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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말썽꾸러기 인간형이 한국 경제를 구한다”

에디슨과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

  • 예상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안중기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말썽꾸러기 인간형이 한국 경제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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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인간형이 한국 경제를 구한다”
개인의 창의력은 안정적 조화에서 부조화로 전이될 때, 혹은 조화로운 특징보다 부조화적인 특징을 더 많이 가진 개인에게서 쉽게 발현된다. 일반적으로 창의력은 오랜 기간의 치밀한 몰입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몰입은 조화보다는 부조화적인 현상으로 치밀한 몰입의 시작은 조화로움에서 부조화로의 전이를 뜻한다. 즉 부조화적 특징을 많이 가진 사람이 그만큼 몰입하기 쉽다는 의미다. 조화로움과 창의성은 반비례 관계이며, 호모 디아볼루스는 당연히 창의적일 가능성이 높다.

헨리 포드부터 잡스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표적인 혁신기업 창업주 대다수가 호모 디아볼루스였다. 역사적으로 혁신은 대부분 당시 사회의 표준과 거리가 멀고,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주도했다. 헨리 포드와 에디슨, 월트 디즈니는 각각 고등학교, 초등학교,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21세기를 대표하는 혁신기업 창업가 역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사회적 표준을 따르지 않았다.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역시 하버드대를 중퇴했다.

최근 한국 역시 부조화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호모 디아볼루스가 많이 등장할 수 있는 씨앗이 보인다. 현재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아이돌 가수는 기획사 시스템을 통해 길러졌는데, 이는 ‘만들어진 호모 디아볼루스’라고 하겠다. 연예기획사는 노래, 연기 등 그들이 가진 한두 가지 재능만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형태로 부조화성을 극대화했다. 2004년 데뷔한 아이돌 가수 중 89%가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이었지만, 2005년 이후는 그 비율이 66%로 떨어졌다. 이는 이들이 사회적 표준과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호모 디아볼루스’ 의도적으로 죽이는 대한민국

반면 호모 디아볼루스의 자질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국제화학올림피아드 국가대표로 선발돼 메달을 딴 영재 20명 중 13명은 의과대학, 1명은 치과대학으로 진학했다는 조사가 있었다. 창의적이고 능력 있지만 공식적인 교육을 통해 부조화를 낮추고 조화로움을 증진시킨 사람들은 대부분 금융·의료·법조계 등 안정적 직업에 안착한다. 이는 안정적 직업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유관하다.



부조화적인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일수록 호모 디아볼루스의 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창의적이게 된다. 호모 디아볼루스가 갖고 있는 자질이 발현될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는지에 따라 창의적인 인간은 혁신가 혹은 단순한 말썽꾸러기가 될 수 있다. 호모 디아볼루스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천재와 같은 다른 부조화적인 인간들도 그만큼 활동공간이 넓어지며 해당 사회 역시 그만큼 창의적이 되는 셈이다.

호모 디아볼루스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교육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부조화적인 호모 디아볼루스형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교육이다. 의무교육의 목표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간을 만드는 데에 있기에, 이에 따른 초·중등교육은 호모 디아볼루스형 인간에게 부적합하다. 호모 디아볼루스형 인간은 그들이 가지고 있다고 믿는 특별한 재능을 시험해보고 키울 기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호모 디아볼루스형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투 트랙’으로 교육해, 호모 디아볼루스형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십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호모 디아볼루스형 학생이 조기에 대학에 입학해 그에 맞는 학과에서 자신의 능력을 먼저 시험해볼 수 있도록, 대학 입시를 이원화해야 한다. 호모 디아볼루스형 학생에게 초·중등 교육과정 월반을 허용하고 대학 과정에서는 교양과정 수강을 의무화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마음대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썽꾸러기 인간형이 한국 경제를 구한다”
기업 내 소행성 조직 운영

둘째, 호모 디아볼루스형 인간이 영원히 말썽꾸러기 기질을 유지할 수 있게 사회의 포용력을 넓혀야 한다. 한국은 소수자와 비전통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실시된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4개 국가 중 거의 모든 부문에서 14위를 기록해 전 세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사회는 주류와 구별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처럼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고 비주류 사람들에게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등 소수자가 겪는 사회·경제적 장애를 최소화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또한 호모 디아볼루스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남과 다른 생각’이 평균적인 사고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 내에서도 호모 디아볼루스를 키워야 한다. 그를 위해 기업은 호모 디아볼루스로만 구성된 독립적인 일종의 ‘소행성(asteroid)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 소행성은 우주의 말썽꾸러기면서도 창조자다. 작고 서로 관련성도 없고 불규칙한 모습에 궤도가 일정하지 않지만, 다른 소행성이나 행성, 혜성 등과 충돌하면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새로운 우주질서를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기업은 호모 디아볼루스의 소행성 조직에 완벽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기존 조직은 최소한의 간섭만 하는 후견인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좋다. 인사, 예산, 보상 등 모든 측면에서 소행성 조직에 완전한 재량권을 부여하면 기존 조직은 시도할 수 없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신동아 201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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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안중기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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