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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내일’로 바꿔 차기대선 선행학습 돌입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안철수 대권 플랜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sm.com

‘진심’을 ‘내일’로 바꿔 차기대선 선행학습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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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내일’로 바꿔 차기대선 선행학습 돌입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6월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무소속 송호창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야인 시절부터 싱크탱크를 가동했다. 그는 1994년 설립한 ‘지방자치연구소’를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대폭 강화했다. 동교동계와 가까운 염동연 전 의원에게 연구소의 안살림을 맡기고, 유종필 현 서울 관악구청장, 윤석규 당시 정책특보를 각각 대변인과 상황실장으로 영입했다. 물론 연구소의 소프트웨어는 386 측근들이 맡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대선 프로그램을 작동한 것은 2004년이다. 2002년 서울시장 당선 뒤 곧바로 대선 준비에 나선 것은 아니다. 2004년 4월 총선 이후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보좌관이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해 조해진 의원, 강승규 전 의원 등 책사들을 대거 영입했다. 2006년 서울시장에서 물러나자마자 싱크탱크인 ‘안국포럼’을 창립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을 준비하면서 싱크탱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18대 대선을 2년 앞둔 2010년 12월 국가미래연구원을 일찌감치 발족시켰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상당한 아이디어를 창출했고, 이들의 정책적 보좌는 박 후보가 콘텐츠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집권에 성공한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참모, 그리고 내각에 이르기까지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정치는 개인사업 아니다”

안철수 의원의 ‘내일’ 멤버들이 5년 후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들처럼 국정 운영의 중심에 포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미래 권력’으로 기반을 다진 박 대통령의 국가미래연구원과, 정치 초년생으로 대중적 인기와 개인기에 의존하는 안 의원의 ‘내일’이 같은 무게감을 가질 수는 없다. ‘내일’의 운명은 안 의원이 정치권에 어떻게 뿌리내리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당장 오는 10월 치러질 전국적인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세력이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둘 것인지 여부가 시금석이다. 7~8곳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재·보선에서 수도권과 호남지역에 후보를 내 이들 가운데 한두 곳에서라도 승리를 거둬야 존재감이 생긴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 나아가 3년 후 20대 총선까지 기약할 수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새 정치에 걸맞고 명성도 있는 인물을 얼마나 발굴해낼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동교동계 좌장이었던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은 5월 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선언에 대해 “‘새 정치’를 실현하려 한다면 기존의 정당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자신만 새 정치, 자기만 선(善)이라는 태도는 독선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쿠데타를 할 때 내세운 게 ‘새 정치’다. 정치는 개인사업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권 고문은 특히 ‘호남 민심이 안 의원에게 쏠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호남 사람들에게 민주당은 고우나 미우나 자식 같은 존재다. 지금은 너무나 실망스러우니 꾸짖는 거다. 뒤늦게라도 정신을 차려서 잘하면 그 자식을 버리겠나. 호남 사람들은 현명하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인 김정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지금은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 사람들이 안철수 의원에게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방선거까지 1년 동안 김한길 대표체제가 안착하면 안철수 세력이 호남에서 후보조차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은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6월 14일 서울 영등포당사 폐쇄와 중앙당 축소를 뼈대로 하는 당 혁신안(案)을 발표했다. 국회직을 제외하고 149명인 중앙당 인력 가운데 51명을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으로 보내겠다는 방안도 담았다. 더욱이 민주정책연구원의 인사·조직·재정을 독립시키고 별도 공간으로 이전하는 등 정책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보강된 인력은 각 시도당에 정책요원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혁신안을 두고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를 겨냥한 혁신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정책연구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역할을 넓히는 것은 ‘내일’과의 정책경쟁에 대비하는 차원이고, 시도당에 정책요원을 보강하는 것은 안철수 세력과 본격적으로 격돌하는 무대가 될 내년 지방선거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선 전초전 될 2016년 총선

물론 10월 재·보선 이후 소규모 정계개편이 일어나면서 민주당에서 이탈자가 생겨 안철수 세력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대규모 이탈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제1의 목표는 집권이다.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2016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 절대적이다.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지역) 위원장들은 대선 국면에 일선 사단장 노릇을 한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가 규모에서는 총선보다 크지만 정치적 의미에서는 총선에 턱없이 부족하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안철수 의원이 확고부동한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의 정치 에너지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이 애매모호한 상태로 2016년 20대 총선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내일’도 강한 추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반면 ‘내일’이 정책적, 정치적 역량을 동시에 발휘할 경우 안철수 신당, 또는 새로운 정치 결사체의 모태가 되고, 안철수의 성공을 도울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있다. 안 의원이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적 방향을 ‘진보적 자유주의’로 잡은 것도 ‘내일’을 통해서다. ‘내일’의 장하성 소장은 “그동안 우파는 자유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시장의 폐해를 외면하고 기득권을 강화했다. 우리는 국가가 개인의 권리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는 자유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기득권 구조 타파,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진보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일’은 온라인상에 공식 홈페이지와 카페를 개설하는 등 네티즌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신동아 201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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