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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에 중독됐어요”

중국인 몸달게 하는 K-푸드

  •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한국 음식에 중독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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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食 프리미엄’ 전략 주효

“한국 음식에 중독됐어요”
“나는 처음 아이장산을 열 때부터, 시간이 갈수록 폭발하게 될 중국인들의 구매력에 주목했다. 저렴한 식자재로 박리다매를 하는 것보다는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한식을 만들어 비싸게 팔아야 장사가 된다고 생각했다.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바로 입소문도 났다. 지금은 베이징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어떨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계산서가 나올 때도 있다. 최고의 재료를 쓰니 당연하지 않나.”

신 회장의 말대로 손님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젊은 청년이나 학생으로 보이는 고객은 드물었다. “아이장산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입이 무거워야 한다. 비즈니스든 다른 목적으로 오든 손님들이 보통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기에 비밀 유지는 필수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큰 사고가 없었다. 음식 맛과 시설 등도 훌륭하지만 이런 점도 크게 어필했다”는 종업원 판(范)모 씨의 말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아이장산의 성공을 바탕으로 베이징 시내 중심인 젠궈먼(建國門)과 하이뎬(海淀)구 반징루(板京路)에 아이장산 2, 3호 점을 열었다. 음식의 1인당 평균 단가가 400위안(7만2000원) 정도로 비싸지만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젠궈먼점의 이태진 사장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국인들은 음식값이 싸다고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이 충분히 제값을 한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한식이라고 프리미엄 전략을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흑자 경영 비결을 설명했다.

아이장산 바로 옆에 자리한 2층 규모의 단독 건물인 CJ푸드월드 리두점은 다소 독특하다. 1층에 뚜레쥬르와 투썸 커피, 비비고 매장, 2층에는 뷔페 스타일인 빕스가 들어섰다. 개점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벌써부터 외국인 밀집 주거 지역인 인근의 트렌드 세터들이 즐겨 찾는 음식 한류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CJ푸드빌은 리두점 이외에 톈안먼(天安門) 인근의 첸먼(前門)에도 CJ푸드월드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CJ중국본사 박근태 사장은 “CJ푸드빌은 현재 중국 전역에 100여 개의 매장을 내고 있다. 가능하면 CJ푸드월드의 형태로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영업이 잘되는 만큼 1년에 1개 이상의 점포를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된다면 2020년 전후엔 베이징에만 10여 개의 CJ푸드월드가 들어설 듯하다.

빵, 커피도 한류 물결

베이징에 부는 음식 한류의 진수는 한국 교민과 유학생이 밀집한 차오양구 왕징(望京)과 하이뎬구 우다오커우(五道口)에 가면 제대로 체감할 수 있다. 이곳이 과연 중국의 수도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한국 식당과 마트가 여럿 들어섰다. 특히 왕징은 ‘코리아타운’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음식 한류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생식(生食)을 거의 하지 않는 중국인이 먹을 수 있겠나 싶겠지만 왕징 ‘비원’에서는 간장게장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 1마리에 100위안(1만8000원)이 넘는 비싼 가격인데도 한번 맛을 본 중국인들은 가족에게 먹이려고 포장해갈 정도라고 한다.

왕징이나 우다커우에 머무르다보면 음식 한류의 바람이 식음료 전 분야에 걸쳐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스터 피자’는 유행을 선도하는 대표적 브랜드로 꼽힌다. 중국인 마니아들의 입맛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베이징의 청소년들이 미스터 피자를 자국 브랜드로 인식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때 한국 본사 경영진이 중국에 무려 1000개의 매장을 내겠다는 당찬 야심을 내비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수년 내에 베이징에서 50여 개 매장이 영업하는 것은 일도 아닐 듯하다.

커피의 경우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바 있는 ‘주(Zoo)’ 카페가 단연 선두주자 격이다. 10여 년 전 일찌감치 베이징에 진출, 서양 커피와는 다른 한국 커피 특유의 맛을 중국인에게 선보이고 있다.

‘카페베네’는 기발한 작명 덕분에 베이징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커피는 너와 함께’라는 뜻의 ‘카페페이니’라는 상호를 내걸어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렵게 만들었다. 칭화(淸華)대 정치학과 학생 천룬융 씨는 “카페베네의 커피 맛은 잊어도 브랜드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말 아이디어가 절묘하다”고 탄복했다.

그러나 ‘커피 한류’의 ‘절대지존’은 아이장산 신자상 회장이 수년 전 론칭한 ‘만(Mann)’ 카페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에 100여 개 가까운 매장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빵이나 케이크 등의 분야에서는 양강(兩强) 구도가 확고하게 정착 중인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CJ의 뚜레쥬르와 SPC 계열의 파리바게뜨다. 두 회사는 왕징 일대를 비롯한 전 베이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중국 대륙 전역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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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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