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3년 8개월 내 최고 금리, 당신의 지갑 겨누고 있다

[Focus] ‘뉴노멀’ 고금리 시대, 채권시장이 보내는 경고

  • 윤세정 D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3팀장

    입력2026-07-04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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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제2차 인플레이션 우려

    • 확장적 재정지출, 인플레와 적자국채 발행 요인

    • 호주를 시작으로 美도 기준금리 인상 ‘고개’

    • 1500원대 고환율과 2000조 가계부채, 금융 불균형 뇌관

    • 단기채, 자산 리밸런싱, 자산 하락 헤지 상품 주목해야

    6월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고정금리 상단이 7.3%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3년 8개월여 만이다. 7일 서울시내 한 새마을금고에 게시된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 뉴시스

    6월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고정금리 상단이 7.3%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3년 8개월여 만이다. 7일 서울시내 한 새마을금고에 게시된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 뉴시스

    지난 6월,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58) 씨는 아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서류를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해 말, “금방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주변의 말을 믿고 변동금리로 갈아탄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출 이자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 그사이 금융 뉴스에는 낯선 소식이 쏟아졌다. “30년 국고채 금리 3년 8개월 만에 최고” “미국채 30년물 5%” “일본 국채 금리 사상 최고” 등을 보자 박 씨는 궁금해졌다. ‘이자율이 계속 오르면 내 지갑은 어떻게 달라지는 거지?’

    지금 채권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전 세계 10년 이상 만기 장기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6월 8일 국고채 30년 금리는 4.3%를 상회하며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채 30년 금리는 5%를 넘어서며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영국 30년물 금리는 연 5.6%대까지 상승하며 1998년 이후 약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4.0% 선에 육박하며 이 채권이 처음 발행된 1999년 이후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니다. 구조적인 변화의 신호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며 2020년 코로나 이후 제2차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했고, 2월 말 중동전쟁을 기점으로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했다. 선진국들은 경기부양(감세), 국방비 증액,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부담 증가 등 비슷한 이유로 재정지출 규모를 늘리고 있으며, 모두 곳간이 부족하다 보니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금리의 본질은 ‘자금의 비용(cost of capital)’이다. 돈을 쓰고, 빌리고, 투자하고 저축하는 등 모든 경제 행위에 매겨지는 가격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우리는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에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자금의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재정 방만 운영 또는 인플레 방치 시 채권을 투매해 금리를 끌어올림으로써 정책 수정을 압박하는 시장 투자자들을 일컫는 용어)은 차갑게 경고하고 있다.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정부, 인플레 위험을 방치하는 중앙은행에 채권 금리를 상승시켜 이자 비용 부담이 늘게 함으로써 정책 수정 압박에 나선 것이다.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제2차 인플레이션 우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전격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맞섰고 국제 유가는 90달러를 넘나들며 주요국 물가 및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종전 합의에 도달했지만 호르무즈해협 완전 재개방을 위해서는 기뢰 제거, 생산시설 복구 등 수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0%가 넘어 유가 상승에 매우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국제유가(두바이유)가 10% 상승하면 한국 소비자물가는 0.4~0.5%포인트 상승하게 되는데, 운송 불확실성이 더해질 경우 +0.8~1.0%포인트까지 확대된다고 발표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5월 28일 91달러를 기록하며 2월 말 대비 43% 넘게 급등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년래 최고치인 전년 대비 3.1%를 기록했는데, 한국은행은 당분간 3%대 물가상승률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의 최근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제유가(브렌트유)가 2분기 중 평균 103달러를 기록하고 완만하게 하락한다고 가정할 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전망하며 3분기 평균 3.1%의 피크를 찍고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봤다. 

    올해 정부 예산은 약 728조 원 규모로 10년 전에 비해 약 88% 급증했으며, 연평균 약 9%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3조9000억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고, 올해는 중동전쟁 발발 후 ‘고유가 피해지원금’ 명목으로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 집행하고 있다. 

    확장적 재정지출, 인플레와 적자국채 발행 요인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중 5년 동안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많은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누적된 재정적자 규모만 230조 원이 넘는다. 올해는 AI 시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법인세, 근로소득세 증가 등 대규모 초과 세수 가능성이 커졌으나 현 정부는 포퓰리즘적 긴축재정론의 함정을 경계하며 잠재성장률을 확충하기 위한 재정 확대 유지를 시사했다. 

    그런데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확장적 재정지출’ 기조는 2가지 파급 경로를 통해 고금리를 견인한다. 첫째, 재정지출은 통화 완화보다 파급 시차가 짧아 즉각적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 현금 지원금은 인프라 투자 등 정부 지출보다 재정승수가 높지 않아 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 특히 경제의 구조적 혁신 없이 현금 살포가 이뤄질 경우 불필요한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2020~2021년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주요국이 쏟아 낸 현금 지원이 전 세계적 인플레 폭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과도한 재정지출 확대가 물가를 자극하면 역설적으로 경기 불황기에 중앙은행이 통화완화를 단행하지 못해 대출이 소득 대비 많은 취약계층이 금리인하 수혜를 보지 못할 수 있다.

