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반강제로 참석한 회식, 근로시간에 포함되나요?”

[미치도록 궁금한 노무 이야기] 퇴근 시간 지났는데 주변엔 직장 동료들이…

  • 김지혜 노무법인 혜담 대표 공인노무사

    입력2026-07-07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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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시간=실질적 구속시간…핵심은 ‘사용자 지휘·감독’

    • 사업주가 회식 참석 강제해도 근로시간 인정×

    • 휴게 시간 없애고 빨리 퇴근? 가능하도록 법 개정 중

    • 비상사태 대비한 자택 대기, 근로시간 인정 어려워

    직장인이라면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회식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AI 생성 이미지

    직장인이라면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회식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AI 생성 이미지

    사례1. 직장인 A씨는 금요일 퇴근 직후 팀 회식 장소로 향했다. 팀장은 “참석은 자율”이라고 공지했지만, 실제로는 팀원 전원이 자리를 지켰다. 빠지면 괜히 눈총을 받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시간은 어느새 밤 10시를 넘겼다.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온 A씨는 문득 ‘회식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될까’ 의문이 들었다.

    사례2.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는 부산의 거래처 미팅을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 KTX에 올라 왕복 5시간을 이동하는 데 사용했고, 정작 업무는 2시간 남짓 진행하는데 그쳤다. 하루 대부분을 이동에 쓴 셈이다. 돌아오는 기차에서 B씨는 ‘출장 중 이동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까’ 생각했다.

    근로시간=실질적 구속시간…핵심은 ‘사용자 지휘·감독’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이처럼 근로시간 해당 여부를 두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순간이 적지 않다. 업무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같은 상황을 놓고도 회사와 근로자의 인식이 엇갈리는 일도 흔하다. 근로시간은 임금과 연장근로수당, 휴일, 휴가 등 근로조건 전반과 맞닿아 있는 노동법의 핵심 기준이다. 이를 잘못 이해하면 근로자는 정당한 보상을 놓칠 수 있고, 사업주는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 근로시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다.

    대법원은 근로시간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에 맡기고 있는 시간”, 즉 ‘실질적 구속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근로시간 판단의 핵심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에 있다. 이때 명시적 업무 지시뿐 아니라, 사실상 사용자의 통제 아래 놓여 있었다면 해당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근로 현장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일터마다 업무 환경이 다르고, 같은 일터라도 맡은 업무가 제각각인 만큼 근로시간 해당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사용자의 지시가 있었는지, 업무 수행 의무가 있었는지, 참여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이 따르는지,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한이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사안별로 판단하는 식이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가장 자주 맞닥뜨리는 상황은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될까. 대표 사례를 살펴보자.



    Q1. 반강제로 참석한 회식은 근로시간에 해당하나요? 

    직장인이라면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만약 이 말이 맞다면 회사는 회식 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회식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는 회식에 대해 “노동자의 기본적 노무 제공과는 관련 없이 사업장 내 구성원의 사기 진작, 조직의 결속 및 친목 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활동으로 보며, 이 때문에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업주가 회식 참석을 강제하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회식 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Q2. 워크숍은 근로시간에 해당하나요? 

    워크숍은 회식과 달리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목적과 운영 방식에 따라 근로시간 해당 여부가 달라진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효과적 업무 수행을 위한 집중 논의 목적으로 워크숍이 진행된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다만 이때도 직원 간 친목 도모를 위한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 반면 업무와 무관하게 단순히 단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워크숍은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Q3. 출장 이동시간은 근로시간인가요? 

    근로기준법 제58조는 근로자가 출장 등으로 사업장 밖에서 근무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업무 수행을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필요가 있다면 해당 업무를 처리하는 데 통상적으로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고용노동부는 출장지로 이동하는 시간은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근로자가 자택에서 곧바로 출장지로 출근하거나 출장지에서 바로 귀가하는 경우 통상적인 출퇴근으로 간주해 근로시간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회사 소재지에서 출장지까지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라면 근로시간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출장 이동시간을 둘러싼 분쟁을 예방하려면 취업규칙 등에 이동시간의 근로시간 인정 여부와 그 기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게 시간 없애고 빨리 퇴근? 가능하도록 법 개정 중

    Q4. 쉬는 시간 없이 일하고 빨리 퇴근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는 불가능하다.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 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둬야 한다. 이 조항은 강행규정으로 당사자가 합의하더라도 휴게 시간을 부여하지 않거나, 휴게 시간 없이 조기 퇴근하는 것은 법 위반이다. 이 경우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국 국회는 5월 7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4시간 근무의 경우 근로자의 신청에 따라 휴게 시간 없이 즉시 퇴근할 수 있게 되며, 공포 후 시행될 예정이다.

