중국의 성장률이 8.5%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1일, 중국당국이 지급준비율을 21.5%에서 20%로 낮추었고 같은 시기에 브라질도 기준금리를 0.5%P 낮추었다. 이러한 양상은 신흥개도국도 이제 인플레이션보다 성장 저조를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는 통상적인 기대보다 개선되고 있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10월 상대적으로 좋게 나타났고, 4분기에는 3.0%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개선은 소비지출이 매우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가 소득의 증가가 아닌 저축률 하락에 의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경기흐름이 반전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한편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의회 슈퍼위원회가 여야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2012년에는 재정지출이 자동적으로 1조3000억달러가 줄어든다. 경기 회복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것도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실패로 근본적인 개혁이 지연됐고, 유로존 위기로 인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 대륙의 경제침체는 상호간의 무역을 위축시켜 경제침체를 가속할 것이다.

위기로 미국 경제 호조세 꺾일 수도

최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국채 가격의 20%에 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EFSF기금 레버리징을 결정했다. 하지만 벨기에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회원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 기금의 레버리징 규모는 1조 유로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재정위기를 수습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유럽 지도부들도 이 점을 파악하고 유럽중앙은행에 의한 국채 매입과 유로공동채권 발행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논의 중인 두 방안은 재정건전국이 동의하기 힘들다. 유럽공동채권의 경우 EU위원회의 네덜란드 대표였던 볼케슈타인이 지적하는 것처럼, 유로공동채권 발행은 네덜란드가 매년 70억 유로에 달하는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중앙은행의 국채 매입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회원국이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한 은행이다. 유로화가 재정위기국을 위해 계속 발행된다면 재정건전국의 유로화 표기 자산 가치는 줄어들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재정건전국은 출자를 중단하고 자국 통화를 복원해버릴 수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트라우마가 있는 독일로서는 채권 매수가 정서적으로 용인이 안 된다.

유로존 위기의 원인은 유로존의 제도적·구조적 결함에 있다. 현재 유로존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로공동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재정을 완전히 통합하거나, 유럽중앙은행이 완전히 자율적인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국가가 이를 허용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유로존은 위기 해소의 길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신동아 201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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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seungyoo@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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