    둘째,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정부가 총수입보다 총지출을 확대한다면, 결국 국채를 발행해 적자를 메워야 한다. 2026년도 국고채 발행 예정액은 225조7000억 원으로 2016년에 비해 약 248% 급증했으며 연평균 약 15%나 증가했다. 일반 기업이나 가계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빚이 계속 늘어난다면 진작에 파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사실상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경제주체로서 증세, 지출구조 조정 등을 통해 언제든 채무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가 형성돼 있기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채권 자경단을 필두로 투자자들은 빚을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더 높은 채권 금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리인상 움직임, 한국은행의 깊어지는 고심

    한국은행은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해 2.00%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한다. 그중에서 채권, 대출 등 시중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현재 2.50%) 조정이 핵심이다. 즉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중금리가 하락하며 통화 완화 효과가 나타나고, 반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시중금리가 상승하며 통화 긴축 효과가 나타나는 메커니즘이다. 그런데 기준금리 조정 시 한국은행이 고려하는 핵심 요인인 성장과 물가 흐름, 그리고 금융 안정 상황이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 변화를 보이면서 고금리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먼저 중동전쟁이라는 공급발 인플레이션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이미 전쟁 전에도 주요국 물가가 중앙은행의 목표치 2%를 상회하며 끈적한(sticky) 서비스, 집값 등에 경계감이 살아 있었다는 점이다. 탈세계화, 공급망 재편, 노동인구 감소 및 고령화 등 구조적 환경 변화는 외식·의료·숙박 등 서비스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은 1970년대 제1차 오일쇼크를 연상시킬 정도로 역대급 인플레이션 공포를 불러일으켰는데, 중동전쟁으로 제2차 오일쇼크 우려가 고조됐다가 종전 합의로 한숨 돌린 상황이다. 호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인상 랠리가 시작됐다. 한국은행은 5월 금통위 경제전망에서 올해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7%, 2.3%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지난 4월 24일 발표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7%(전망치 +0.9%) 서프라이즈 성장하며 우리 경제가 올해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에 힘입어 잠재성장률 2%를 넘어 2% 중후반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최소 3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57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00억 원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6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5% 늘었다.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만 국가 예산의 50%를 넘어서는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도 5월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에도 2.1% 성장세를 예상하며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봤다. 물론 AI 시대에 소프트웨어와 균형 잡힌 성장이 아니라 AI 분야 중심으로 크게 수혜를 보며 K자형 양극화 성장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나 일단 경제성장률 수치 자체는 내년까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며 경기 측면에서 당분간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양호한 거시경제 환경이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조정 시 고려하는 금융 안정 상황에는 크게 3개의 축이 있는데 환율, 가계부채 그리고 주택 가격이다. 환율은 1500원대를 넘어서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1960년대 달러당 200원대에서 시작한 환율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며 오늘날 1500원대에 이른 것은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가진 구조적 취약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지표다. 

    한국은 에너지의 94%를 수입하고 무역의존도는 75%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수지 적자, 민간 중심의 해외 자산 투자 확대 등 자본수지가 적자로 전환했고, 기업의 해외직접투자(FDI)도 미국의 리쇼어링 압박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는 호재이지만 원자재 등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경기가 악화돼도 기준금리 인하를 쉽게 단행하지 못하는 통화정책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GDP 대비 90% 수준인 약 20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가계부채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운신의 폭을 좁히는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가계부채의 약 57%가 주택담보대출이며 그중 변동금리 대출이 52%를 차지하며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금리가 상승하면 원리금 부담이 가계로 전가돼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스템 전체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기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시중자금이 소비 진작 대신 자산 매입으로 흘러들어 가계부채가 재팽창했고, 거시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시세가 재차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도 금융 안정을 위해 고금리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뉴노멀’ 고금리 시대의 생존 포트폴리오 전략

    뉴노멀이 된 고금리 시대에 자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첫째, 자산 포트폴리오에 채권이 포함돼 있다면 가급적 듀레이션(현금흐름의 가중평균 만기)이 짧은 단기채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주식 대비 가격 변동성이 낮지만 만기 전에는 금리 변동에 따라 원금 대비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 변화 민감도가 상승한다. 따라서 채권 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해서 자본손실 위험이 확대된 시장 상황에서는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매수해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된 현재 채권시장 상황에서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의 만기수익률은 장기 채권에 비해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 금리는 모든 경제주체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자금을 빌려야 하는 차주에겐 비용 상승이지만 자금을 공급하는 대주에게는 수익을 거둘 기회가 된다. 차주 입장에서는 재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규모의 고금리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같은 고위험 투자 행위를 면밀히 재검토하는 등 전반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현금이나 예금 보유자 입장에서는 과거 저금리 시절보다 높은 확정 수익을 누릴 수 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주, 금융주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으며 부채비율이 높거나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회사에 대한 투자는 재무적 안정성을 더욱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셋째, 투자자 관점에서 현재 거시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보거나 자산 가격 하락을 헤지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제 투자에서 해외 금융시장 투자는 필수이다. 주식 종목 선택할 때도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큰 정유·석화·항공 업종은 달러 결제 부담이 확대된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자동차·조선 업계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환헤지가 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보다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ETF 투자로 환율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고물가를 감안해 물가연동국채(TIPS), 금, 은, 원유나 원자재 ETF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윤세정 
    ● 1980년 출생
    ● 美 Boston University 경영학과 졸업
    ● 前 메리츠증권, 한화생명 근무
    ● 現 D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3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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