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호

‘북한 프로젝트’ 展

미완의 광복, ‘예술’로 보는 북한

  • 글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입력2015-08-25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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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프로젝트’  展
    ‘북한 프로젝트’  展
    임진강을 형상화한 물 위로 자그마한 달항아리들이 흐른다. 달항아리가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는 아련한 듯 작고 여리다. 전시장 초입에 설치된 강익중의 ‘금수강산’. 작가는 “달항아리는 본래 둘인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하나가 된다”고 말한다.

    ‘북한 프로젝트’는 서울시립미술관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전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의 긴장감을 시각언어로 덜어내자는 차원에서 기획했다고 한다. 국내외 북한 미술 컬렉션과 외국 사진작가들이 북한의 최근 모습을 촬영한 사진 작품들을 선보인다. 7명의 한국 작가가 ‘북한’을 화두로 작업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네덜란드 로날드 드 그로엔 컬렉션에서 가져온 유화 52점과 빔 반 데어 비즐 컬렉션에 속하는 포스터 80점은 6·25전쟁 이후부터 최근까지 북한 사회상을 들여다보게 한다. 포스터 한 귀퉁이에는 제작연월과 발행자, 그린 사람, 인쇄한 곳 등이 적혀 있어 ‘주인답게 일하자’ ‘전기를 아껴 쓰자’ 류의 포스터가 조직적으로 제작·관리됐음을 짐작게 한다. 유화에는 북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공군도, 어부도, 철도원도, 노을 물들 무렵 집으로 향하는 농부(모두 여자)도 하나같이 웃고만 있어 친숙한 얼굴이지만 낯설게 느껴진다.

    ‘북한 프로젝트’  展
    전시장에는 방학을 맞은 청소년이 많았다. 모든 그림에 빨강과 파랑을 사용한 탈북 화가 선무(線無·#129;가명으로 ‘선이 없다’, 남북 구분 없는 하나의 세상을 염원한다는 뜻)의 작품과 북한 주민들의 사소한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댄 닉 댄지거의 사진에 학생들은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디즈니 캐릭터도 등장하는 북한 우표(신동현 컬렉션)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전시 공간을 걷다보면 귀에 익숙한 ‘엄마야 누나야’ 피아노 가락이 들려올 것이다. 전소정의 영상작품 ‘먼저 온 미래’(2015)에서 남한 피아니스트와 탈북 피아니스트는 협연할 작품으로 이 곡을 골랐다.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에 가락을 붙인 이는 월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 단장을 지냈다는 안성현. 북한 주민들도 이 노래를 알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 일시 2015년 9월 29일까지

    ●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층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 관람료무료

    ● 문의 02-2126-8938

    ‘북한 프로젝트’  展
    1 왕궈펑, ‘North Korea 2012 No.5’, 사진, 755x200cm, 2012

    2 닉 댄지거, ‘무용수 리향연, 아리랑 축전을 위한 연습’, 람다 프린트, 61x46cm, 2013

    3 이용백, ‘우리에게 희망은 언제나 넘쳐나’, 알루미늄, 흙, 350x200x120cm, 2015

    4 북한 포스터 전시 전경, 빔 반 데어 비즐 컬렉션,1950~2006

    ‘북한 프로젝트’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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