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팩토리 전경.
‘검색하다’라는 사용자의 행동을 하나의 이미지로 형상화해 인터넷은 검색, 검색은 곧 네이버라는 브랜드 자산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그린 윈도는 NHN과 네이버의 상징이자, 견고한 비주얼 아이덴티티가 됐다.
2010년에는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플러스 모바일’ 아이콘을 추가했다. 또한 흰색 면을 유지하던 그린 윈도에 검은색, 파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상을 입혔다. 광고주와 함께 진행하는 크로스미디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과 좀 더 모던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조 센터장은 그린 윈도가 네이버의 시각적 일관성을 가져가는 것일 뿐 브랜드의 가치를 투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론칭 초기에는 그린 윈도와 네이버를 동일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린 윈도와 네이버, 그리고 NHN이 어떤 생각과 가치를 중요시하는지에 대해 말해야 할 시기라는 것.
NHN은 온라인 기부 플랫폼인 해피빈, 네이버의 정보를 다루는 언어인 한글의 가치를 알리고자 시작한 한글 캠페인, 환경을 주제로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펼치고 있는 캠페인과 문화예술을 통한 소통의 일환으로 최근 시작한 로고아트프로젝트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것까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NHN은 자신의 본질이 무엇이고, 어떻게 일하는 것이 ‘NHN답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브랜딩의 원칙이 있다면 ‘T자형 일관성’, 즉 종과 횡의 일관성을 가져가는 겁니다. NHN의 다양한 서비스와 브랜드, 프로모션에서 신뢰, 변화와 혁신, 앞서가는, 젊고 감각 있는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횡적인 일관성이라면 시간을 두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종적 일관성이라 하겠습니다.”
지식을 생산하는 굴뚝 없는 녹색 공장. 바로 2010년 완공된 NHN의 첫 사옥, 그린 팩토리다. 그린 팩토리의 ‘그린’은 네이버의 상징이며 친환경 건물에 대한 NHN의 의욕과 열의를 나타낸다. NHN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크리에이티브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소프트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결국 조직으로 구성된 회사이기에 치열하게 일해야만 하고 전 세계 강자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팩토리’라는 강인한 단어를 선택했다. 스스로를 여전히 벤처 기업이라 여기며 항상 변화와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식을 생산하는 공장, 그린팩토리
신사옥을 지을 때 중점 키워드는 건축적 아름다움보다는 실용성을 갖춘 아름다움과 변화와 소통이었다. 건물 외관을 감싸고 있는 커튼월, 각도 조절에 따라 건물의 이미지가 변하는 수직 루버 등을 활용해 변화와 소통을 나타내고자 했으며 내부는 층간 평균 높이를 일반 오피스보다 1m 더 높게 설계하고 노출천장을 적용해 공간감을 높였다. 또한 업무 효율과 직원들의 건강을 동시에 고려했다. 냉온 기류의 흐름을 고려한 바닥공조시스템, 건강을 위해 카펫 대신 도입한 원목 액세스 플로어, 눈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대규모 오피스 공간에 도입한 간접조명 시스템이 그것.
NHN은 그린 팩토리 입주와 동시에 전 직원에게 ‘사무용품 명품’으로 꼽히는 허먼 밀러의 에어론 의자와 아르떼미데의 스탠드 ‘똘로메오 타볼로 미니’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고가의 제품을 들여놓았다고 해서 ‘돈만 많이 들여 디자인했다’는 오해를 받았지만 오래 앉아서 모니터를 응시하는 시간이 긴 IT업계 특성상 허리가 편하고 눈의 피로도가 덜해야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실용주의 차원에서 지급한 것이었다. 게다가 오후 7시 경에는 최소한의 간접조명만 남기고 소등한 뒤 개인 조명을 사용하면 조명 전력량이 10% 절감되는 효과도 있었다.
네이버가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 실용성이기 때문에, 그린 팩토리를 설계할 때 역시 실용성을 가장 기저에 두었다. ‘효율과 기능’이 그린 팩토리의 외관을 만들었다면, 내부는 ‘사용자의 경험에 의한 실용성과 건강’으로 완성됐다. 그린 팩토리는 한국 사옥 디자인의 선례로 자리 잡으며 NHN의 기업 이미지를 한층 더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건축은 “직원이 감동을 받아야 더 즐겁게 일하면서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그것이 그대로 서비스를 통해 나타날 것”이라는 NHN만의 실용주의에서 비롯됐다. NHN의 직원들이 사는 공간을 연구하는 부서인 SPX(Space Experience)팀은 각 공간에 대한 네이밍, 그린 팩토리부터 라이브러리1, 커넥트 홀, 운동하는 계단, 사색하는 계단 등부터 1층 미디어월에 어떤 내용을 노출할지 등 아이디어를 뽑아 진행했다. 보통 건물을 짓게 되면 건축법에 의해 예술작품을 설치해야 한다. 남다른 경험과 가치를 고민하는 NHN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면서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았다. 그린 팩토리 1층에 위치한 ‘라이브러리1’은 비싸거나 구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디자인과 IT 관련 서적 2만여 권을 실컷 볼 수 있는 개방형 도서관이다. NHN은 정보를 다루는 기업이므로 정보의 보고, 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표출하기 위해서다.
조 센터장이 NHN에 오자마자 진행했던 ‘지식인의 서재’ 프로젝트도 라이브러리1의 한 코너를 차지했다. 지식인의 서재는 베스트셀러는 아니라도 오래 사랑받는 콘텐츠의 가치를 알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러다 사용자와 출판 시장의 반응이 좋아 아예 네이버 제공 서비스로 정착됐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만나는 미디어월도 처음에는 LED로 꾸밀 계획이었다가 너무 무겁고, 다소 형식적인 장식으로 비칠 수 있으며 무엇보다 ‘NHN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계획을 수정했다. 날것 그대로의 시멘트벽에 빔 프로젝터를 활용하는 방식. 포장하지 않고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내길 원하는 NHN을, 때에 따라 바뀌는 콘텐츠는 빠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길 지향하는 NHN의 모습을 닮았다. 비싼 LED 유지 보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NHN의 실용주의와 차별화된 경험을 모두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