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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수사 진실게임

실체 없는 청와대 압력 의혹 옷로비 사건 재판(再版) 되나

  •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디도스 수사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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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수사 진실게임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학생들이 1월 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은 공 씨의 단독범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가 빠진 1차 모임은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 의원 비서 김 씨의 항의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람은 신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범행모의 장소인 2차 술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신분은 다 공개했다. 1, 2차 자리에 모두 참석했던 국회의장 비서 김 씨와 공 의원 전 비서 박 씨의 신분은 이미 언론에 공개한 상태였다. 정 의원 비서의 신분도 알려진 터라 수사팀의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1차 참석자 중 청와대 행정관 박 씨의 신분만 감춘 셈이 됐다. 검찰 수사 결과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경찰 수사내용은 틀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축소·은폐수사의 두 번째 ‘증거’는 금전거래를 덮은 점이었다.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 5일 후인 지난해 12월 14일 주간지 ‘한겨레21’은 인터넷판을 통해 디도스 사건 관련자들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으며 이를 경찰이 은폐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내 금전거래 사실을 시인했다. 국회의장 비서 김 씨가 공 씨에게 범행 며칠 전에 1000만 원을 송금했고, 11월 중순엔 김 씨의 돈 9000만 원이 강모 씨가 운영하는 IT업체 K커뮤니케이션 법인계좌로 입금됐다는 내용이었다. 강 씨는 고향 선배인 공 씨의 사주를 받고 직원을 동원해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한 장본인이다.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련자들 사이의 금전거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범행 대가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다음 날 경찰은 다시 보도자료를 냈다. 디도스 사건 피의자로 추가 구속한 차모 씨를 검찰에 송치한다는 내용과 금전거래에 관한 구체적 설명이었다. 12월 9일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본 건과 관련해 준비자금 또는 대가 제공을 확인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문구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보도자료에서는 1000만 원이 범행 대가일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평소 금전거래가 없다가 갑자기 돈 거래가 있었던 점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은 점 ▲이 돈이 다시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 씨에게 건너간 점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반응 결과가 나온 점 등을 꼽으며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가성 금액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검찰 수사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공모의 증거



경찰이 1000만 원의 성격을 새로 규정한 건 12월 9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 후속수사 과정에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계좌추적 결과 디도스 공격 5일 후인 지난해 10월 31일 공 씨가 강 씨에게 1000만 원을 보낸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 돈과 범행 6일 전인 10월 20일 김 씨가 공 씨에게 보낸 돈이 같은 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즉 김 씨가 공 씨를 통해 강 씨에게 범행대가로 건넸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김 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반응을 보인 것도 그런 의심을 키웠다.

공 씨가 강 씨에게 10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은 두 사람의 계좌에 대한 압수영장이 검찰 송치 이후에 발부됐기 때문이다. 반면 김 씨와 공 씨 간의 금전거래 사실이 일찍 밝혀진 것은 김 씨의 진술 덕분이었다. 경찰은 김 씨 계좌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아 관련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찰은 9000만 원에 대해선 경찰과 마찬가지로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1000만 원은 범행 대가라고 인정했다. 그런데 이것도 경찰이 이미 그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검찰이 새로 밝힌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경찰 수사팀 일부에서는 여전히 단독범행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공모의 정황증거로 김 씨와 공 씨 두 사람 간에 오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꼽았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를 조회한 결과 공모를 의심할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자메시지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다른 셈이다. 그밖에 경찰이 공 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이라고 믿은 근거는 김 씨가 자기 돈을 써가면서까지 범행을 지시할 동기가 없었다는 점, 범행 전날 필리핀에 체류하던 강 씨가 공 씨와 한 달여 만에 통화한 후 국내에 있는 직원에게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점, 강 씨가 공 씨에게 1000만 원을 빌릴 만한 개인적 사정이 있었다는 점 등이다.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의혹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선 ‘다 공개할 걸’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금전거래 부분에 대해선 경찰이 화를 자초했다는 시각이 많다.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 대가성을 떠나 돈이 오간 사실을 밝히기만 했더라도 불필요한 오해나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세 번째 의혹 제기 역시 ‘한겨레21’이 주도했다. 이 잡지는 지난해 12월 17일 이른바 청와대 외압설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기사 제목은 ‘청와대가 경찰에 금전거래 은폐 압력 행사했다.’ 청와대가 경찰에 압력을 행사해 청와대 행정관 연루사실과 범행 관련자들의 금전거래 사실을 은폐했다는 주장이었다. 그 근거로 든 것이 청와대 치안비서관 및 정무수석비서관과 경찰청장의 통화였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한 후 수사팀의 의견을 묵살하고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게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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