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요즘 이런 애인대행이 성업 중이다. 우리 취재팀이 파악한 바로는 40여 곳이 이런 서비스를 직 · 간접 제공한다. 일부 여대생들 사이에선 애인대행 아르바이트가 인기다. 투입되는 시간 · 노동 대비 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애인대행을 찾는 소비층도 두텁다. 20대 싱글남, 30~40대 기혼남, 기러기아빠까지….
높은 경쟁률, 깐깐한 면접
취재팀 여대생이 직접 애인대행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이 세계를 취재해보기로 했다. 애인대행은 알선업체가 애인대행에 나선 아르바이트생을 고객에게 연결해주고 대행요금을 아르바이트생과 나눠 갖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업체마다 여러 아르바이트생을 둔다. 업체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돼야 이 일을 할 수 있다.
여대생은 애인대행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서울시내 한 알선업체의 사무실을 찾았다. 40대 초반 남성 A팀장과의 ‘면접’이 진행됐다. 면접은 생각 이상으로 깐깐했다. “이 일을 하려는 여성이 많아 경쟁률이 꽤 높다”고 했다.
알선업체는 먼저 아르바이트생의 외모를 보는 것 같았다. 아르바이트생이 약속 장소로 나가 고객을 처음 만날 때 고객이 “외모가 도저히…같이 못 다니겠다. 환불해달라”고 하면 서로 곤란하지 않으냐는 거다. 그래서 여성의 사진을 먼저 고객에게 보여주지 않는 대신, 고객이 거부하지 않을 외모의 여성을 갖춰놓는다고 한다. 알선업체는 아르바이트생의 성격과 교양도 보는 것 같았다. 고객과 데이트하는 수시간 동안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고 편안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A팀장은 “매일 시간 되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애인대행을 찾는 남성이 많아 거의 매일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만큼 돈도 많이 버니까…”라고 덧붙였다.
“프리랜서 개념으로 일하면 돼요. 편하게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스케줄 나왔으니 ○○로 가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가서 데이트하면 돼요. 저희처럼 건전하게 일하면서 큰돈 버는 곳 없어요.”
A팀장은 “여대생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 회사에 20~22세 여대생 100여 명이 일한다. 이들은 한번 일을 시작하면 그만두지 않는다. 조만간 여대생을 1000명 확보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오랜 면접 끝에 취재팀 여학생은 당당히(?) 합격했다. A팀장이 여학생에게 가장 강조한 점은 수입이었다. “저희가 애인대행 하는 분에겐 시간당 2만~3만 원을 줘요. 기본 3시간 데이트인데 손님이 더 있자고 하면 그만큼 수입도 늘어나죠. 하루 3명까지 상대할 수 있고 그렇게 매일 일하면 월 1000만 원 가까이 벌 수 있어요.” 그러나 알선업체는 아르바이트생이 가져가는 돈의 두 배를 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