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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해외 라이선스 수입? 너희들끼리 해라!”

맘마미아 1000회 신시뮤지컬 박명성 대표

  • 김유림 기자│rim@donga.com

“해외 라이선스 수입? 너희들끼리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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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라이선스 수입? 너희들끼리 해라!”

뮤지컬 ‘맘마미아’ 커튼콜은 6분짜리 작은 콘서트다.

▼ 박해미, 이태원,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씨 등 대표적인 뮤지컬 디바들이 모두 ‘맘마미아’를 거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누구인가요?

“초연 ‘도나’역을 맡은 박해미씨는 발랄한 성격이 극중 역할과 딱이었고, 2007년부터 합류한 최정원씨는 정말 자기희생을 할 줄 아는 배우입니다. 갑상선암 투병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에서 ‘타냐’ 역을 소화해준 전수경씨도 대단하고요. 가장 칭찬하고 싶은 배우는 ‘샘’ 역의 성기윤씨입니다. 성기윤씨는 맘마미아 초연부터 1000회째 개근하고 있거든요. 한 배우가 7년11개월 동안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거 쉽지 않아요. 뼈를 깎는 자기 관리와 성실, 기본기가 필요하죠. 감기에 걸렸을 때는 온몸에 핫팩을 붙이고 연기했어요. 책임감이 대단하죠. 이렇게 주연뿐 아니라 조연과 앙상블의 투혼 덕에 ‘맘마미아’가 롱런한 것 아닐까요?”

연기도, 연출도 못해 프로듀서의 길로

전남 해남 출신인 박 대표가 평생 연극쟁이로 살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 바로 까까머리 고등학생 때 본 차범석 희곡의 연극 ‘산불’이다. 인민군과 사랑에 빠진 두 여성의 욕정과 본성을 다룬 이야기는 그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그는 “배우들과 함께 웃고 우는 사이 내 마음속에 불꽃이 피어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재수 끝에 1983년 서울예전(현 서울예술대학) 무용과에 입학했다. 무용과를 택한 이유는 연기과보다 경쟁률이 낮아서다. 학창시절 그는 학교보다 극단을 더 많이 찾아다녔다. 몇몇 연극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배우로서 3분 이상 무대에 서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연극판을 떠날 수 없었다. 그는 연출가인 고(故) 김상렬 선생에게 부탁해 극단 ‘신시’에서 스태프 생활을 시작했다(극단 ‘신시’는 훗날 ‘신시뮤지컬컴퍼니’로 이름을 바꿨다). 군 제대 후 1989년 연극 ‘동물농장’을 연출했지만 이 역시 실패. 배우로서, 연출로서 실패한 박 대표는 연극판을 떠나지 않기 위해 프로듀서의 길을 택했다. 그는 “‘프로듀서’란 이름은 멋있지만 사실 작품 선택부터 쫑파티까지 모든 걸 책임지는 일꾼”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리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을 흥행시키며 기획자로서 입지를 굳혀가던 그가 1998년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라이선스 문화라는 게 없었어요. 그냥 해외 뮤지컬을 무단으로 베껴서 공연하는 거예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악보, 극본 사와서 책 보고 흉내만 내는 거죠. 악보가 없는 삽입곡은 그냥 알아서 만들고요. 저작권에 안 걸리려고 30~40년 전에 브로드웨이에서 했던 구닥다리 뮤지컬만 그것도 1, 2주 단기로 무대에 올렸어요. 전 생각했죠. ‘우리 관객에게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하고 있는 생생한 공연을 보여줄 수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 국내 최초로 정식 공연 라이선스를 따오기로 했습니다.”

박 대표는 당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던 뮤지컬 ‘더 라이프’ 저작권자를 찾아갔다. “한국은 도둑고양이처럼 무단으로 무대에 올리는 나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 대표는 “도둑질할 사람이 왜 대낮에 집주인을 찾아왔겠느냐”며 믿어달라고 부탁했다. 삼고초려 끝에 박 대표는 ‘더 라이프’의 라이선스를 얻었다. 1998년 여름, 세계 금융위기로 돈이 말랐고 태풍 ‘매미’ 때문에 대한민국 전역이 물에 잠겼지만 ‘더 라이프’가 공연 중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는 연일 만원 행진이었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라이선스 뮤지컬의 70%가 신시뮤지컬컴퍼니 작품이었다. 그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노래를 사전에 녹음해서 뮤지컬 배우가 립싱크 하거나, 심지어 노래 녹음은 다른 배우에게 맡기는 말도 안 되는 공연이 많았다. 관객에게 ‘진짜 뮤지컬’을 선보이는 게 신시의 사명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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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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