    Q5. 주 52시간제는 모든 회사에 적용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주 52시간제, 즉 1주 최장 52시간(기본 40시간 + 연장근로 12시간) 한도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주 52시간제는 2018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돼 왔으며, 현재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반대로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주 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아,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더라도 법 위반이 아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59조는 일부 업종에 대해 근로시간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서비스업, 보건업 등이 해당하며, 해당 업종은 노사 간 서면 합의를 전제로 주 52시간을 초과한 근로가 가능하다.

    Q6. 야근수당은 몇 시부터 발생하고 얼마를 받을 수 있나요? 

    노동법에 ‘야근’이라는 표현은 없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 형태로 연장근로, 휴일근로가 있고, 야간근로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연장근로는 1일 8시간 또는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를 의미한다. 이 경우 시간급의 150%를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 후 오후 7시까지 1시간을 추가로 근무했다면, 그 1시간에 대해 시간급의 150%를 지급해야 한다.  

    휴일근로는 유급휴일(주휴일, 노동절, 공휴일 등)의 근로를 의미하며, 8시간 이내의 경우 시간급의 150%, 8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시간급의 200%를 지급해야 한다. 

    야간근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의 근로를 뜻한다. 이 경우 시간급의 50%를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 연장근로와 야간근로가 겹친다면, 각각의 가산율이 중복 적용돼 시간급의 200%(기본 100% + 연장 50% + 야간 50%)를 지급해야 한다. 

    Q7. 대기시간은 휴게 시간인가요? 

    경비원, 간호사, 고시원 총무 등 언제 호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기하는 직군이 있다. 이 시간은 과연 쉬는 시간일까, 일하는 시간일까.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해당 시간의 명칭이 ‘휴게’든 ‘대기’든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업주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근로시간이다. 

    판례도 동일한 입장이다. 대법원은 아파트 경비원의 근로시간 관련 사건에서 “야간 휴게 시간에 근무초소 내 의자에 앉아 가면(假眠) 상태를 취하면서 급한 일이 발생할 시 즉각 반응하도록 지시한 점, 야간 휴게 시간에 근무초소 내의 조명을 켜놓도록 한 점, 야간 휴게 시간에 순찰 업무를 지시한 점 등을 근거로 야간 휴게 시간은 휴식 시간으로 보기 어렵고 대기시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자택 대기는 사용자의 실질적 지휘·감독 아래 놓인 상태였는지에 따라 근로시간 해당 여부가 달리 판단된다. AI 생성 이미지

    자택 대기는 사용자의 실질적 지휘·감독 아래 놓인 상태였는지에 따라 근로시간 해당 여부가 달리 판단된다. AI 생성 이미지

    비상사태 대비한 자택 대기, 근로시간 인정 어려워

    Q8. 공휴일에 집에서 대기한 시간도 근로시간인가요? 

    공휴일에 회사로부터 “거래처에서 긴급 상황이 생기면 연락할 수 있으니 집에서 대기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면 어떨까. 실제로 집에 있었으나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면 이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할까. 

    이는 앞서 살펴본 대기시간과는 결이 다르다. 자택 대기는 장소 제약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할 수 있어, 근로시간 해당 여부를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다. 사용자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자택에서 완전히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외출이나 자유로운 활동이 실질적으로 제한돼 있다면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단순히 “연락이 올 수도 있다”는 정도의 안내만 있었고, 실제로 자유롭게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결국 해당 시간이 사용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 놓인 상태였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일과 후 정기적 순찰, 전화·문서의 수수, 비상사태 발생 등으로 시설 내에서 대기하거나 자택에서 대기하는 경우, 이는 원래 근로계약에 부수되는 의무로서 정상 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일·숙직 중 수행 업무 강도가 본래의 업무와 유사하거나 상당히 높은 경우에는 통상의 근로에 준해 가산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본다. 

    근로시간은 단순히 ‘몇 시에 출근해 몇 시에 퇴근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회식, 출장, 대기, 휴게 등 일상적인 직장 생활 곳곳에 근로시간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임금, 휴일, 휴가와 직결되는 만큼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다.

    핵심은 명칭이 아닌 ‘실질’이다. ‘휴게’라고 불러도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다면 근로시간이고, ‘대기’라고 불러도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된다면 근로시간이 아닐 수 있다. 결국 근로시간 해당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사안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근로시간을 둘러싼 갈등은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시간을 존중하고, 근로자는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로시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신뢰 있는 노사관계의 출발점이 된다. 

    김지혜
    ● 前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청원 심의위원회 및 정보공개심의회 외부위원

    ● 삼성화재해상보험㈜ 자문위원

    ● 공기업, 공공기관 징계위원회 외부위원

    ● 한국공인노무사회 윤리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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