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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활인의술로 치유하는 100세 프로젝트 시동”

‘폐 건강 전도사’ 서효석 편강한의원장

  • 배수강 | bsk@donga.com

“활인의술로 치유하는 100세 프로젝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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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에 주목하다

대학 졸업 후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 근처에서 한의원을 하면서 서 원장은 사는 데 큰 불편 없는 한의사가 됐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닥친 외환위기는 그의 처지를 월급쟁이 한의원장으로 바꿔놓았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스트레스 많이 받던 시기’였다.

“학창 시절에는 부친 덕에 용돈이 풍부해서 밥값도 잘 냈는데, 세월이 가면서 친구들이 빌딩도 사고 잘나가더라고요. 나는 동대문에 있는 가게와 집을 세주고 서초동에 한의원을 냈는데, 공교롭게도 외환위기가 터져 직원 인건비와 월세 대기에도 벅찼어요. 결국 가게를 접고 몇 달을 허송하다 경기도 군포의 한방병원장으로 갔어요. 그 무렵 모 대학병원장을 만났는데 그가 ‘아무것도 못 고치는 양의가 피곤하게 군다’고 하더군요. 한의사인 그는 한방과 양방을 함께 시술하는 병원의 원장이었어요. 나는 전율을 느꼈어요.”

▼ 전율?

“실패를 맛보고 월급쟁이 병원장으로 있으면서 정말 열심히 진료할 때였는데, 뭐랄까, 양방 의사도 병을 못 고친다니, 그럼 나랑 비슷한 ‘별것 아닌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군포시민이 모두 우리 병원에 올 수는 없으니 몇 가지를 특화해 전국의 환자들이 우리 병원으로 오게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고는 편도선에 주목했어요.”



▼ 편강탕이 그때 본격화한 거군요.

“그렇게 볼 수도 있죠. 나도 어릴 적 편도선염으로 엄청 고생했거든요. 한 여름에도 겨울옷 껴입고 이불 똘똘 말아 덮고 끙끙대다가 병원에 가기 일쑤였죠. 예전에는 병원에 가면 접수증에 직업란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묘했어요. ‘저 한의사는 제 몸도 못 고친다’고 할까봐. 이전부터 편도 건강을 위해 이것저것 혼자 연구하기도 했어요. 편도선염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는 극히 드물어요.”

▼ 편도선에 주목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목감기가 오면 편도가 붓잖아요. 목감기는 코감기보다 한 단계 심한 감기이고, 신우신염과 협심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예방이 최선입니다. 목감기나 코감기 한두 번 안 걸려본 사람 없죠. 목감기 예방약은 병원 찾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약이라 한두 번 권하면 많이들 이용하시더라고요.

그러던 중 중3 여학생 비염 환자가 찾아왔어요. 한의학에선 비염환자에게 서청룡탕(백작약, 오미자 등의 약재를 넣은 기관지염 치료 처방)이나 여택통기탕(황기 마황 등의 약재를 쓰는 비염 치료 처방)을 써야 정답이라고 해요. 그런데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처방이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고, 치료 효과도 크지 않더라고요. 감기만 막아줘도 그 정도 치료효과는 있겠다는 생각에 처방을 조금 달리해봤어요. 사흘 뒤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데, 문 앞에 그 학생 부모가 서 있더군요.”

폐에 쌓이는 열

▼ 항의 방문? 아니면 감사 인사?

“궁금해서 왔더군요. 코를 풀어대느라 하루에 두루마기 휴지 한 통을 쓰던 딸이 티슈 5장 이하로 사용량이 확 줄었다는 겁니다. 아버지가 치과의사였는데, 자신도 비염 환자라 딸에게 몹쓸 걸 물려줬다고 자책하더군요. 처음엔 한약으로 어떻게 비염을 고치겠느냐며 믿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딸의 상태가 호전되는 걸 보고 신기해서 자기도 딸의 한약을 먹었더니 증세가 완화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처방한 한의사를 만나보러 병원 문 열기도 전에 왔다는 겁니다. 물론 나중에 아버지도 비염이 나았죠.”

▼ 편강탕의 비법이라면.

“우리 몸의 수비대인 편도선을 튼튼히 해줘 면역력을 높이는 원리입니다. 면역이 약해지면 세균이 편도 안쪽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데, 한의학에서 편도선염은 감기,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폐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고 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대인은 열 받는 일이 많아 폐에 열이 쌓이고, 운동 부족으로 폐 기능이 크게 떨어져요. 폐 기능과 편도를 튼튼하게 하면 비염, 천식, 아토피까지 치료가 가능합니다.”

▼ 잘 낫지 않는다는 아토피까지?

“2500년 전에 나온 ‘황제내경’에 ‘폐주피모(肺主皮毛)’란 말이 있습니다. 폐가 피부와 모발을 주관한다는 얘기죠. 피부도 호흡기예요. 인체 호흡 총량의 95%는 폐가, 나머지는 피부가 합니다. 그러니 폐가 좋으면 호흡기인 피부 숨구멍이 열려 질병을 예방하는 게 이치죠. 비염도 ‘365일 코감기’ 형태입니다. 감기는 전파되지만, 비염은 ‘나만의 감기’라는 차이뿐이죠.”

▼ ‘편강(扁康)’도 ‘편도선이 편안하다’는 뜻인가요.

“맞아요. 편도선이 건강해야 전신 건강이 바로 선다는 뜻을 담았어요. 편도(扁桃)는 그 모양이 복숭아(桃)를 반으로 잘라놓은(扁) 것과 닮아서 붙인 이름입니다. 편도를 강하게 한다는 뜻으로 처음엔 ‘편강탕(扁强湯)’이라고 했다가, 몸이 편안해진다는 의미의 편강탕(便康湯)으로 바꿨는데, 중국 사람들은 ‘편(便)’을 ‘똥’으로 이해하고는 변비약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편강(扁康)으로 한 겁니다(웃음).”

“활인의술로 치유하는 100세 프로젝트 시동”

눈길을 끈 편강한의원의 지하철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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