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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창간 80주년 기념 릴레이 강연 | ‘한국 지성에게 미래를 묻다’ ⑦

중국의 부상浮上과 한반도 미래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의 부상浮上과 한반도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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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불균형

이런 점에서 본다면 가능성이 있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GDP 5조달러라고 해도 13억 인구로 나눠보면 1인당 소득이 3000달러밖에 안 된다는 거죠. 전 세계 서열이 90위 정도밖에 안 돼요. 그게 현실이거든요. 그러니까 경제규모는 커지지만 내실을 짚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어쨌든 중국 경제가 뜨는 경제이고 최근엔 8%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은 2%도 안 되고 일본은 제로 성장이지요. 중국 경제는 상승국면이고 중국과 견주는 국가들의 경제는 하강국면입니다. 중국 경제가 커진다는 건 우리에게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 군사력은 어떤가. 2010년 미국 국방비가 5700억달러입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쓴 전비를 뺀 순수 국방비만. 중국은 600억달러 쓴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인민해방군의 인건비가 적은 걸 감안해 구매력으로 비교하면 중국의 군사비가 1219억달러입니다. 미국의 5분의 1쯤 쓰는 거죠. 그런데 지금 미국은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6000억달러 줄이려 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매년 600억달러를 줄이게 되는 거죠. 엄청난 감소죠. 반면 GDP가 계속 증가하는 중국의 국방비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죠.

그간 중국이 군사비를 늘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죠.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낮으니까. 그런데 세상이 달라졌어요. 중국이 유인우주선을 발사하고 우린 계속 실패하고 있어요. 우린 무인우주선 발사에도 실패하는데 중국은 유인우주선 발사에 이어 도킹까지 성공했어요. 또 원자폭탄을 150개 이상 갖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가 60개 된다고 합니다. 요즘엔 젠20이라고 해서 상대방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항공모함까지 진수했습니다.

지금 미국 태평양 전력의 핵은 해군 전력이고 해군 전력의 핵심은 항공모함 전투단이에요. 항공모함에 호위함, 구축함, 잠수함, 헬리콥터까지 곁들여 엄청난 선단을 구축합니다. 그중 핵심은 항공모함이지요. 조지워싱턴호 같은 항공모함에는 해군 전투기가 70~90대까지 실립니다. 한국에 있는 미 7공군의 F-16 다 합쳐봐야 60대가 안 될 거예요. 그게 바로 힘이거든요. 이것과 정보정찰, 감시능력. 그런데 중국이 동풍이라는 대함탄도미사일을 개발했어요. 500~600㎞ 떨어진 데서 겨냥해 쏘면 오히려 항공모함이 엄청 취약해지거든요. 이런 것 때문에 미국이 걱정하는 거예요. 특히 놀라운 게 사이버 영역에서의 전투력 증강이에요. 전자전 능력이 엄청 향상됐거든요.



그런데 소프트 파워는 좀 문제가 있어요. 중국이 아직 영어권 또는 서구의 문화문명을 능가할 실력은 안 되거든요. 반면 스마트 파워 면에선 중국이 미국보다 유리한 것 같아요. 지금 워싱턴은 완전히 동맥경화에 걸려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선 되는 게 없어요. 프란시스 후쿠야마 같은 역사학자는 이를 비토크라시(vitocracy)라고 표현했지요. 비토와 데모크라시를 합쳐서요. 거부 민주주의. 고용 확대정책도 공화당 반대 때문에 못해요. 반면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결정하면 당과 군,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요. 그 점에서 미국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거죠.

심각한 양극화

이렇게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 스마트 파워를 놓고 보면 중국이 과거 어느 때보다 향상된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저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GDP 규모가 커졌어도 미국의 경제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입니다. 군사력도 마찬가지고. 과연 미국을 넘어서는 패권적 지도국가로 자리 잡을 수 있는가. 전 회의적입니다. 지금 미국은 68개 국가와 동맹 또는 준동맹을 맺고 있어요. 45개 국가에 미군이 파견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군사력은 동맹국 군사력을 합쳐서 봐야 해요. 중국의 동맹 국가는 하나밖에 없어요. 파키스탄. 북한도 동맹국이 아니에요. 해외에 나가 있는 병력은 전혀 없어요. 동맹도 한 국가의 힘을 키우는 수단이라고 본다면 중국은 미국과 비교할 수도 없는 거죠.

두 번째, 중국은 정말 패권적 지도국가가 될 의도가 있나. 기본적으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공식라인, 이른바 관방라인은 화평발전(和平發展), 화평굴기(和平·#54366;起)예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거죠. 이유는 뭔가. 그건 제 책(‘중국의 내일을 묻다’)에 있는 쩡피전 선생 인터뷰에 잘 나타나 있어요. 덩샤오핑의 그 유명한 남순강화(南巡講話) 초안을 잡은 사람입니다.

이분 얘기는, 앞으로 50년 동안 인민의 삶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중국 공산당의 미래가 없다는 겁니다. 지금 중국은 엄청난 양극화 현상에 신음하고 있어요. 연안과 내륙의 양극화, 중앙과 지방의 양극화, 소득과 부의 양극화, 남성과 여성의 양극화. 이걸 극복하지 않으면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이 사라지고 미래가 없다는 겁니다. 아무리 성장을 하면 뭐하는가. 13억 인구 중에 8억이 거의 절대빈곤 속에 살아가는데. 큰 도시를 가면 중국이 대단한 것 같지만 시골 가보면 40~50년 전과 달라진 게 없어요.

개혁개방 후 중국 사회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어요. 그거 근절하지 못하면 인민의 지지를 못 받아요. 그리고 갑자기 중국 사회가 소비사회가 됐어요. 누구나 다 차 한 대 갖고 싶어하죠. 이 엄청난 소비 욕구를 만족시키려면 엄청난 자원이 필요해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자원대국으로 여기고 석유와 석탄을 수출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입할 판이에요. 소비가 늘어 자원을 자꾸 투입하다보니 환경문제가 생겨요. 지금 중국의 환경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몰라요.

지금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와 모순,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평화관계를 유지하고 대내적으로는 사회적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그게 후진타오의 조화사회론, 조화세계론입니다. 대내적 조화와 대외적 평화. 그게 바로 화평불기론이죠. 그렇게 내적, 외적 여건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 게 중국 공산당의 목표인데 무슨 패권을 갖고 힘을 투사하고 군사력을 증강시켜 가느냐. 이건 말도 안 된다는 거죠. 문화혁명 때 지방에 가서 고생한 나이 든 사람들은 다 이런 생각에 동의해요. 지금 중국이 잘된다고 하지만 언제 또 고난의 시기가 올지 모른다. 겸손하자.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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