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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원자력人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原電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 전말

  • 이정훈│편집위원 hoon@donga.com

“누가 원자력人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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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원자력人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자진 사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면직 처분받은 김균섭 전 한수원 사장. 그는 원전 비리를 척결하러 들어갔다가 비리 때문에 물러나게 됐다.

이 케이블이 살아 있어야 제어실은 원자로와 격납용기 상황을 파악해 비상 급수(給水) 등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다. JS전선에서 만든 제어 케이블이 바로 이러한 조건에서도 살아 있어야 하는 전선이다. 이런 특수 케이블은 매우 적은 양만 사용되기에 케이블 제작은 수천만 원짜리 사업에 불과하다. 금액이 작으니 대형 업체들은 이 케이블을 좀처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국내 최대의 케이블 회사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LS전선인데, LS전선은 이 케이블 제작에 관심이 없었다. 이런 케이블은 그때그때 주문생산으로 만드는 것이라 JS전선 같은 작은 업체들이 생산한다.

그런데 LS전선이 JS전선 주식을 대량 매집해 JS전선은 LS전선의 자회사가 됐다. 두 회사의 관계는 현대차-기아차 관계와 비슷하다. 같은 그룹이지만 사업은 따로 한다. 이러한 JS전선이 신고리 1·2호기와 3·4호기를 위한 케이블 납품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았다.

낙찰을 받았다고 무조건 케이블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LOCA 상황에서도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후 납품해야 한다. ‘시편(試片)’이라는 케이블 시제품을 만들고, 이 시편이 LOCA 상황을 견뎌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전기사업법을 중심으로 한 시행령 등은 이러한 검증을 민간 검증업체에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어느 민간 검증업체에서 검증받을 것인지는 제작업체가 결정한다.



제작업체는 검증업체에 소정의 비용을 내고 검증을 받는데 이는 대회에 나간 선수가 여러 심판 가운데 마음에 드는 심판을 골라 심판료를 주고 심판을 받는 격이다. 선수(제작업체)가 ‘갑(甲)’이 되고 심판(검증업체)은 ‘을(乙)’이 되는 양상이다. 먹고살아야 하는 을은 갑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판촉활동을 벌여야 하고, 유치한 갑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JS전선은 새한티이피를 검증업체로 선정했다. 새한티이피는 관련 법령에 따라 JS전선이 만들어온 시편으로 여러 실험을 했다. 하지만 고온-고압-고방사선 상황을 만들 실험실이 없어서 이 실험만은 캐나다의 RCM 연구소에 위탁했다. RCM은 이런 조건의 실험실에 시편을 놓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측정해 새한티이피로 측정값을 보내줬다.

새한티이피는 데이터 값을 정리해 판단한 후 모두 합격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을 제3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데이터 값을 토대로 그래프를 그려 검증서에 첨부했는데, 이때 데이터 값보다 높은 점수가 나오도록 그래프를 그렸다. 그래프를 조작한 것이다.

JS전선은 새한티이피의 검증서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제출했다. 한수원은 원전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발전(發電)회사이지 원전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회사가 아니다. 따라서 검증서를 살펴보는 업무는 한수원과 함께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있는 한국전력기술이 한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전을 설계하는 회사라 이 검증서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검증서는 온갖 조건에서 실시한 데이터 값을 다 열거하기에 1000여 쪽에 달한다. 따라서 한국전력기술은 대개 데이터 값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그래프를 보고 합격 여부만 재확인한다.이렇게 해서 JS전선은 케이블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신문고를 울리다

조직을 잘 운영하려면 인화(人和)가 긴요하다. 인화에 실패하면 잘나가던 기업도 내부 비밀이 새나가면서 한순간에 좌초한다.

그때쯤 새한티이피에서 내분이 있었다. 새한티이피는 몇몇이 동업해 만든 비상장회사였다. 그런데 알력이 있었는지, 대표로 있던 사람이 나와서 새로운 검증회사를 차렸다. 편의상 이 회사를 Q라고 하자. 새한티이피 직원 몇 명이 Q사로 따라 나왔다. Q사는 일감이 적었던 모양이다. 그러자 한 직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사이버 신문고를 두들겼다.

지난해에도 한국 원전계는 정부가 3차례나 종합대책을 발표할 만큼 각종 비리로 몸살을 앓았다. 첫 번째 비리는 송이업자 Y씨를 중심으로 한 로비 사건이다. 원전을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특산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송이를 납품하던 Y씨는 원전계의 실력자들과 교분을 쌓았다.

그는 이런 인맥을 이용해 한수원 직원의 진급과 한수원에 물건을 납품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로비를 했다. 그리고 대가를 챙겼는데 그는 인화에 실패했다. 데리고 있던 직원이 그의 횡포에 질려 장부를 들고 울산지검을 찾아간 것이다. 수사가 시작되자 각종 비리가 줄줄이 터져 나왔다. 비리 줄기를 따라가던 울산지검은 소소한 부품을 납품하는 업자가 한수원 직원의 도움을 받아 원전에 방치돼 있는 중고 부품을 받아간 후 페인트를 칠해 새 부품으로 납품한 정황을 밝혀냈다.

2월 9일에는 정기점검을 위해 정지해 있던 고리 1호기에서 12분간 주전원은 물론 비상발전기조차 가동되지 않는 완전정전(블랙아웃)이 발생했다. 원전은 정기점검을 위해 이미 정지해 있었고 정전 시간이 12분밖에 되지 않아 피해는 없었다. 당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닥쳐왔기에 고리원전은 이를 비밀로 했는데 이 사실이 지역의회 의원에게 새나가 밝혀졌다. 그리고 고리 원전의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방대원이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도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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