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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현장투표’ 선호 전화조사 공천은 대만뿐

말 많은 ‘오픈프라이머리’ 해외에선?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대부분 ‘현장투표’ 선호 전화조사 공천은 대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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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2005년 10월에 민주당이 최초로 총리 후보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했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에 사회당이 2012년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프랑스에 맞지 않는 제도라는 논란이 없지 않았는데, 사회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기 위해 정당 차원에서 모든 선거 절차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하고 전국에 1만 개의 투표소를 세웠다. 이 오픈프라이머리에 3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면서 이른바 ‘흥행’에 성공했고, 그렇게 해서 선출된 사람이 바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다.

영국에서는 보수당이 2010년 총선거 후보자 선출과 관련해 2009년에 처음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극복하고 당원 기반도 확대하는 일련의 시민참여 정당으로 전환을 꾀하려는 차원에서다. 토튼은 영국에서 보수당이 최초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선거구로 2009년 8월 오픈프라이머리 당시 25%의 참가율을 보였다.

토튼 오픈프라이머리의 성공에 힘입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오픈프라이머리 확대 실시를 발표했고, 2009년 12월에는 고스포트 선거구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추가로 실시했다. 이후 2014년에는 클랙톤 선거구 보궐선거, 그리고 로체스터-스트루드 선거구 보궐선거 때도 보수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했다. 로체스터-스트루드 오픈프라이머리 당시에는 최초로 우편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영국 보수당 성공 사례

이후 2015년 총선거와 관련해서는 13곳 정도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함으로써 확산 추이를 보이고 있다. 보수당은 지난 10월 2일 내년 5월에 치러질 런던시장 선거 후보자를 오픈프라이머리로 선출하기도 했다. 이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잭 골드스미스 의원은 전체 9227명이 참여한 가운데 6514표(70.6%)를 득표해 다른 3명의 후보자를 물리쳤다. 런던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유권자라면 누구나 1파운드를 내고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영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스스로 소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영국 보수당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효과를 봤을까.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다. 2010년 총선거에서 보수당은 36.4%의 득표율로 하원 650석 중 47.1%에 해당하는 306석을 얻어 다수당이 되면서 집권에 성공했다. 2015년 총선거에서는 36.8%의 득표율로 전체 의석 중 50.8%인 330석을 확보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2015년 총선거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13곳 가운데 보수당이 본래 의석을 갖고 있던 선거구는 9곳이었다. 그런데 의석이 없던 4곳 중 3곳에서 보수당 후보자를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결과였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이은 성공 체험에 힘입어 캐머런 총리와 영국 보수당은 향후 오픈프라이머리 실시 지역을 확대할 것이 명백하다.

영국 노동당 내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역시 투표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1992년경까지 72%를 상회하던 투표율은 2005년에 61.4%로 떨어졌다. 둘째, 당원 감소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당의 경우 1950년대에는 당원이 100만 명 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속적 하락세를 보인 끝에 2007년에는 17만7000여 명 선까지 떨어졌다. 물론 보수당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긴 하다. 셋째, 지역 대표성이 높은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물론 본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의회민주주의의 원조인 동시에 의원내각제의 원조인 영국이 대통령제의 원조인 미국에서 실시해온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다른 유럽 국가도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보수당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앞장서고 있어 향후 다른 유럽 국가의 우파 정당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론이 힘을 얻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오픈프라이머리는 유럽 내에서 진보 정당으로부터 시작해서 보수 정당으로 세를 확산 중이다.

‘공정성’ ‘역선택’ 논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아마 미국이나 유럽의 진보 정당들 사례보다는 영국 보수당의 성공 사례에 더 고무됐을 것이다. 영국 보수당처럼 노동당, 즉 진보 정당보다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면, 보수세력의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견제를 받고 외부적으로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좌초 위기에 맞닥뜨린 듯하다.

앞서 살펴봤듯이 영국 보수당은 지난해 로체스터-스트루드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처음으로 우편투표를 도입했다. 현장투표가 아닌 우편투표가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일종의 부재자투표나 다름없기 때문에 편의성 도모 차원에서 확산될 여지는 있다. 그렇다고 최근 우리 여야 대표가 합의했듯이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자는 주장이 나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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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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